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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스탠바이 큐





〈 22화 〉스탠바이 큐

일을 끝낸 메이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얼굴은 온통 정액투성이에 가슴에도 끈적한 점액질이 말라붙어 있었고, 사타구니나 허벅지에도 애액과 쿠퍼액이 흠뻑 나와 그녀를 적시고 있다.

몸에서 나온 액체란 액체를 모조리 온몸을 사용해서 받아낸 것이다.
그런데도 메이는 씻을 생각조차 하고 그대로 옷을 입는다.

아마 저 상태면 냄새가 옷에 심하게 배어서 내가 배출한 액에서 풍기는 수컷의 향기가 그녀의 주변에 떠돌 것이다.
완벽히 내 소유물이 된 암컷이라는 것을 다른 수컷들에게  알리는 셈이다.

“메이, 적어도 이틀 동안은 샤워 금지다. 내 냄새를 온 주변에 풍기고 다녀라.”
“알겠습니다, 주인님. 제가 주인님의 계집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챌 수 있게 세수조차 하지 않겠습니다.”

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아직 얼굴 쪽에 마르지 않은  정액이 볼을 타고 쭈욱 흐른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셰릴.
그녀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빼액 질렀다.

“정말 야만적이군요.지금 당신들의 모습을 누가 보면 짐승이라 해도 믿을 거예요!”
“흠, 그 말은 너는 이 시합에서 기권하겠다는 말로 해석해도 될까?”
“기권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정상적인 종목으로 경합을 해달라는 거죠. 이건 시합이라고 하기도 수치스러운 행위였어요.”

어쭈.
얘 말하는  좀 봐라.
싸가지 어디로 팔아먹었냐?
그러면 여태까지 이 지X를 떨면서 나한테 엉겨 붙으려고 노력한 메이는 뭐가 되는데?

뭐, 상관없다.
본인이 첩이 되고 싶다는데  년 대우를 해줘야지.

“메이, 내 곁으로 와라. 침대에 누워. 넌 자격이 있다.”
“주인님, 제가 어찌 고귀하신 주인님과…”
“두   하지 않는다. 누워라.”
“넵.”

메이가 다소곳하게 침대에 누웠고 내가 그 옆에 누워서 메이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그녀는 벌써 좋아 죽으려고 한다.
어차피 남자의 소유물이 될 거라면 이렇게 납작 엎드려서 사랑이라도 받는 게  나은 인생이라는 걸 메이도 안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단순한 메이가 셰릴보다 더 똑똑한 거다.
물론 나한테 당한  셰릴보다 더 많아서 이러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야.

그녀의 황금빛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자 메이도 지지 않겠다는 듯 내 볼에 뽀뽀한다.

넘치는 애정행각.
마치 젊은 커플이나 신혼부부가 할 법한 행위다.
그 장면을 침대 밖에 서서 눈앞에서 보는 셰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한국에서도 자기는 솔로인데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에서 커플들이 애정행각 하는거 보면 불편하잖아?

내가 커플이어도 그건 불편하다.
괜히 핸드폰 만지작거리면서 여친한테 카톡하고 전화도 해보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그 장소를 피하는 것이지.

그렇지만 셰릴은 지금 나한테 묶여 있는 몸.
내 명령 없이는 나가지도 못한다.
그 정도는당연히 인지하고 있겠지.

그냥 서서 나와 메이의 쭙쭙 쫩쫩을 보며 소외감이나 느껴야 한다는 말씀.
셰릴아, 그게 네가 선택한 길이다.
나 송길준의 입맛에 드는 걸 거부하면 어떤 가시밭길이 펼쳐지는지 보여줄게.

“셰릴, 나와 메이가 꽁냥대는 것이 불편한가?”
“안 불편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누구나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대놓고 앞에서 보고 있으면 불편한 감정이 들어요. 그게 정상이죠.”
“내가 배려가 부족했군. 오늘 여러모로 고생이 많았어. 나가도록 해봐.”

셰릴은 내 말을 듣고 살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꾸벅 숙인다.
 표정이 마치 온종일 일거리에 치여서 퇴근도  하다가 지하철 막차 끊기기 직전에 퇴근 허락받은 신입사원 표정이다.

셰릴아, 근데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지?
원래 퇴근하는 녀석 뒤에 대고 빠톡으로 연락하겠다는 상사가 바로 나였거든. 요년아.
칠룡노블즈를 키운 젊은 사장의 수완을 얕보지 말라고.

“셰릴, 내 얘기 안 끝났어. 잠깐 멈춰.”
“또 뭐지요? 포션을 발랐다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에요. 제 손목 발목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 주, 주, 인님.”

