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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눈 앞에 놓인 거나 잘하자





〈 32화 〉눈 앞에 놓인 거나 잘하자

육변기가 되라는  충격적인 말에 순간 마을 여인들이 멍청한 표정을 짓는다.

“나으리, 육변기라는 말은 대체….”
“육변기가 뭔지 모르는가?”

그 말에 나이 많은 여인들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날 보았고 아직 젊은 여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이 많은 여인들에게 그 의미를 물어보았다.

“네에?”
“말도  돼.”

젊은 여인들도 뜻을 알고는 질린 표정으로  본다.

“나으리, 혹시 잘못 말씀하신 게 아니신겁니까?”
“잘못 말한 아니다. 내가 원할 때 화장실처럼 쓸 수 있는 정액받이가 되라는 얘기다.”

거짓말 하나 없이 가감 없이 한 말에여인들의 눈빛이 세모꼴이 된다.
순식간에 여인들 사이에 형성되는 적대적인 분위기.

이를 느낀 듯 메이가 긴장한 기색으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셰릴이 레이피어를 전방으로 겨누고 언제든지 출수할 준비를 했다.

“왜, 제안이 얼토당토않아 보이는가?”
“당연하지요. 영주님, 저희는 농노(農奴)지 성노(性奴)가 아닙니다. 성노에게나 하실 취급을 저희가 받아야 할 이유는 없어요.”
“너희 가족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해도 말인가?”

내 말에 침묵을 지키는 여인.
몇몇 여인들은 벌써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
슬슬 넘어오는구나.
하지만 거기서 맥을  끊는 계집이 하나 있었다.

“나으리, 그건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시녀로 모시라고 하면 그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육…. 그건 도저히 안 되겠네요.”

역시 부녀자 대표 엘리샤네.
여자들 또 엘리샤가 말하니까 우르르 몰려들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저년을 설득시켜야 뭐가 되어도 되겠군.

스윽

굴비처럼 묶여있는 남자들을 훑어본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젊어서 수염 자국도 제대로  난 녀석의 멱살을 쥐고 들어 올렸다.

“으으윽!”
“마틴! 마틴을 어쩔 셈이죠?”
“조용히 해라!”

셰릴이 우렁찬 목소리로 일단 제지를 시켰다.
난 마틴이라 불리는 남자의 눈망울을 보았다.

흠.
순진하네.
딱 괜찮은 제물이야.

“셰릴, 이 녀석에게 천사의 성물을 주어라.”
“네?”
“그때 나랑 결투할 때 천사 불렀던  목걸이 있잖아. 그거  손에 쥐여줘.”

셰릴은 내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했지만 결국에는 목걸이를 마틴의 손에 쥐여준다.

그래도 내 노예생활 좀 했다고 이젠 별말 하지 않고 내 말을 따르네.
장하다, 셰릴.

“마틴,  72 대천사를 믿나?”
“물, 물론입니다.”
“그걸 믿는 놈이 이런 짓을 하려고 해?”

윽박지르자 마틴의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고인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겠지.
 느껴지면 그건 뭐.
구제불능이고.

딱 봐도 착해 보이는 녀석을 골랐으니 가책을 느낄 거다.
아마도?

“지금 네가 들고 있는  72 대천사의 상징인 성물이다. 이에 대해서 알고 있나?”

도리도리

“한마디로 거짓을 말하면 천사들에게 직통으로 네 죄가 전달된다는 이야기지.”

 말에 마틴의 얼굴이 순식간에 공포에 물든다.
물론 성물 든다고 천사들이 다 보고 듣진 않는다.
아마 강림에 한해서만 기록이 되겠지.

하지만 마틴 이 녀석은 지금 120% 내 말을 믿고 있다.
역시 농사만 지은 농노 하나 구슬리게 되게 쉽네.

“자, 그럼 72 대천사들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겠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맹세해라.”
“네? 왜….”
“맹세 안 해? 그냥 여기서 죽여줘?”
“맹세하겠습니다! 72 대천사들 앞에서 거짓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좋아, 그럼 밑준비는 끝났고.
육수와 채수를 준비했으니 재료를 투하하면 된다.

“자, 날 독살하고 여기 있는 메이와 셰릴을 강간하려 했지. 강간이 끝나고 여자들을 어쩌려고 했지? 죽이려고 했나?”
“마틴! 그건 말하면  된….”



“끄아아아악!”
“입 안 다물면 그다음엔 심장이야.”

촌장이 마틴을 제지하려고 하자 셰릴이 레이피어로 손바닥을 찔러버렸다.

잘했다, 셰릴.
이 여자 점점 마음에 든다.
나중에 침대에서 많이 귀여워해 줄게.

“그, 그….”
“왜, 말하기 싫어? 셰릴, 그 레이피어로 이 녀석 새끼손가락부터 하나하나 잘라라.”
“네, 주인님.”
“잠시만요! 말할게요! 다 말할게요!”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한번 씨부려봐라.

