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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너로 정했다





〈 11화 〉너로 정했다

메이의 최종 조교가 끝났지만, 카르마는  1도 오르지 않았다.
역시나 이 정도는 이제 카르마를 받을 정도도 아닌  같다.
아마  전속 하녀인 메이를 계속해서공략한 점도 카르마를 얻지 못한 요인 중의 하나로 예상되었다.

“가서 더러운  입에서 튀어나온 것들 모조리 정리해라. 그리고 물수건으로  그곳도  닦아라. 찝찝하다.”
“네, 즈언님.”

부정확한 발음으로 고개를 끄덕인 메이는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후다닥 방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알아서 내가 말하지 않아도 크래스 장원으로 갈 짐을 싸둘 것이다.
나와 마녀 중에 누가 더 무서울지 저울질한 뒤에 결론을 내린 거겠지.

옛말에  보다 주먹이란 말이 있잖아?

약간 각색하면 먼 주먹보다는 가까운 주먹이 더 무서운 법이란다, 메이야.
다행히 메이는 내 교육을 통해서 이를 잘 깨달은 것 같았다.

메이는 신속하게 뒤처리를 해주었다.

특히나 내 물건은 얼마나 신중하게 닦아주는지  몸도 저렇게는 안 닦을  같았다.

정성스럽게 버섯의 외곽에서부터 핵심 부분에 맺혀있는 이슬까지 섬세하게 닦아주자 다시 하초가  것만 같은 충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지금은 바지를 내릴 때가 아니다.
어차피 메이의 복종은 완벽하고 카르마를 얻을 것도 아닌데 괜히 힘쓸 필요는 없다.

“오늘도 내 방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앞으로는 별일 없으면 항상 내 방에 있어. 쥐새끼들 오는지 잘 감시하고 앞으로 퇴근이나 휴가는 내 허락을 맡고 간다.”
“네, 즈언님.”

메이가 퉁퉁 부어오른 볼을 부여잡으며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가족마저 내 허락 없이는 보러   없게 되었다.

이미 성안에서도 메이는  직속하녀라는 소문이파다하니 다른 일을 맡기지도 않을 터.
후계자 경쟁에서 완벽하게 밀려난 망나니 도련님이랑 어울리는 하녀를 다른 하녀들이 친구로 지내줄 리도 없다.

방 안에서 홀로 지내다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나뿐.
싫으나 좋으나 살고 싶으면 내 X 구멍이라도 빨아줘야 한단 말이다.

메이를 방 안에 내버려두고 나는 옷을 차려입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저택 뒤편에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무심하게 훑어본 뒤에 샛길을 발견했다.

샛길을 통해 걸음을 옮기자 저 멀리서 젊은이들의 땀내나는 함성이 들려온다.

“핫! 핫! 하앗!”
“으헉! 헉! 허앗!”

그  할 때 나는 소리는 아니다.
연무장에서 기사들이 검을 휘두르면서 내는 기합이다.

그런데 하도 요새 여러 번 그 짓을 하니까 기사들이 수련할 때 내는 소리마저 이상하게 들린다.

샛길을 벗어나니시야가 트이면서 기사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기사들도 갑작스럽게 등장한 나를 보았다.
그러나 다들 힐끗 보고 다시 수련에 집중한다.

“거기 엉덩이가 뒤로 빠졌다. 자세 제대로 잡아라!”
“너는 검을  것이냐! 성냥개비를 든 것이냐! 제대로  해?”
“그렇게  거면 당장 기사를 때려치워라. 시정잡배도 너보다는  싸우겠다!”

연무장 가운데에 서서 땀을 뻘뻘 흘리는 젊은이들 사이로 벼락같은 호통을 내지르는늙은이 한 명이 보인다.
바로 우리 베르너 백작가의 최강자, 핀돌프 기사단장이다.

솔직히 궁금하다.
왕국에서 백작가 정도면 손으로 꼽히는 가문일 텐데 거기서 제일 강한 자는 얼마나 강할지 말이다.
바로 악마의 눈을 발동한다.

스팟

-상태창-
이름: 핀돌프 몬두르
칭호: 3급 소드 마스터
직업: 피닉스기사단 단장
LEVEL: 48
힘: 104 민첩: 101 지력: 36 운: 35
보너스 스탯: 0
카르마 수치: 3
스킬: 웨폰 브레이크, 소드 스톰
상태: 불쾌함, 불편함

와…
말이  나온다.
저게 사람 스텟이냐?

일단 스텟이 세자리 수인 것을 처음 본다.
게다가 힘만 세거나 빠르기만 빠른 것도 아니고  민첩 골고루 키운 균형캐.
저 정도는 되어야 왕국에서 손꼽히는 인재라는 거였구나.

심지어 저거 스킬도 짱 세 보인다.
소드 스톰, 웨폰 브레이크이라니.
저런 스킬을 내가 받았어야 하였는데.

