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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스팟-
타타타탁!
빠르게 텔레포트 하거나, 염동력으로 저공 비행을 하거나,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10여명으로 이루어진 무리.
로스차일드의 추적팀 중,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타격팀으로, 이들말고 다른 팀원들도 있지만 그들은 진우가 도주할때를 대비하여 퇴로를 차단하고자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그들은 모두 최종 목표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산개!"
순간, 가장 앞에서 염동력을 통해 저공 비행을 하던 염동력자가 재빨리 뒤쪽으로 이동하면서 다급히 외쳤다.
투카카카카카캉!!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엄청난 양의 총탄이 난사되면서 로스차일드의 타격팀을 향해 쏟아부어졌고,
퍼퍼퍼퍼퍼퍼펑!!
폭발탄인 탄환들은 수많은 폭발들을 일으키며 로스차일드의 추적자들을 공격하였다.
대다수는 재빨리 건물이나 골목길 안쪽으로 엄폐하였으나,
브즈우웅--!!
"윽!?"
"끄으윽!"
어설프게 자리잡아 어느쪽으로든 피하기 힘든 위치에 있던 염동력자 두 명의 앞쪽에 위치한 '공간' 이 일그러지면서, 블랙홀같은 흡입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퍼퍼퍼펑!
"크학!"
"으아악!"
그 틈을 노린 총탄의 주인은 그들을 향해 집중 사격을 하였고, 그들은 염동력을 펼치면서 방어하였으나 일반적인 총기류로 보이기 힘든 강력한 데미지 앞에 실드가 깨지면서 곤죽이 되어버렸다.
"큭큭큭큭. 남의 집 앞마당을 마음대로 어지러놓고선 어딜 마음대로 도망치시려고?"
죽음의 향기가 느껴지는 굵은 목소리.
이렇게 말하면 무슨 중2병같은 소리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살기를 내뿜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죽음이 느껴지는 기묘한 마력을 가진 목소리임은 분명했다.
펄럭-
그와 동시에 거대한 날개가 펄럭이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목소리와 소리의 근원지가 위쪽임을 확인한 타격팀은 시선을 올려보았다.
그 곳에는 전투기에 부착되는 거대한 기관포를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있으며, 등에 새의 날개가 붙어진 근육질의 남자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데스 아미 직속의 정예 이능력자로, 신체 강화와 신체 변형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반동따윈 무시하고 위력만을 올린 특별 개조형의 기관포의 소유자다.
사사삭-
이윽고, 전원이 신체 강화자인듯이, 매우 날렵하면서도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몸놀림의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전원이 특별 개조된 총기, 근접전용 스턴건과 합금 나이프로 무장되어 있었다.
"니들 정체가 뭔진 모르겠지만, 데스 아미의 영역이 맘대로 엉덩이 붙이고 뗄 수 있을정도로 만만한 곳이라 생각했나?"
그렇다.
그들이 자리잡고 있던 곳은 데스 아미의 영역이였고, 자기 영토에 마음대로 자리잡고 있던 그들이 난동을 피울때마다 짜증과 살심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그들은 조용히 있기만 할 뿐, 소란은 다른 슬럼가 주민들이 먼저 공격해와서 생겨났지만, 그는 외부인이 자신의 영토에서 뻣뻣하게 고개를 올리고 있는 작태에 분노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언 머슬의 제안에 가장 먼저 호응한것도 그였고, 외부인 처단에 가장 열을 올리는것도 그였다.
처음엔 각 조직의 연합이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정보원들은 연합한 조직원들이 순식간에 처리당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소집해두었던 자신의 정예 이능력자들을 발빠르게 파견한 것이다.
군대와도 같은 규율을 통해 강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그들이지만, 일반적인 군대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민간인이고 포로고, 적이면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라는 것.
즉, 이들은 모두 살인에 미친 병사, 용병들이라는 뜻이다.
거기다, 여기에 데스 아미의 부대원들만이 있는게 아니였다.
공간을 일그러뜨려 블랙홀같은 현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며, 화이트 스파이시의 부하도 함께하고 있었다.
"스흐으읍! 후흐으으……."
자신의 손등에다가 코카인 가루를 일자 형태가 만들어지게끔 만든 후, 코로 크게 흡입하는 하얀 머리와 깡마른 체구의 남자.
맛이 간 눈빛과 히죽이는 표정, 온 몸을 부르르 떨며 마약의 쾌락에 몸부림 치는 그는 염동계 변종 능력자로, 일정 공간을 일그러뜨려 중력을 조절하거나, 블랙홀같은 효과를 만들어내서 적의 움직임을 막아내는데 최적화된 이능력자였다.
마약만 아니라면 더 창조적이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겠지만, 마약을 하루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죽어버릴 정도의 마약 중독자인 그는 데스 아미와 협력해서 외부인들을 처리하면 코카인 2kg을 주겠다는 보스의 명령에 따라 이 곳에 있었다.
"큭!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때가 아닌데!"
이미 적들은 자신들을 공격할 준비를 모두 갖추었다.
