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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각 국에서 모인 이능력자들은 대부분 자원하여 이 자리에 왔다.
즉, 하나같이 자신의 목숨을 버릴 각오를 다져왔다는 뜻이다.
그런데 죽음의 각오를 하고 찾아왔건만 이미 지들끼리 싸우기로 이미 얘기를 다 맞춰뒀고, 자신들은 구경꾼 역할 맡기려고 불러왔댄다.
이런 상황에서 분노를 터트리지 않을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하나같이 자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이능력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인데.
“~~~!!!”
“~~~~!!”
“~~!!”
사람들은 제각기 할 말을 내뱉으며 분노를 토해냈지만, 진우는 조금도 곤란하지 않은 표정으로 귀를 후비적 거렸다.
“당신은…도대체 당신은 어디까지 타락해 있는 겁니까! 당신에겐 인간의 마음이란 것이 존재하긴 합니까!?”
목숨을 버릴 각오를 다진 이들의 마음을 철저하게 짓밟는 진우의 행동에 이벨은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성토를 하였으나, 진우의 답은 그녀가 원하던 것과 다른 것 이였다.
“신.”
“예.”
쿠웅!
우지직!
“크윽!”
“웁!”
신이 오른발을 크게 구르면서 내공으로 유형된 살기를 퍼트리자 150여명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압박감에 입을 다물었고, 거기서 어느 정도 저항할 수 있는 강자들도 너무나 강렬한 살기에 공격 자세를 취하였다.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하여간 나는 사람이 너무 좋아서 손해만 보고 산다니까. 기껏 호의를 베풀어주니까 아주 사람을 둘리로 알어.”
“이게 대체 무슨 호의라는…….”
이벨이 뭐라 말하려 하였지만, 진우는 그녀의 말을 도중에 잘라먹었다.
“여제. 너라면 여기 있는 녀석들 몇 초에 정리 가능하냐?”
“지구 시간으로 30초면 충분하겠구나.”
“봤지? 니들 같은 엑스트라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주인공급 캐릭터는 딱 눈만 봐도 ‘아, 이 새끼 존나 강해보인다’ 라는걸 알고 있는 법이거든. 평소 같았으면 니들 싹다 갈리든 말든 상관하지 않지만,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니까 호의를 베푼거야. 옼돜?”
거기까지 말한 그는, 이능력자들을 향해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니까 엑스트라 양반들은 거기서 구경이나 하라고. 싸움은 주역들에게 맡기고.”
“…….”
“…….”
평소에 치우가 평범한 인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자존심을 철저하게 짓밟는 그의 모습에 다들 울분이 일어나는 게 당연한 일.
특히, 진우를 향해 가장 큰 반감을 가진 라운드 나이츠의 아서가 나서서 뭐라 말하려 하였지만,
-잠깐. 저는 펜타곤 소속의…….-
그의 머리속으로 펜타곤의 이능력자가 갑작스래 텔레파시를 전달하였다.
앞으로 나서려던 아서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들려주는 내용에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라운드 나이츠에서 신체 강화와 텔레파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트리스탄을 향해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하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진우 일행은 그런 아서 일행의 은밀한 이변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아서가 입을 다물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미국쪽에선 두 팀을 보냈는데, 하나는 펜타곤, 하나는 미 정부의 특수 이능력 부대인 X-Force의 정예 대원들이 바로 그것이다.
X-Force는 군대와 같은 계급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 군대와 달리 실력이 곧 계급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그 곳에서 별이 붙어있는 계급장이 붙어진, 이능력자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개량된 군복을 입고 있는 대장 계급의 중년 남성이 앞으로 나섰다.
“헛소리! 너에겐 그걸 정할 권리 따윈 없어!”
일반적인 거친 갈색의 머리와 눈동자를 지닌 백인인 그의 이름은 엑스 바렛.
신체 강화 8등급, 재생 능력 6등급의 소유자인 그는 젊은 나이에서부터 실력을 쌓아오며 최전선에서 나이를 먹어왔고, 그보다 강한 이능력자들조차 그의 독기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력을 가벼이 여기지 못하는 실력자다.