알고 보니  세계관 주인공은 저 녀석이고, 난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는 진짜 말 그대로 엑스트라 아닐까?

자괴감 드네, 갑자기.

여태까지 사기 능력으로 빠르게 힘스텟  늘렸다는 내가 우스울 정도다.
 번 자극이라도 받아보려고  스탯이랑 비교나 해볼까?

-상태창-
이름: 송길준
칭호: 수습악인(최하)
직업: 무직
LEVEL: 1
힘: 30 민첩: 5 지력: 4 운: 1
보너스 스탯: 12
카르마 수치: 30/930
스킬: 악마의 눈
상태: 평행세계에 빙의, 연속 강간 성공, 유부녀 공략 성공, 하녀 조교 완료

하, 나름 힘 몰빵캐인데 균형캐인 기사단장 힘스텟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난 메이랑 유부녀를 공략해서 얻었던 보너스 스텟을 일단 힘에 몰빵했다.

[힘스텟이 12 증가했습니다. 힘 스텟 총합이 42이 되었습니다.]

그래.
이거라도 있는  어디냐?
오히려 레벨 1에 우리 왕국에서 손꼽는 고수의 힘스텟 절반이라도 따라간 것을 대단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내가 기사단장에게 다가가자 기사들이 수련하면서 날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래, 내가 바로 스카우터다.
이런 관심 나쁘지 않아.

“핀돌프 기사단장? 알다시피 나는 영주님의 막내…”
“도련님, 지금은 훈련 중입니다. 근처에 있으면 위험하니까 훈련이 끝나고 찾아와주십시오.”
“크흠흠, 그게 아니라 내가 이번에…”
“영주님께 말씀은 들었습니다. 그래도 훈련이 우선입니다. 훈련이 끝나고 찾아와주시지요.”

두 번이나 말이 끊겼다.
어이가 없어서 기사단장을 쳐다보았다.

솔직히 내가 노려보면 기사단장도 같이 노려볼 줄 알았다.
바로 눈빛으로 꼬투리 잡아서 시비 걸어야지.
그런데 오히려 핀돌프는 날 쳐다보지도 않는다.

와, 뭐야?
이게  기분나빠.
지금 눈 마주칠 자격도 없다는 거잖아.
나 지금 무시당한 거야? 그런 거야?

“킥, 킥킥.”
“어휴, 저런 것도 꼴에 공자라고.”
“조금만 참아, 곧 마녀 들린 땅으로 꺼질 녀석인데  신경 써.”

옆에서 기사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다 들려온다.
아마 들리라고 대놓고 말하는 모양새.
평행세계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가장 큰 굴욕감을 느꼈다.

생각해보니 악마의 눈을 발동했을 때 핀돌프 기사단장의 상태가 불쾌함, 불편함이었다.
지금 보니 아마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뭐 줫도 없어 보이는 놈이 마녀 들린 땅으로 자기 기사단 녀석 빼간다니까 불편하겠지.

 또한 기분이 불쾌하지만 지금 나는 스카우트하는 입장.
그리고 저 녀석들은 굳이  따라가지 않고도 이곳에서 충분히 성공할 녀석들이다.
오히려 내 줄을 잡으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겠지.
철저히 내가 을. 저 녀석들이 갑이다.

“뭘 그렇게 잡담을 하느냐! 시간이 남아도느냐? 종횡 베기  번씩 하고 싶나?”
“아닙니다!”

핀돌프의 말에 기사들이 화들짝 놀라면서 다시 수련장은 땀과 고함으로 가득 찼다.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는다.
마치 없는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에 일단은 이를 갈며 물러난다.

어쩔 수 없잖아.
난 그래도 누울 자리는 보고 발을 뻗는다.
여기서 내가 신분을 내세우며 행패를 부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이들은 여태까지 내가 휘둘렀던 평민이나 메이 같은 하녀가 아니니 말이니까.

어차피 고급 인력을 구하려고 기사를 붙여달라고 아버지한테 말한 것이었다.
고급 인력이라면 자존심도  있어야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나랑 지내면 결국 그 자존심도  없어지겠지만 말이다.

저들이 수련하는 동안 난 구석에서 녀석들을 관찰했다.
재빠르게 다른 기사들의 스텟도 악마의 눈을 발동해서 알아본다.
핀돌프 기사단장만 알아보기는 좀 아쉽잖아?

다른 기사들도 핀돌프처럼 괴물들일까 궁금해서 악마의 눈을 발동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핀돌프가 유별난 것이었다.
나머지 기사들은 뭐 별거 없네.

레벨 11~35정도.
젤 높은 녀석이 35인데 그 녀석은 부기사단장인지 훈련에는 참가하진 않고, 고참들끼리 모여서 시시덕대고 있다.