“그…. 마을 외곽에 구덩이를 파놨어요. 거기에 묶어서 가둬두고 필요할 때마다 들르기로 했고요.”

그러니까 메이하고 셰릴 거기에 가둬두고 마음 내킬 때마다 마을 남자들이 따 먹으려고 했단 얘기잖아?

이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이럴 줄은 몰랐네.
이래서 시골 마을이 더 무섭다니깐?
사람들이 순수한데 그래서  잔인해.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 잠자리 날개 재밌다고 찢어버리는 것처럼 말이야.

“메이는 그렇다 치고, 셰릴은 기사야. 깨어나면 너희가 어떻게 감당하려 했지?”
“그, 어른들이 손목, 발목 힘줄 그어버리면 기사도 별수 없다고…. 흑흑.”
“뭘 잘했다고 질질 짜! 끝까지 말해. 어른들이 또 뭐라고 말했어.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다 말해.”
“그, 그, 거기를 남자들 전용 [화장실]처럼 쓰겠다고. 오줌은 땅에 싸고 그거는 계, 계집들 몸에 뿌리자고 했어요…. 전 정말로 하기 싫었어요! 용서해주세요. 흑흑흑.”

싸아아아

너무 조용해서 바람 부는 소리가 다 들렸다.
메이와 셰릴은 너무 열이 받았는지 당장 때려죽이고 싶은 걸 참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결국 셰릴이 참지 못하고 레이피어로 촌장을 겨눈다.

“잠깐, 셰릴. 참아!”

내가 이상한 기색을 느끼고 셰릴의 양팔을 잡자 그녀가 발광하면서 촌장을 노려본다.

“주인님, 저 새끼들 그냥 다 죽일게요! 이 마을은 글러 먹었어요. 뭐? 전용 화장실? 이 미친놈들이 돌았나? 나 셰릴이야. 왕국에서 제일 촉망받는 여기사라고! 너희가 수캐처럼 발정 나서 싸갈기는 더러운 거 받아주는 천한 년이 아니야. 이 돌아이 같은 놈들아!”

잠깐만.
얘 너무 열 받았는데?

아무래도 셰릴은 귀족인 자신이 하마터면 이런 농노들한테 윤간당하다가 생을 마감할 뻔한 게 꼭지가 돌았나 보다.

하긴 나 같아도 돌긴 하겠다.
그리고 그건 메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아, 그냥 저년들도 다 같이 죽이죠, 주인님. 이런 짐승 같은 놈들이랑 같이 산 여자들 어떨지 뻔하네요.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입 열어봐.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메이가 독기 어린 눈으로 마을 여인들을 쳐다보자 아까까지만 해도 육변기다 뭐다 하면서 날 혐오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여인들이 메이의 눈빛을 피하기 급급하다.

그러고 보니 메이도 본성 출신 하녀다.
그러면 평민 신분이고 적어도 여기 있는 농노년들보다는 신분이 위다.

메이도 맨날 성안에서만 쩌리였지, 여기 나가니 완전 준 귀족이었구나.

몰랐다야.
앞으로 참고할게.

간신히 발광하는 셰릴을 진정시키고 아까 당당하게 우린 농노지 성노가 아니니 어쩌니 했던 부녀자 대표 엘리샤를 바라보았다.

큭큭.
야, 너  내 눈빛 슬쩍 피하냐?

“들었다시피 이런 녀석들이다. 살려둘 가치도 없지? 그냥 죽이겠다.”
“잠시만요! 기다려 주세요!”
“왜, 설마 용서해달라는 건 아니겠지? 이 녀석들 너무 갔잖아. 절대 용서 불가능이야.”

주먹을 들어 마을 촌장의 머리를 겨누었다.
그대로 내리쳐서 머리를 깨버릴 생각.
지금의 내 힘스텟이면 가능하다.

휘이익

“잠깐!”

엘리샤의 새된 목소리에 내 주먹이 촌장의 이마에서  멈춘다.

“아, 왜 자꾸 멈추라는 거야. 짜증이 날라 그러네. 한 번만 더 멈추게하면 너부터 죽인다.”
“할게요! 육변기  테니까 제 아들과 남편은 살려주세요.”

응?
잘못 들었나?
지금 이런 남자들을 살려주겠다고 내 성노예이자 육변기가 되겠다고?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나?”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수십 년간 같이 산 남편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에요. 살려만 주세요. 그러면 육변기든 정액받이든 뭐든지 할게요.”

털썩
엘리샤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다.
와, 이걸 용서한다고?

역시 어머니는 대단하네.
여자가 대단한 건가.

이럴  보면여자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엘리샤가 함락당하니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하나둘씩 무릎을 꿇는 여인들.