특히, 미국을 향한 충성심이 매우 강하여, 언제나 배신의 염두를 대비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배신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인물이다.
심지어 가족이 빌런들에게 인질로 붙잡혔는데도 국가를 위해 가족을 버리겠다면서 강경어린 반응을 유지할 정도였다.
어쨌든, 국가를 향한 충성심과 자부심이 강한 엑스는 진우의 발언에 반발하며 나섰다.
그는 진우가 그런 것을 마음대로 정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나섰지만, 여제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진우를 도와주었다.
“여는 지구의 대표를 치우로 정하였느니라. 애초에 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야만인들과 모두 하나로 통일하여 국가가 되려는 치우의 가치는 똑같을 수 없으니까.”
“뭐…뭣……?! 웃기지 마라! 오히려 전쟁이나 즐기는 너희들이야 말로 야만인이잖나!”
“훗. 이런 작은 행성조차 하나로 통일하지 못한 주제에 국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단 말이냐? 너희 지구인들은 이런 작은 행성에서 자기들끼리 국가 놀이를 하는지 몰라도, 우주의 기준으로 외우주 진출도 못하며 국가까지 하나로 되어있지 않은 너희들의 수준은 ‘미개인’ 이라고 칭한다. 여는 수백만에 달하는 행성의 주인이며, 수십경의 백성들을 거느린 칼리 제국의 황제이니라. 여가 말하면 그것이 곧 법이고 질서인 법. 그러니 조무래기는 닥치고 있어.”
“컥! 커억!”
여제는 마지막에 말투가 바뀌면서 엑스를 향해 노려보았고, 엑스는 여제의 살기에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을 보이며 괴로워하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수백만의 인간을 죽이고, 앞서 말한 수많은 이들을 지배하는 황제로서의 카리스마와 폭력성이 엑스를 짓누른 것이다.
여제가 눈을 돌리자 압박감이 사라진 엑스는 막힌 숨을 토해내며 몸이 허물어졌고, 그 모습에 다른 이들은 함부로 여제를 향해 저항할 수 없었다.
차라리 이능력의 힘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면 저항감이라도 키울 수 있을 텐데, 단지 눈빛만으로, 기세만으로 사람 하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능력자들의 입은 다물어질 수 밖에 없었다.
“얘기가 길어졌구나. 서로 인사는 충분히 해뒀으니 슬슬 본론으로 들어갈까?”
여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흥분된 눈빛으로 진우를 향해 입을 열었고, 진우 또한 미소를 지으며 목을 좌우로 풀어주었다.
“좋아. 여기에는 구경꾼들이 있어야 하니까 저쪽으로 가지.”
그가 가리킨 곳은 여기저기 파괴된 모스크바 한 가운데였고, 여제 또한 거기에 수긍하면서 자리를 옮기기로 하였다.
쿠웅! 쾅!
여제와 진우 일행은 크게 발을 구르면서 도심쪽을 향해 용수철마냥 튀어 나갔고, 이벨은 남아있는 이능력자들을 한차례 보더니 이내 날개를 피며 그 뒤를 따라갔다.
“…….”
“…….”
진짜 자신들을 두고 가버릴 거라곤 예상하지 못한 이능력자들은 닭 쫓던 개가 되어버렸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칼리 제국의 외계인들은 하나같이 남아있는 이들을 향해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불쌍한 녀석들. 이제 몇 분 후에 여제님께서 너희들에게 분풀이를 할거다.’
‘굳이 우리가 손을 쓸 필요가 없지. 아니, 괜히 우리가 나섰다가 대신에 우리가 죽을지도 몰라.’
‘살아있을 동안 희망이라도 품고 있어라.’
그들은 지구의 이능력자들이 곧 죽을 목숨이라는데 확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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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쿵!
수백m가 훨씬 넘는 거리를 한 번의 점프로 해결한 진우 일행과 여제.