아무리 로스차일드 가문의 힘이 강하다지만, 미국 전역의 모든 정보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고 있는건 아니다.
거기다가 뉴욕 할렘가는 외부인에 대한 배척이 심해서 정보를 얻기가 매우 껄끄럽다.
그렇기에, 슬럼가의 쓰레기들이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팀장은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팀원들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렸다.
"빨리 놈들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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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설명했다시피, 근친상간에 의해 태어나면서 지능이 매우 부족한 디스트로이어는 10등급 신체 강화자라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짐승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입가에서는 침이 질질 흘러나오고, 머리는 산발인데다 누가 씻겨주긴 한건지 몸 여기저기엔 더러운 물이나 얼룩이 남아있다.
이렇게 멍청하니 서큐버스가 손쉽게 매혹을 하여 기르게 된 것이지만, 어쨌든간에 디스트로이어는 아주 약간이긴 해도 생각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크우?"
그렇기에 그는 눈 앞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가위바위보!"
"보!"
"무승부. 다시!"
지금까지 자신이 나타나면 적은 다들 벌벌 떨거나, 도망치거나, 미친듯이 저항을 하였다.
그 누구도 자신을 앞두고 가위바위보를 하지 않았단 말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진우가 싸우기 전에 아키와 이실리아가 나서서 한 대사 때문이다.
'진우씨, 10등급 신체 강화자라면 저희들이 상대할께요. 훈련 대상으론 딱이네요.'
이번에 10등급 이능력자가 된 그녀들은 서로 죽일 기세로 싸울 수 있는 실전 상대가 필요했고, 그 상대를 디스트로이어로 결정한 것이다.
진우는 두 명이 함께 싸우면 결과가 당연하니까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기는 쪽이 상대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아키는 신체 강화 능력으로 콤마 단위로 상대방의 손모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눈을 감고 진우가 심판역을 맡게 되었다.
"보!"
"보!"
"아키 승!"
"꺄아~!"
결국, 두 사람의 가위바위보는 아키의 가위, 이실리아의 보로 아키가 승리를 하게 되었다.
"흥! 난 진우씨랑 같이 있을거다 뭐!"
이실리아는 토라진 표정으로 진우의 옆자리를 꿰찼지만, 그 표정에는 자신도 싸워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아 진짜 귀엽게 노네. 아무리 젊어졌다지만 이건 좀 너무 귀여운거 아냐?'
얼마전만 해도 모성애로 가득한 연상의 매력을 철철 풍기던 그녀들이, 이제는 10대 소녀들마냥 꺅꺅 거리면서 귀엽게 노는 모습은 갭모에와도 같았다.
'뭐, 이렇게 귀여운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진우는 귀엽게 행동하는 아키와 이실리아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기에, 자신의 곁으로 도도도 달려온 이실리아의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관전 자세를 취하였다.
스릉-
아키는 등에 매단 검집에서 닌자도를 꺼내들어 역수로 쥐어보였고, 살기를 피우면서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크르르르!"
방금전에는 살기를 느끼지 못하였고, 자신이 알던 행동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이던 진우 일행의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던 그는, 정말로 짐승마냥 살기가 느껴지자 거칠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아!"
그리고 전력을 담은 풀 스윙이 아키의 몸을 꿰뚫었다.
"으우?"
아니, 꿰뚫은게 아니다. 그녀의 잔상을 때린 것이다.
촤악-!
"크아아아아!"
순간, 손등에서 10cm 정도의 상처가 그어졌다.
"어머, 정말로 10등급이 맞긴 맞구나. 요즘 개나 소나 다 10등급이라서 좀 긴가민가 했거든."
"아키! 그럼 내가 개나 소라는거야!?"
아키의 폭언에 이실리아가 발끈하면서 외쳤지만, 아키는 그런 그녀를 간단히 무시하였다.
"자, 이제 진심으로 상대해줄께, 아가야. 덤벼보렴."
"크와아아악!"
디스트로이어는 타액을 내뿜으면서 짐승의 포효성과 함께 어느새 자신의 옆으로 이동한 아키를 향해 달려나가, 아키가 도망갈 공간이 없게끔 양 손으로 크게 x자로 교차하듯 휘둘렀다.
하지만, 아키는 가뿐하게 그의 팔목을 타고, 그 상태에서 점프하여 발등으로 관자놀이를 가격하였다.
빠각!
쾅! 쿵! 콰드득!
"크아아아아아!"
디스트로이어는 힘의 방향으로 날려지면서 길거리에 두 차례 튕겨나가다가 땅을 손가락으로 긁으면서 간신히 날려지던 몸을 세울 수 있었다.
타타타탓-
아키는 닌자스럽게 달려오면서 디스트로이어를 추격해나갔고, 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아키를 향해 바닥을 잡고 크게 들어올렸다.
콰콰콰콰--!!
아키가 밟고 있던 콘크리트 바닥이 솟구쳐 올라올라왔고, 디스트로이어는 그대로 위로 날려보냈다.