큭큭.
마지막에 주인님 작게 말하는  봐라.
아직은 창피하다. 이거지?
그럼 창피함의 역치를 높여줘야겠네.

“원래 재활훈련은 그냥 쉬는 것보다는 조금씩 움직여 주는 것이 좋지. 지금 즉시 옷을 모두 벗고 연무장을 100바퀴 뛰고 오도록.”
“…네?”

셰릴은 순간 멍청한 표정으로 내 말을 되묻는다.
귀먹었니?
젊은 애가 벌써 말귀를 못 알아먹으면 어쩌려고 그러지.
걱정되네. 큭큭.

“다시  말한다. 발가벗고 연무장 100바퀴 돌고 오도록. 바로 실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저보고 창피해 죽으라는 거예요? 겨우 생각해낸 괴롭힘 방법이 겨우 그거냐고요.”
“어, 그거야. 당장 뛰고 와. 안 그러면 기사 인력이고 뭐고 그냥 천사 불러서 계약 불이행했다고 말할 테니까.”

그녀가 죽일 듯이 날 노려본다.
노려보면 뭘 어쩔 건데?
내가 피식 웃으면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니까 저년도 내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알았나 보다.
얼굴이 살짝 하얘지는 셰릴.

“그게 네가 선택한 길이다. 난 첩 년한테까지 다정하게 대해줄 자신은 없어. 넌 내 장난감이다. 아 참, 그리고 내일부터는 네가 메이를 대신해서 내 식사 시중이랑 들고 방 청소를 해라.”
“주인님, 그건 제 역할 아닌가요?”
“넌  필요 없어. 내일부터 넌 쭉 내 침대에 있어라. 섹스도 네가 원할 때만 해주마. 목욕 시중은 개인적인 영역이라 네가 해줘도 되고 귀찮으면 셰릴을 시키든가.”
“그건 제가 할게요. 감히 첩 년 따위가 제 허락 없이 주인님 물건을 만지게  수는 없죠.”

오호라.
메이야, 너 좀 친다?
장단을 제법  맞춰준다.
어찌 보면 정실부인에 꽤 소질이 있다고 생각된다.

셰릴은 이제 핏줄이 보일 만큼 얼굴이 창백해진다.
다리가 덜덜 떨리는  보니 이제야  앞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보이나 보네.
야, 이제 시작이야.
아직 크래스 장원은 가지도 않았다고.

“여기 보는 눈이 얼마인데 저한테 그런 걸 시킨다는 거죠? 당장  아버지가  일을 아신다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가만있지 않으면 어쩔 건데? 뭐, 내 목을 베기라도 하시려나? 당사자 간의 계약에 외부인이 끼어들어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계약 위반이라는  모르나?”

솔직히 이쪽 세계 천사의 계약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저렇게 맹신하는 거로 봐서는 주먹구구식은 아니겠지.
외부 압력 때문에 계약 내용을 뒤집을 수 있다면 계약 자체가 효력이 없어지는 거잖아?

분명 안전장치가 있을 거로 생각했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셰릴이 아무 말도 못 하고 버벅거린다.

“왜 아무 말도  하지?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나?”
“……”
“내일부터 메이가 일은 전부 네가 한다. 기사라고 뻗대지 마. 사회적인 서열은 네가 메이보다 위일지 모르겠지만 내 앞에서의 서열은 메이가 너보다 위다. 알았나?”

메이야, 그렇게 감동에 젖은 눈길로   필요는 없어.
나도 셰릴 기를 죽여놔야지 앞으로 다루기 편하니깐 이렇게 하는 거야.
물론 겸사겸사 메이에게 이렇게 호감작도 해놓으면  말을 잘 들을 테니 일거양득이긴 하다.

하긴 생각해보면 언제  네가 하녀 신분으로 엘리트 귀족 기사한테 대접을 받아보겠니?
좋아하는 게 이해가 되긴 한다.

“그러면 당장 옷 벗고 뛰고 와. 싫다면 영원히 연옥에서 불타든지. 그건 네 결정이다.”
“…할게요. 저도 그 시합이란 걸 할게요.”

큭큭큭.
결국 참가할 거면서 뭘 그렇게 비싸게 굴었던 거야.
네가 생각해도  영지에서 발가벗고 뛰었다간 평생 신세 망칠 것 같지?
나야 어차피 망나니니 미친놈 취급받으면 끝이지만,  이미지는 완전히 회복 불가능이겠지.