“저도 육노예가 될게요. 그러니 남자친구는 살려주세요.”
“마틴은 살려주세요. 원하실 때 언제든지  몸을 허락하겠습니다.”
“성노가되겠습니다. 오빠를 구해주세요.”

결국, 크래스 장원의 모든 여인이 소유가 되겠다고 애걸한다.

이런 그림을 원하긴 했지만 마을에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줄은 나도 몰랐다.

천천히 작업 치려 했는데 후딱 끝나서 오히려 속이 후련하군.

“좋아, 그러면 계약을 해야 하니 다들 마을 회관으로 모이도록.”
“주인님, 이놈들은 어찌할까요?”

메이와 셰릴이 불타는 눈빛으로 마을 남자들을 바라본다.

“살려주겠다고 했으니 말은 지켜야겠지. 대신에 3일 동안은 회관 앞에 묶어두고 아무것도 먹을  주지 마라. 물도 주지 마.”

메이와 셰릴은 그것조차 가벼운 형벌이라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빛으로 사내들을 바라보다가 결국 자리를 떴다.

마을 회관은 생각보다 널찍했다.
적어도 촌장 집보다는 넓네.
가장 상석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기자 눈앞에 불타는 글씨가 떠오른다.

[이번에는 다수의 절망이 순간적으로 들어와서  번에 합쳐서 정산합니다.]
“새롬아, 그냥 네가 삐져서 늦게 처리해준 건 아니고?”
[...저번에도 말했지만  자극해서 좋을 것 하나도 없습니다.]
“미안하다,  가슴 언급한 건 네가 여자인지 인공지능인지 몰라서 떠본 거였어.”

 사과에 순간 새롬의 글자가 떠오르지 않다가 잠깐의 인터벌 후 다시 떠오른다.

[사과를 받아들이죠. 아무튼, 카르마 정산을 시작합니다.
이번에 얻은 카르마는 총 4010입니다.]

뭐? 4010?
미쳤네.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아니.
생각해보면 적은 건가?

노인과 애들 뺀 마을 구성원들 다 합치면 그 수가 37명이었다.
그들이 각각 100의 절망감을 느꼈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합계 카르마가 3700.

거기서 가족이 죽거나 뒤늦게  소식을알게  아이나 노인들다 합치면 4010 나오겠네.

“그러면 합계 카르마는 어떻게 되지?”
[상태창을 열람하시죠.]
“좋아, 악마의  발동!”

-상태창-
이름: 송길준
칭호: 비열한 악인(중하)
직업: 크래스 장원 영주
LEVEL: 1
힘: 48 민첩: 32 지력: 5 운: 2
보너스 스탯: 164
카르마 수치: 0/5600
스킬: 악마의 눈, 진실의 방
상태: 평행세계에 빙의, 연속 강간 성공, 유부녀 공략 성공, 하녀 조교 완료, 여기사 정복완료. 마을 점령 완료.

벌써 상태창이 뭔가 어마어마해졌다.
그리고 보너스 스텟 164.
대박 났다.
주식 넣은  10배 먹은 기분이네.

상태창에도 마을 점령 완료란 업적이 새로 생겼다.

무엇보다 칭호가 바뀌었다.
평범한 악인 ->비열한 악인으로 말이다.

칭호가 바뀌면 새로운 스킬이 얻어지기에 난 이번에 무슨 기술이 나올지 기대가 돼서 심장이 뛸 정도다.

“새롬, 새로운 기술이 뭔지 알려줄래? 너무 궁금해서 그래.”
[그럼 새로운 스킬을 공개하겠습니다. 새로운 스킬의 이름은 ‘몬스터 로드’입니다.]

몬스터 로드?
그건 또 뭔 괴상한 이름이다냐.
바로 스킬 감정해본다.

[몬스터 로드 : 자신보다 현저하게 낮은 스테이터스의 몬스터 100마리를 세뇌해 자신의 수하로 둘 수 있습니다. 세뇌할  있는 몬스터의 수나 종류는 후보자의 개인 기량이늘어남에 따라 점차 증가합니다.]

오!
이것도 좋은 스킬이다.

여태까지는  개인적인 강함을 위한 스킬이라면 이건 대인전을 위한 스킬이란 느낌이 강하다.

본인이 강해지는 데는 결국엔 한계가 있기 마련.
하지만  스킬을 통해 내가 세력을 만들 수 있다면 하나의 군주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좋아, 악마연합이 아주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군. 마치 항상 날 지켜보면서 나에게 무슨 스킬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주는듯한 느낌이야.”
[.....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응?
이건 내 혼잣말이었는데?
새롬이  갑자기 급발진하냐.
도둑에 제 발 저린 건가.

큭큭.
그렇다 할지라도 지금 악마연합이나 천사연합 쪽 생각하는  시기상조다.

눈앞에 놓인 거나 잘하자. 



사상 최악의 주인공〈 32화 〉눈 앞에 놓인 거나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