고참들은 딱 봐도 온몸에 흉터가 가득하고 신체단련이 잘 되어있는 데다가, 나이도 이미 30세 후반에서 50세 사이로 잔뼈가 굵은 놈들 같다.

기사라기보다는 용병 같은 놈들.
욕이 아니라 칭찬이다.

전쟁이나 전투에 관해서는 모르지만, 과거 송길준으로 살아왔었을 때도 자신이 비밀리에 썼던 조선족 사냥개들이 저런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었다.

애초에 저 나이 먹고 기사로 살아남을 정도면 저 정도 짬밥은 되어야겠지.
단순히 고등교육 받고 검술 실력 좋다고 살아남을 정도로 바깥이 만만한 세상은 아닐 테니 말이야.

개인적으로는 저런 놈들이 탐나지만 아마 기회는 없을 듯했다.
조금 눈을 낮춰서 훈련하고 있는 기사들을 보았다.

핀돌프의 구령에 맞춰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있는 기사들은 확실히 젊고 레벨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대부분이 11~20 사이.
저러니까 내 둘째 형인 로이가 레벨 15인데 저들 사이에서 으스대고 있는 거겠지.



그때,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 뒤통수가 화끈해진다.
깜짝 놀라서 뒤를 바라보니깐 건장한체격의 내 둘째  로이가 날 보며 비웃음을 짓고 있다.

진짜 너 양반은 아니구나.
자기 욕하는 것을 어떻게 알고 어느새 뒤에 와 있다.

“뭘  놓고 있냐? 내 말  들리냐?”
“아, 둘째 형이시군요.”
“아? 이게 미쳤나.”

퍼억

다시 한번 뒤통수가 화끈해진다.
와, 송길준이 많이 죽었네.
여차하면 다 뒤집어엎고 망나니 엔딩 찍고 싶은데 참는다.

“소식은 들었다. 크래스 장원 같이 갈 기사를 뽑는다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똘아이인  똑같네, 아주.”
“그게 무슨 소립니까? 아우는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내가 아버지에게 말한 말이 아주 거름망에  빠져나가듯이 술술 새나갔나 보다.

아마 입구에 지키고 있던 병사가 내 방문을 어머니들한테 알리고 그년들이 부리나케 아버지에게 가서 무슨 얘길 했는지 말해달라고 아주 닦달을 했겠지.
 봐도 뻔하다.

내가   접어주니까 아주 신나서 어깨를 으스대며 주절댄다.
그래, 어디까지 나불대나 보자.

“그러니까 네가 머리가 돌이라는 거야, X꺄. 네가 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봐라. 너 같은 노답녀석 따라서 그 저주받은 장원으로 갈 놈이 있겠냐?”
“있을 수도 있잖습니까?”
“어휴, 답답한 놈. 내가 너 따라간다는 놈이 있으면 너한테 이천 골드라도 주마. 설마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말이야.”

이천 골드면 평행세계의 대한민국에서는 이천만 원.
상당히  거금이다.
그만큼 이 로이라는 녀석은 내가 기사를 단 하나라도 데려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네가 불쌍해서 말해주는 건데…어휴, 우리 엄마랑 엄마가 다 손 써놨대. 이미 핀돌프님까지 얘기 끝내놨으니까 웬만하면 그냥 돌아가라.”

역시 둘째 형 포지션은 이러는  정석이다.
가장 앞에서 미주알고주알 정보를 다 흘려준다.
겉으로 보면 주인공한테 가장 나쁘게 대하지만 최소한 앞뒤가 다르진 않지.

그래서 망나니 막내 공자 스타트 소설들은 바로 위에 막되게 구는 형과 친해지는 스토리 라인이 많다.

미안하지만 나 송길준이가 주인공인 이 세계관에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그래도 넌 나중에 다른 녀석보다는 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그래서 이 동생에게 희망이 없다는 걸 놀리려고 오신 겁니까?”
“큭큭, 넌 내가 너 따위에게 시간 쓰려고 여기까지  정도로 한가한 놈을 보이냐?”

응,  원래 한량이잖아.
수저 잘 물고 태어난 주제에 갑자기 부심 부리네.

“앞으로 내가 영주가 되면  녀석들은 다  부하가 되는  아니냐? 당연히 내 부하들이  훈련하고 있는지 점검하러 온 것이지.”

어휴, 이놈은 텄다.
어쨌든 위에 첫째 형이 버젓이 있는데지 속마음 숨기지 못하고 동네방네 떠들고 있는 걸 봐라.
내가 이 망나니 놈에게 빙의되지 않았다면 영주는 첫째 형이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사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둘째 형을 힐끗 본다.
로이는 내가 보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어딘가를 뚫어지게 보고만 있다.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시커먼 사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눈부신 백갑의 여기사가 보인다.

로이 녀석.
점검은 핑계고 저 계집 보러 나왔구나?
크래스 장원에 데리고 갈 기사를 정했다. 



사상 최악의 주인공〈 11화 〉너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