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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넌 내 전용 하녀야





〈 4화 〉넌 내 전용 하녀야

스텟을 뭘 올려야 될까?
뭐 요새 웹소설들 보니깐 죄다 사기캐라서 끝판가면 전 종목 최대 스텟 찍고 초월 뭐시기로 넘겨서 찍기도 하더만.
나도 주인공이니까 지금 뭘 찍는지는 의미 없겠지?
그래도 처음이니까 매너로 힘 찍어주자.

[힘스텟이 4 증가했습니다. 힘 스텟 총합이 10이 되었습니다.]

아까도 메이 들어올리기 좀 힘들긴 했어.
그년이 내가 신분이  되서 저항을 안했지, 거기서 맘 먹고 맞짱뜨자고 했으면 내가 졌을지도 모른다고.
아무튼 앞으로 일상생활 할 때도 힘스텟은 찍어서 손해 볼  없다.

화장실에서 대충소변을 보고 오니까 침대가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밥은 아직  가져왔나 보네.
메이가 올 때까지 이 계집을 어떻게 처분할까 잠시 생각해본다.

원래 웹소설들에서는 초반 하녀 포지션 기본 히로인은 법칙이 있다.
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버티다가 나중에 등장 여주들 싹  여자로 만들쯤에 은근슬쩍 한 다리 걸친다.


그때까지 주인공은 자기 좆을 줄    애간장을 태우지.
근데 난 여기 빙의하자마자 줬으니까 고마워해라 메이야.

달칵

하녀가 밥상을 들고 들어왔다.
어라? 근데 메이가 아니네?
다른 나이 든 하녀가 들어왔다.

“야, 메이는 어딨고 네가 밥 가져오냐?”
“도련님, 메이는 몸이 별로 안 좋아서 급하게 반차를 썼습니다.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러면서 이 짬 좀 될 것 같은 하녀가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피식

대충 어찌된 일인지 알겠네.
메이 이 싹퉁머리 없는 년이 충격받았다고 하면서 멋대로 도망가서 이 하녀가 대신 왔네.
그리고 지금 하녀들 사이에선 나와 메이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온갖 소설을 다 써대고 있겠지.
괜찮아. 너희가 어떤 소설을 썼든 간에 난 그 이상을 해줄 테니까 말이야.

“야, 너희는 내 말이 좆 같냐?”

당장  하녀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이런 짬 하녀는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다.
위에 어떤 인물이랑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인물은 이 성의 평판이 바닥인 나에게 비호감일 가능성이 크겠지.

하지만 폭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역시나 얼굴 찌푸리는 게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같네.
넌 나중에 보자.

“난 분명히 메이보고 식사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런데 왜 너희 멋대로 반차를 쓰고 사람을 바꿔쓰고 난리를 치는 거지?”
“도련님, 메이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몸이 좋지 않아서…”
“이런 시발! 그러면 하녀들 전체가 몸이 안 좋으면 단체로 파업이라도 할 거야? 그러면 누가 이 성을 관리하는데? 너희 업무가 그렇게 쉬고 싶으면 맘대로 쉬고 안 하고 싶으면 때려치울 수 있는 거였냐?”

솔직히 개논리고 억지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말하는 사람이 나잖아?
대한민국에서도 개소리 지껄이는 정치인, 연예인이 얼마나 많아?
어차피  많고  있고 팬덤 있으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주는  대한민국인데 똑같이 사람 사는 동네인 여기라고 뭐 다를  있겠어?

“죄송합니다만 메이는 정말로 몸이 아파서 쉬러 간 것입니다.  메이를 보고 싶으시다면 몸이 회복되는 대로 바로 이쪽으로 출근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와, 딱 사무적으로 지 할 말만 하네.
이러고 나가면 윗선에 요새 망나니 도련님이 더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말하겠지?
이대로 네가 나가버리면 나만 개손해 본  같잖아.
안 되겠다. 나 홧병날 것 같아. 한 푸닥거리 해야겠어.

“그러면 전 나가보겠습니다. 식사를 마치시는 대로 빈 그릇을 바깥에 내놔주시면 가져가겠습니다.”
“킥킥, 무슨 짜장면 배달왔냐? 뭔  그릇을 내놓으라 마라야.”
“네?”
“무슨 말인지 알 것 없고. 메이 불러와.”

그리고 난 벌떡 일어나서 화장대로 갔다.
그래도 도련님이라고 남자 방에 화장대도 있네.
화장대를 뒤적여서 머리 정돈하는 데 쓰는 가위를 꺼내 손으로 꽉 쥐었다.

