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오빠가 많이 예뻐해줄게
메이의 조갯살에 행하고 있던 힘찬 피스톤 질을 멈추었다.
그녀의 푸근한 엉덩이랑 잠시 이별할 시간.
어차피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사용 가능하니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쓰윽
그녀의 균열에서 꺼낸 내 하초에 온갖 정체불명의 애액이 묻어있다.
망설이지 않고 엎드려 있는 메이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 다음 얼굴에 쓱쓱 닦는다.
그야말로 얼굴 걸레.
혹은 면상 걸레.
그녀는 순순히 눈을 감고 잡티 하나 없는 자신의 흰 얼굴에 내 물건에 묻은 불결한 물질을 모조리 받아들인다.
그녀의 기다란 속눈썹에 액체가 엉기고 볼에도 주르륵 액이 흐른다.
마치 인간이 아닌 걸레를 대하는 모양새.
셰릴의 표정이 더더욱 일그러진다.
그래, 난 너의 그런 반응을 원하고 있다고.
20살짜리 여자애 흥분시키기 너무나도 쉽구먼.
그것이 성적으로든 감정적이든 간에 말이야.
난 일부러 화난 척을 하며 셰릴을 노려본다.
“수습기사 셰릴, 방금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겠는데?”
“나야말로 그냥 넘어갈 수 없겠어. 이 쓰레기야. 네가 귀족이야? 너 같은 놈은 귀족 자격도 없어. 당장 검을 들어라.”
그래도 뭐, 기사가 되어서 발가벗고 있는 무방비의 인간을 기습하고 싶지는 않다 뭐 이거냐?
쟤 머릿속에 기준을 모르겠네.
하여간 기사 놈들은 참 인생 어렵게 살아.
“내가 왜? 내가 굳이 왜 너랑 검을 겨뤄야 하지.”
“그건…”
“내가 기사인 자네의 명예를 모욕했나? 아니면 자네랑 씻을 수 없는 원한관계가 있나? 혹은 지금 눈앞에 메이란 하녀가 자네의 정인(情人)이야? 혹시 그쪽 취향인 거야?”
“말,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렇지.
너랑 나랑 싸울 이유가 없거든.
귀족이 하녀를 어떻게 다루든 그건 귀족 마음이다.
물론 다른 귀족 소유의 하녀를 이렇게 건드리면 주인이 뭐라고 할 수는 있지.
그렇지만 셰릴 너는 메이의 주인이 아니잖아?
메이랑은 내가 가까워도 더 가깝지, 오늘 처음 본 웬 여기사가 더 가까울 리가 없지.
애초에 정당성은 내 쪽에 있는 상태.
오히려 모욕은 내가 당했으면 당한 거지.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나란 말이다.
“셰릴, 넌 군신관계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물론 너랑 나랑 충성을 맹세한 사이는 아니다만, 난 엄연한 영주의 아들이고 넌 휘하 기사의 딸이야.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존중할 의무가 있을 텐데?”
으드득
셰릴아. 이 닳겠다.
지금은 그렇게 막 이 갈아도 잘 모르지만 나이 들면 아파진다.
이 동네는 보아하니 치과도 없는 것 같던데.
“도련님, 지금 화가 나지 않으십니까? 명예를 모욕당했으니 저에게 결투를 신청해 주시지요.”
“아니? 내가 왜? 난 너한테 모욕당해서 기분이 매우 좋은걸? 좀 더 모욕해줘.”
이쯤 돼서 취향 M인 거 한번 밝혀주시고.
난 M자 탈모는 아니지만, M을 좋아한다고.
오죽하면 햄버거도 M에서만 먹을까.
자기가 욕하고 자기가 결투해달라고 조르는 모양새.
북 치고 장구 치고가 따로 없다.
오히려 모욕당한 사람은 괜찮다고 한다.
큭큭, 이거 뭔 상황이냐?
“야, 이 개X끼야. 넌 불X도 없냐? 여자가 먼저 일대일을 하자는데 꼬리를 말아?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내 불알 지금 보이잖아. 가랑이 사이로 흔들흔들하는 거 안 보여? 눈이 많이 좋지 않나 보네. 그쪽으로 갈 테니 똑똑히 봐둬.”
“으악! 오지 마. 오면 찔러버릴 테니까! 그리고 당장 바지 입으라고. 쫌!”
큭큭큭.
바바리맨이 된 기분이네.
지구에서 여고나 여중에 꼭 한 명씩 있다던 그 미친 X들.
심지어 바바리맨들끼리 구역까지 나눠서 출몰한다던 소문이 있었지.