“아까 시합을 다시 하고 싶다는 얘긴가? 정실 부인?”
“네, 정실 부인이 되면 최소한 이런 불합리한 요구는 안 하신다는 거죠?”
“물론 최대한 네 편의를 봐줄 생각이다. 하지만 네가 과연 메이를 이길 수 있을까?”

슬쩍 옆을 바라보니 메이가 볼을 부풀리며 자신의 꽉 찬 B컵 가슴을 두 손으로 받쳐 올리면서 뿜뿜하고 있다.
헐, 지금 셰릴한테 슴부심 부린 거니?
메이 얘는 양파도 아니고 진짜 까도 까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네.

셰릴은 그런 메이를 보고 살짝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방구석으로 갔다.
뭘 하려는 거지?
갑자기 창가에 가서 커튼을  치고 자신의 몸을 감추는 셰릴.

부스럭 부스럭

뭘 하려는 건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옆을 슬쩍 바라보니 메이도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커튼 쪽을 바라본다.
표정에 여유가 느껴지는 것을 보니  해도 자신의 낙승을 예상하는 모양이다.

펄럭

마침내 커튼이 걷히고 셰릴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지?
처음에 들어갈 때랑 별다른 점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니구나.

셰릴은 갑옷을 받쳐입고 있었다.
하의 쪽은 원래도 내가 찢어놨기 때문에 새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보였다.
그런데 요년이 이제는 상의까지 탈의했다.

말 그대로 발가벗은 상태로 갑옷만 입은 상태.
그 상태로 방 한구석에 있던 자신의 무기 레이피어를 든다.
그리고는 자세를 취한다.
마치 펜싱 선수가 찌르기 전 준비자세다.

지구에서 올림픽을 가끔 봤었다.
당연히 펜싱도 봤었고 말이다.
다리를 어깨너비보다 조금  벌리고 자세를 낮춘다.
그리고 팔을 살짝 들어준다.

그 자세를 알몸에 갑옷만 입고 해봐라.
큭큭큭.
조갯살은 물론이고 갑옷의 이음새 사이로 귀여운 젖가슴이 모조리 보인다.
은색의 음모가 보이는 사타구니를 가릴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로 셰릴이 비장한 표정으로 레이피어로  노리며 말한다.

“…난 도레미 왕국의 마지막 여기사 셰릴. 비록 마왕 데이몬의 침입으로우리나라는 멸망했지만, 난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그것이 기사로서의  임무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지요? 저한테 안 될 것 같으니깐 무리수를 두시는 건가요?”

메이가 어리둥절하면서 셰릴에게 묻는다.
하지만 난 셰릴이  원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

요 똑똑한 녀석.
역시 배운 녀석이라 생각하는 게 좀 다르구나.
그래, 머리는 그렇게 쓰는 거다. 이 계집아.

“메이, 시합 시작이니깐 다시 침대 바깥으로 나가 있어.”
“예? 주인님. 하지만…”
“내  안 들려? 지금은 네 금색 보지에 관심 없다고. 지금은 은색 보지가 땡기니까 저리 가 있어.”

메이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서 침대에서 물러나게 한 뒤에 나는 일어났다.
벌써 꼴려서  하초가 덜렁덜렁한다.
그리고는 나도 알몸인 채로 예전에 잠깐 오락실에서 봤던 철권 게임의 격투가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그래, 내가 마왕 데이몬. 네년 아비의 목을 잘라 성문 밖에 효수하고 네년의 오빠가 보는 앞에서 네년의 어미를 강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빠를 참(斬)했지. 너희 나라와 가족은  때문에 망했다. 이제 남은 건 너 하나. 들어오너라.”

그런  없다.
도레미 왕국이 어딘지도 모른다.
아마 셰릴이 즉석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나라겠지.
그래서 나도 가상의 인물 마왕 데이몬이 되었다.

지금 셰릴과 나는 역할극 중이다.
마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흔히 하는 소꿉장난.
아빠 놀이 엄마 놀이 같은 거다.
그걸 살짝 바꿔서 난 침략한 마왕 역할이고 그녀는 끝까지 저항하는 여기사 역할인 거지.

“오늘 너를 죽이고 원수를 갚겠다. 하아압!”
“그래 들어와라! 마지막 남은 너를 굴복시켜주겠다.”

그렇게 알몸에 갑옷만 걸친 미친 여자와 하초를 덜렁대는 또라이 남자가 비좁은 방 안에서 한 편의 연극을 찍는다.

관객은 짝가슴 금발 미녀 한 명.
그럼 시작한다.
스탠바이 큐!

 



사상 최악의 주인공〈 22화 〉스탠바이 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