그리고, 그 뒤로 이벨이 날개를 접으며 진우 일행 근처에 착지하였다.
하지만, 이벨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자기들 마음대로 이야기를 진행한 진우와 여제를 향한 반감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눈 앞의 싸움에 집중하자.’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쩌겠는가. 일단은 칼리 제국의 문제부터 해결하는게 급선무인데.
“그대와 처음 만난 그때부터 이 날을 고대하였도다. 첫사랑을 하게 된 소녀의 감정이 이러할까?”
“큭큭큭. 그 감정, 이제부터 아주 질리게 느낄거야.”
“자, 시작하지. 아, 그대들은 여처럼 날개가 없으니 나 또한 날개를 사용하지 않겠다. 이를 어긴다면 여의 패배로 인정하마.”
여제는 이벨이 있는데도 날개를 사용하지 않겠다 선언하였다.
마치 이정도 패널티가 있어야 너희들에게 기회가 있다는 듯이.
그 모습에 자존심 강한 그랜드 아크가 눈가를 꿈틀거리며,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던 자신의 무기인 ‘분쇄기’ 의 손잡이를 잡아들었다.
“…….”
“…….”
아무 말없이 자세를 취하는 일행들과,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 있는 여제.
하지만, 여제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평소 둔감하다는 사람이 봐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강해져 나갔다.
투쾅!!
시작은 리엘루스와 플래티나였다.
두 괴수들은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순간 속도가 마하에 들어갈 정도로 빠르게 양쪽에서 파고들어갔고, 리엘루스는 날카로운 2개의 앞다리를, 플래티나는 앞다리를 휘두르며 발톱으로 여제의 몸을 그어내려고 하였다.
콰앙! 쿠웅!
순간, 진우 일행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는 일을 목격하게 되었다.
여제의 양 팔이 어깨 부위부터 사라진 것 마냥 보이더니, 폭발음에 가까운 굉음과 함게 두 괴수의 몸통에 음푹한 크레이터가 생겨난 것이다.
“케르륵!”
“캬아앙!”
고통으로 얼룩진 괴성을 지르며, 양 방향으로 날아가 건물들을 덮치면서 나동그라졌고, 괴수들의 공격 이후에 후속 공격을 준비하던 그랜드 아크와 이벨은 움찔거리며 당황스러워 하였다.
비록, 11등급의 신체 강화자인 자신들보단 좀 약하지만, 그래도 주먹질 한 방에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흠. 과연 큰소리 칠 수준은 된다 이거군.”
진우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우며 아키와 남궁 신을 향해 눈짓을 하였다.
타탁!
두 사람은 괴수들과 달리 매우 가볍고 날렵하게 몸을 날리며 여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쿠웅!
그 뒤에서 인파이터 자세를 취한 진우가 쏘아져 나갔고, 직선으로 달려든 진우는 여제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꽂아 넣고자 하였다.
콰쾅!!
하지만, 여제는 그런 진우의 주먹을 향해 자신의 주먹을 휘두르며 주먹끼리 부딪혔고, 인간의 몸에서 나지 말아야 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찌릿찌릿---!
‘뼈에 금이 갔나!?’
진우는 자신의 주먹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자신의 주먹에 금이 갔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뭐 어쩌라고!!’
그의 압도적인 재생 능력이 금간 주먹을 다시 원상복귀 시켰고, 곧바로 튕겨져 나간 주먹을 다시 휘둘렀다.
쾅쾅쾅쾅쾅쾅쾅!!
서로의 주먹이 부딪히면서 굉음이 터져나온다.
쨍그랑! 쩌적!
그 충격파에 그나마 온전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고, 상태가 심각한 건물은 당장 무너질 것 마냥 균열이 커져나갔다.
1초에 백여번이 넘는 주먹질을 교환할 때, 아키가 텔레포트와 함께 여제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부웅!
하지만, 여제는 이미 기다렸다는 듯이 진우와 주먹을 연타하다가 허리를 돌리며 백스핀 블로우로 그녀의 관자놀이를 노렸다.