“저기…기사 아가씨. 전 괜찮아요. 정말 감사하지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어요. 이미 이렇게 되었는걸요? 그보다는 아가씨 스스로 조심하세요. 우리 도련님은 그… 생각보다 놀라운 분이니깐요.”
어쭈?
메이가 침대에서 엎드린 자세 그대로 고깃구멍을 벌렁거리며 셰릴을 구조하려 한다.
너의 그 모습이 셰릴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건 전혀 모르나 보네.
그래. 너는 알겠지.
내가 어떤 식으로 여자들을 굴종시키는지 말이야.
그렇다고 내 작업을 방해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메이?”
“네?”
“너 미쳤냐?”
메이의 눈에 또 공포가 차오른다.
내 작업을 알고도 방해한 거겠지.
그것이 셰릴에게 해줄 수 있는 메이의 유일한 도움이었을 거다.
하지만 넌 선을 넘었다고.
방금 기분이 매우 안 좋아졌어.
“우리 사이에 이제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내가 왜 널 이렇게 대하는지는 알고 있지?”
“…물론이에요. 절 마음껏 망가뜨려 주세요.”
퍼어억
손바닥도 아니다.
주먹으로 그대로 배를 갈겨버렸다.
이른바 배빵.
메이의 눈이 커다랗게 확장된다.
푸른색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고인다.
자연스레 벌려지는 메이의 입.
그곳에서 투명한 위액이 울컥 뿜어져 나온다.
“우웩! 우웨에에엑!”
이번엔 조금 고통스러운지 그녀의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카르마도 주지 않는 것으로 봐서 메이도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뜻.
나도 생산성 없는 짓은 하고 싶지 않지만, 방금은 기분이 나빠서 손찌검을 좀 강하게 했다.
그녀의 보드라운 복부에 내 주먹 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
“아직 안 끝났어. 네 얼굴은 뭐지?”
“…걸레입니다.”
“그래, 내 방의 바닥이 너 때문에 더러워졌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주저하지 않고 메이가 얼굴을 사용해서 방바닥을 쓱쓱 문지른다.
한쪽 볼로 안되면 두 쪽 볼로.
이마로 눈두덩으로.
마지막으로 혀로 핥아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 장면을 고개를 숙인 채 바라보는 여기사.
찰랑거리는 은발이 그녀의 얼굴을 가려서 표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진 충분히 예상되었다.
“…야.”
“야? 지금 설마 날 보고 말한 건가? 메이보고 말한 거겠지?”
“당장 칼 들고 튀어나와. 그렇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여주겠어.”
오우.
이건 제대로 열 받은 것 같은데?
아예 꼭지가 돌아버린 듯하다.
가만 보니까 얼굴이 시뻘개진 것을 넘어 새하얘졌다.
이렇게 되면 메이가 내 작업을 도와준 것이 되는 건가?
요 귀여운 년.
잘했다, 메이야.
근데 넌 왜 표정이 그 모양이니?
오히려 역효과를 냈음을 인지했는지, 다급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셰릴에게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셰릴은 이미 꼭지가 돈 상태.
메이가 뭐라 하든 다 자기를 구해달라는 신호로 밖에 보이지 않을 거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너랑 나랑은 그런 관계가 아니…”
쌔액 퍽
내가 기대고 있는 벽 바로 옆에 구멍이 뚫린다.
와. 나 방금 인생 하직하는 줄 알았다.
무섭네. 진짜.
얘 진짜 꼭지 돌면 앞만 보고 돌진하는 멧돼지 같은 년이었구나?
“절차고 나발이고 당장 튀어나와. 난 지금 내 기사생활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네 녀석을 죽이고 싶으니까 말이야. 나가기 싫다면 여기서 끝내줄게. 최소한의 저항할 기회를 받아들여라. 네가 불X 두 쪽 달린 사내라면 말이야.”
흐음. 조금 세게 나오는걸?
그러면 나도 맞불을 질러줘야겠지.
“어디서 계집 따위가 집에서 서방 기둥이나 만족하게 해줄 것이지, 칼 좀 들었다고 눈에 뵈는 게 없나 보군.”
“뭐?”
이쯤이 되어서 비하 발언 한 번 해준다.
여기사로서 긍지가 상당할 텐데 이런 말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역시나 눈깔 뒤집히네.
좀만 더하면 진짜 찔릴 것 같으니 일단은 이쯤에서 스탑.
“좋아,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당장 밖에 나가서 결투하지. 대신에 조건이 있다.”
“뭔데. 빨리 말해라. 난 당장 네놈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고 싶으니깐 말이다.”
“결투에서 내가 이긴다면, 넌 영원히 내노예가 되어라. 저기 메이처럼 말이야.”
멈짓.
셰릴이 정신이 조금 들었는지 얼굴에 혈색이 돌아온다.