“도련님께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자꾸 이러시면 저도 위쪽에 말을 올릴 수밖에 없음을 염두에 두시길.”
“지랄하네. 어차피 말할 거면서.”
“도련님! 말씀이 조금 심하시군요. 그리고 그 가위는 왜 드신 것이죠? 설마 그걸로 절 찌르시기라도 할 생각이십니까?”

그래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망나니가 흉기를 들면 자기를 찌를 것이라고 생각을 해.

근데 내가 대한민국에서 한두  작업을 해본 게 아니거든?
가끔은 아무리 작업 쳐도 약물로 아예 뇌를 절여버리지 않는 이상, 끝까지 욕질하면서 버티는 년들이 있더라고
그런 년들을 묶어서 통계를 내보니깐 보통 커리어 하이 우먼들.
즉, 자기 직장에서 잘나가는 년들이야.
이런 커다란 영주 성에서 하녀장인지 그 아래인진 모르겠지만 잘나가는 것 같으니까 커리어 하이 우먼 맞겠지?

난 방금 그런 여자의 냄새를 너한테서 맡았다.
뭐, 그런 년들 굴복시키는 법은 따로 있지만, 지금은 그런 방법까지 쓰기에는 내 시간이 아까우니까 넌 응급처치해줄게.

“누가 너 찌른대? 나 찌르려고.”

망설이지 않고 내 복부를 찌른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안 된다.



“끄아아악!”
“도, 도련님! 대체 무슨 짓입니까!”

아, 시발 존나 아프네.
그래도 인제야 볼만한 눈이 되었네.
깜짝 놀라서 눈빛 흔들리는  봐.

네 커리어가 그렇게 좋아?
직장 파워가 그렇게 세?
그러면  그 두꺼운 명함부터 걷어내 줄게.

“아이고, 이젠 하녀 따위가 내 말을 안 들어 처먹으니 귀족으로서 더는  가치가 없다. 이만 죽으련다~”

 푹 푹 푹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죽을 각오로 찌른다.
어차피 한  죽었고 이번에 보너스 라이픈데 뭐 별로 아깝진 않다.
아냐, 솔직히 아까운데 얘내가 어떻게든  살려내겠지.
그래 줄래? 제발?

“꺄아아아악!”

하녀의 비명이 들려온다.
바닥에 내 선혈이 흥건히 고여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어라? 이거 좀 위험한 건가?
의식이 점점 희미해진다.
아…… X됐다. 조금만 덜 찌를걸.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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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 보였다.
어리둥절한 나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대보만 해도 화려한 금실이 수놓아져 있었고 고급스러운 휘장이 들어간 커튼, 벽에 늘어선 전시물들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이 방의 주인이 결코 지위가 낮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는 내가  세계에 오자마자 했던 말이다.
이쪽은 회귀가 아니라 빙의물이니까 똑같은 말로 재탕은 안 될 말씀이시다.

자, 복부 체크 한 번 해주시고.
역시 깔끔하게 붕대 감아져 있죠?
주인공이 이래서 좋아요.

주변을 돌아본다.
이때 돌아봤는데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봐주는 여자가 있으면 친어머니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역시 NOME 스타트였네.
뻔해서 기대도 안 했다.
하긴 엄마가 있었으면 빙의되기 전 이 녀석이 망나니가 될 확률도 극히 낮았겠지.

그러면 MOM도 없고 성격은 개차반인데 아직도 이 성에 붙어있으니 결론은 딱 하나네.

끼이익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낯선 중년 남자.
빙고.
영주 등장이구나.

재빨리 얼굴을 스캔해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키가 작고 깡마른 데다가 피부도 푸석푸석 한  봐라.
그나마 옷을 비싸고 화려한 것 걸쳐서 영주라는 걸 알았다.

그것마저 없었으면 그냥 한국 지하철역 구석에서 자고 계시는 그분들인 줄 알았을 것이다.
역시 씨도둑질은 못 한다더니 분명 아빠 아들 맞네.
보니깐 친자가 아닌 다른 남자아이를 품은 채로 영주와 결혼한 엄마 루트는 아닌 것 같다.

조금 아쉽네.
그럴 땐 엄마랑 불륜한 다른 남자가  세계관에서 힘  쓰는 사람일 경우가 많아서 아빠 두  뒤에 두고 쉽게 갈 수 있는데 말이야.

“스스로 자해를 했다고 들었다. 왜 그런 짓을 했느냐?”

크크큭, 이러나저러나 자기 아들이 걱정되긴 했나 보군.
분명 아들이 하나는 아니겠지.
내가 망나니에 엄마도 없으면 다른 엄마들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 것도 눈치 보였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여기에 왔다는 게 일단 아버지에게 사랑받는 아들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확실히 이용해줘야지.
등골브레이커모드 온.