콰직!!
하늘로 날려올려진 아키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추격을 하듯이 하늘을 향해 점프하였다.
본능적으로 하늘로 올려진 적은 특수한 능력(염동력, 텔레포트)가 아니라면 쉽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머리는 나쁘지만 상대방을 죽이기 위한 지식은 들어간듯 싶다.
"크아아아!"
디스트로이어는 양 손을 깍지 끼면서 아키의 몸을 향해 내리찍었지만,
"얍~♪"
이미 그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그녀는 장난스럽 기합성과 함께, 매우 유연하게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팔을 지렛대 삼아 디스트로이어의 머리 위쪽으로 이동하였다.
퍽!
공중에서 그의 관자놀이를 무릎으로 가격.
부웅-!
그 충격으로 인해 몸이 거꾸로 돌려지면서 머리로부터 바닥과 충돌하게 되었으나 아키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추락하는 디스트로이어의 허리를 양 손으로 끌어안으며 회전을 시작한 것이다.
"으와아아! 반강 떨구기다아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진우는 닌자라고 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기술, 상대방을 공중에서 허리를 붙잡아 머리에서부터 추락시키는 반강 떨구기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환호하였다.
콰앙!
사람 키와 비슷한 수준의 공간이 남아있을때 디스트로이어의 몸을 박차면서 거리를 벌렸고, 디스트로이어는 회전하던 자세 그대로 땅바닥에 충돌하고 말았다.
마치 개그 만화의 한 장면처럼, 코믹한 부분일때 뒤로 엎어지면서 다리만 위로 올린듯한 자세로 머리가 땅에 꽂혀들어간 디스트로이어.
"뭐…뭐야……."
그리고, 디스트로이어가 왔으니 다 죽을거라며 낄낄 거리던 남자는 눈 앞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차라리 진우가 싸웠더라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괴물의 일격을 막아내고서도 멀쩡하였고, 뭔가 강해보이는 분위기도 풍기고 있었으니까.
아키와 이실리아가 싸워서 이길거라곤 조금도 생각치 않은 이유는,
'저렇게 강한데…왜 저런 녀석의 곁에 머물러 있는거지……?'
디스트로이어를 상대로 조금도 물러섬 없이 싸울 정도의 강자라면 어디 한자리 크게 잡아서 자신만의 역할렘을 완성하거나, 슬럼가같은 무법지대라면 자신만의 영토를 만들고 여왕처럼 행동할 수 있다.
"리앗! 그 봉사는 내가 할 예정이였다곳!"
"흥! 나 대신에 이겨서 나갔으니까 이정돈 괜찮잖아!"
"워워워. 두 사람 모두 싸우지 말라고. 두 사람 자꾸 싸우면 나 삐진다?"
"어머? 아키, 우리가 언제 싸웠던가?"
"우린 싸운거 절대 없어요, 진우씨!"
무법지대라면 여왕처럼, 국가나 조직에 속하면 모두가 귀빈 대접해줄 수 있는 능력자인 아키가 한 남자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이해가 안되는 광경이였다.
"아키. 쟤 일어나려고 한다. 확실하게 처리해."
"조금만 더 훈련 상대로 써먹고 처리할께요."
"응. 어차피 남는건 시간이니까 천천히 해."
진우는 그렇게 말하고선 이실리아를 자신의 품안에 쏙 넣으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검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매만지고, 빙글빙글 돌리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하였다.
"꺄하앙~♡ 간지러워요오~♡"
"으우……."
아키는 사랑하는 남편의 품안에 안겨서 이리저리 장난치는 이실리아의 모습에 괜히 가위바위보에서 이겼나 라는 후회를 하였으나,
"크우으으으!"
"그래도 결국 남는건 경험이지."
10등급의 신체 강화자와 목숨이 오가는 싸움을 벌인다는 실전은 나중에 또 겪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였다.
참고로 다들 눈치챘겠지만, 그녀는 오로지 순수한 신체 능력만으로 싸우고 있다.
텔레포트랑 마인드 컨트롤 능력을 사용하면 너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10등급의 신체 강화 능력을 단련하고자 나선 것이지, 순식간에 적을 죽이기 위해 기를 쓰고 가위바위보까지 한 것이 아니다.
"크아아아아!"
"자, 좀 더 힘을 써보렴. 전력을 쏟아붓지 못하면 사냥당하는건 너란다?"
아키는 여전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땅에서 머리를 뽑으며 다시 살기를 퍼트리는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여유롭게 다가갔다.
============================ 작품 후기 ============================
훗. 선작수가 올랐군.
왜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냐고? 이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거든.
내가 금붕어 대가리도 아니고 몇번이나 겪었는데 이런걸 예상 못했을것 같냐?
작가를 엿맥이고 싶다는 너희들의 반발심리가 일시적으로 선작수를 늘렸지만 며칠 뒤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나는 단기적인 결과가 아니라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내가 예언하는데 잠잠해질법한 일주일 후에는 다시 선작수가 하향선을 그릴걸?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