조금 자극이 심했나?
처음에는 그냥 내 소속기사로 만들어서 서서히 조교 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얘 눈깔 돌아가는 것 보니까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서 진도를 확 빼버렸다.
“…좋아, 어차피 내가 이길 테니 상관없겠지. 그럼 나도 조건을 달겠다.”
“날 죽일 셈 아니었던가?”
“처음엔 그러려고 그랬지. 그런데 너같은 쓰레기를 죽여서 내 기사생활을 망치는 것도 아까워서 말이다.”
오우.
무슨 조건을 달지 심히 궁금해지는걸?
그래도 아까보다는확실히 이성적이네.
“내가 이기면, 넌 크래스장원에 들어간 뒤에 절대 나오지 마라. 본성에도 오지 마. 물론 메이와 나를 데려갈 수 없음은 물론이다.”
“뭐, 그 정도야 감수하지.”
“또 있다.”
뭐야. 왜 자꾸 조건이 늘어나는데?
어이가 없네.
난 딱 조건 하나만 달았는데 얘는 왜 원 플러스 원을 하냐.
어차피 내가 이기면 상관없는 거니깐 일단 들어나 볼까.
“네놈 성정으로 보아하니 크래스 장원으로 가서도 그 못된 버릇은 못 고치겠지. 그러니 앞으로 그 어떤 여인도 건들지 마라. 결혼은 물론이고 잠자리도 가지지 마.”
오호라.
아예 사람 하나 병X으로 만들려고 작정을 했구나.
하긴 요년도 나한테 지면 인권이 날아가는 거니깐 어느 정도 동등한 조건이려나?
“받아들이지. 그런데 내가 만약에 진다면 크래스 장원에서 얌전히 지낼 줄 네가 어떻게 확인할 셈이지? 직접 장원에 와서 감시라도 할 셈인가?”
“그런 수고스러운 일을 할 내가 할 이유는 없지. 천사의 계약을 맺도록 하자.”
천사의 계약?
그건 또 뭐지.
계약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걸 보니깐 약속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천사의 계약이 뭐지?”
“…한심한 놈. 그것도 모른단 말이냐? 일단 밖으로 나가. 그게 뭔지는 직접 보여주면 알겠지.”
그러면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간다.
잘되었군.
따라가기 전에 뒤에 남아있는 메이를 보고 싸늘한 눈초리로 말했다.
“메이, 앞으로 다시는 그렇게 함부로 나서지 마라. 이건 경고야.”
이미 메이는 조교가 완료된 하녀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돌발적인 행동을 한다면 나로서는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다.
방금도 결과가 좋았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셰릴이 메이의 말에 불길함을 느끼고 발을 뺐으면, 오늘이 메이가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을 것이다.
그녀도 내 말뜻에 내포된 뉘앙스를 눈치챘는지 고개를 침대에 박으며 덜덜 떨었다.
“메이는 오지랖을 떨지 않을게요! 맹세해요.”
“…그래. 다음은 없다는 것만 알아둬.”
잘하라는 의미로 그녀의 조갯살을 한대 툭 쳐줬다.
메이는 자극이 왔는지 움찔 몸을 떨었다.
아직도 끈적거림이 남아있는 그녀의 그곳.
손에 묻은 것을 대충 그녀의 엉덩이에 닦은 뒤, 어질러진 방을 정리하라 해놓고 휘적휘적 나왔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셰릴과의 전력 차를 생각해보았다.
일단 힘스텟은 내가 훨씬 높다.
그건 팔씨름으로도 증명되었다.
문제는 셰릴도 내가 자신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
레벨 1이래서 방심을 유도하는 것도 연무장에서의 팔씨름 때문에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겠지.
아마 시작부터 방심하지 않고 전력으로 상대해올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나보다 힘은 약하지만 민첩스텟은 압도적으로 우위다.
빠르기로 이리저리 치고빠지면서 내가 타격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사실상 승리는 불가능.
셰릴도 그걸 노리고 나에게 결투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
심지어 팔씨름이 아니라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은 그녀의 주특기이니깐 말이야.
“할 수 없군. 새로운 스킬을 시험할 기회인가?”
진실의 방.
상대의 스텟을 절반 뺏어올 수 있는 사기 공간이라면 그녀와 나의 빠르기가 동등하다는 말.
원래도 내가 힘이 강했는데, 그곳에서는 내가 월등히 강해지니 아무리 날고 기는 년이라도 별수 없으리라.
벌써 진실의 방에서 그녀가 지을 표정을 상상하니 하초가 벌떡 서는 것이 느껴졌다.
기다려라. 셰릴.
오빠가 많이 예뻐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