“하녀가 제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따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영주님의 아들이기 이전에 한 귀족으로서 모멸감을 느끼고 더는 삶을 연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네 이놈!”

화를 낸다.
나이스, 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
영주의 호통이 천상의 멜로디처럼 들리는군.

“네가 귀족의 자녀라고는 하나 [아직] 봉토도 없고 작위도 없는 반쪽자리임을 모르더냐! 그런데 벌써부터 선민의식에 사로잡히면 어쩌자는 게냐?”

아직이라 말하는 걸 보면  수도 있다는 말이군.
망나니라 기대도 안 했는데 좋구먼.
어차피  뺏어 먹을 거라 상관은 없지만 스타트가 좋으면 좋잖아?

“아버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제 밑의 고용인들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야 귀족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작 하녀  명도 제 말을 듣지 않고 뻗대는데 제가 어찌 성인이 되어 장차 봉토를 받고 수많은 사람을 이끌  있겠습니까?”

영주가 이마에 손을 짚는다.
주름살이 절로 늘어나겠지.
내가 생각해도 나 같은 놈이 내 자식새끼였으면 벌써 요단강으로 보냈어.
그래도 넌 인내심이 제법 되는구나.
속으로 박수  번 쳐줄게.

“후우, 그래 맞다. 어찌 되었든 네 말에도 일부분 맞는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보기로 그 하녀에게는 10대의 태형과 1년 정직을 내렸다.”

나이스!
그 재수 없는 년 골로 보냈구나.
1년 정직이라지만 그 년은 어차피 앞으로 복귀해서도 다시는 그렇게 뻗대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망나니라지만 명령 불복종에 귀족을 자해시키게까지 했으니 평생 꼬리표로 달라붙겠지.

[카르마가 200 증가했습니다. 보너스 스텟 8로 전환됩니다. 총합 15/315]

와! 대박이네.
200이나 준다고?
메이는 계속 작업을 쳐야지 간신히 맥시멈 120으로 뽑아낸 거였는데 말이야.
그만큼 자신의 커리어에 그 하녀년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 대단했다는 얘기였겠지.

카르마가 오르는  보니깐 복부에서 느껴지던 알싸한 통증이 사라지는 듯하다.
역시 사람이 기분이 좋아야 도파민이 흘러서 안 될 일도 잘되고 잘될 일은 더 잘된다니깐.

“고맙습니다, 아버님. 아직 복부의 상처가 다 낫지 않아서 피곤한 듯합니다.”
“그래, 좀  쉬어라.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가족 식사에  참석하도록 하여라.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깐 말이다.”

호오라? 가족 식사?
이제 슬슬 가족들 등장인가?
그러고 보니 자해해서 기절한 날까지 치면 빙의한 지 며칠은 되었을 터였다.
그런데도 아직 이놈의 집구석 가족들이 누가 있는지도 몰랐네.
한 번 가기는 해봐야 할 것 같군.

“알겠습니다. 그떄까지 몸조리를 잘해서 내일 아침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생각했다.”

몸을 돌려 나가는 아버지한테 부탁한다.

“영주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하녀 중에 메이란 녀석을 보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 아이가 있으면 제 회복속도가 빨라질 듯합니다.”
“그러마.”

아들이 몸이 좋아진다는데 메이가 아니라 메이 할머니라도 보내주시겠지.
물론 메이 할머니는 내 쪽에서 거절이다.
그쪽 취향은 아니라서.

끼이이익

문이 살며시 열린다.
그리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메이가 오들오들 떨며 얼굴만 삐쭉 내민다.

“큭큭큭, 너 도대체 뭐하냐? 빨리 안 들어와?”

그제서야 화들짝 놀라서 후다닥 들어오는 메이.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사과같이 탐스럽고 탱탱한 가슴과 빵빵한 엉덩이가 훌륭하다.

“네가 꿩이냐? 꿩도 몸은 보일지언정 얼굴은 가린다. 얼굴만 내놓으면 네가 안 보일거라 생각해?”
“아니요……”

기가 팍 죽었네.
무섭겠지.
자길 강간한 망나니 도련님이 무서워서 하루 반차를 썼다.
그런데 망나니가 고새를 못 참고 자기 대신 똥 치워준 하녀를 나락 보내버렸으니 말이야.

얜 이제 앞으로 하녀들 사이에서도 왕따 확정이다.
앞으로 누가 널 대신해서 날 맡아주겠냐?
이제 넌 싫으나 좋으나 내 전용 하녀야.

 



사상 최악의 주인공〈 4화 〉넌 내 전용 하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