그야말로 엄청난 감각과 반사신경.
아키는 진우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여제의 공격에 본능적으로 상체를 숙이며 피하였다.
눈으로 보고 피하면 늦는다. 감각으로 느끼고 미리 움직여야만 한다.
진우와 여러 대련을 펼치며, 자신보다 강력한 신체 강화자를 상대로 싸우는 방법을 연구한 아키는, 백스핀 블로우를 피하자마자 닌자도를 휘두르며 몸을 뒤로 뺐다.
스석-
여제의 종아리를 아주 얇게 베어냈지만, 아키는 자신의 역할이 치명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식으로 조금씩 상처를 늘려나가면서 여제의 시야를 조금이라도 분산시키는 것이라 자각하며 텔레포트를 통해 거리를 벌렸다.
여기까지가 1.4초
쾅쾅쾅쾅!!
놀랍게도 정면에서는 백스핀 블로우를 날리면서 한 쪽 팔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양 손으로 두드리는 진우의 주먹을 맞대응하고 있었다.
“흡!!”
쌍용검에 검강을 실어낸 남궁 신이 여제의 머리를 쪼갤 기세로 팔을 휘둘렀고, 팔이 부족해진 여제는 처음으로 뒤쪽으로 몸을 옮겼다.
“가!!”
하지만 남궁 신의 공격은 속임수.
진짜는 여제와 정면에서 맞승부를 하며 시야를 막아, 자신의 바로 뒤쪽까지 접근한 그랜드 아크의 공격이였다.
진우가 몸을 옆으로 돌리자, 사람 몸통만한 크기의 파쇄기가 여제의 복부를 가격하였고, 투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공성추 부분이 튀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랜드 아크의 바로 뒤쪽에서 이동하던 이벨이 날개를 펴올리면서 짧게 날아올라, 여제의 어깨를 걷어차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데미지를 가하였다.
그랜드 아크의 파쇄기와 이벨의 발차기에 얻어맞은 여제의 몸은 뒤쪽으로 쏘아져나가, 10여채의 건물들을 관통하면서 날아가다가 가까스로 멈추게 되었다.
“좋아! 먹혔어!”
이벨은 자신의 발에서 느껴진 확실한 감각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짧게 환호하였고, 그랜드 아크 또한 제대로 공격이 먹혔기에 미소가 그려졌다.
물론, 이걸로 끝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약간이나마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욱씬- 욱씬-
‘뭐지? 이 위화감은?’
진우는 왠지 모를 위화감으로 인해 내장이 욱씬거리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위화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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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
………
쓰으…
진짜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은데…
참 재밌네 이거;;
젠장! 재밌어! 재밌다고! 어제 분명 pc방 3시간만 하겠다고 했는데 어 하는 사이에 그냥 다 끝났어! 쒰다빡!!
많은 사람들이 오버워치 처음하는 내가 어떻게 x될지 기대하는 것 같아서 소감문을 말하겠음.
일단 스킬있고 궁극기 있는 FPS 게임을 한적이 없는지라 처음엔 어리버리좀 타고, 기존 FPS랑 틀이 다른 캐릭터는 진짜 잘 못함.
내 스타일좀 찾아보겠다고 이것저것 하다가 욕좀 먹었음;;
다른 영웅은 잘 못하겠는데 기존 FPS에 익숙한 방식을 가진 솔져랑 맥크리로는 베스트 플레이 몇 번 뜰 정도로 익숙함.
근데 쟤네들은 나 몇 방치면 억하며 죽는데 내가 수십발을 쏴재껴도 안 죽는 모습을 보면 좀 뭔가 거시기 하다;;
어쨌든 시간 내면서 익숙해지면 고수는 못해도 어디가서 욕은 안 먹을 것 같다. 각 영웅들의 특성을 아직 잘 몰라서 그냥 쏘면 끝나는 다른 FPS에 익숙해진 나에겐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한 줄 요약 : X발 겐지랑 한조충들 꺼져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