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그건 바로 내가 될 것이다
“흐윽…. 흑.”
순간 아침에 감성이 터졌나 보다.
어제부터 계속 꾹꾹 눌러 담아왔던 서러움이 폭발한 거겠지.
그 와중에 내 말 듣고 메이랑 셰릴 깰까 봐 필사적으로 입 틀어막고 어깨만 들썩거린다.
“야, 1호. 대답해,1호.”
“...네, 나의 주인님.”
더 몰아붙이는 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얘들과 나는 악마의 계약서로 연결된 상태.
나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어제 질내사정도 한 번씩 때려줬으니 모두가 내 자지를 겪은 20명의 여인.
보니까 육침대를 만들어서 깔린 다른 여인들도 엘리샤가 처한 상황을 보고 조용하게 울고 있거든.
완전 조교된 상태는 아니지만 20명이나 되는 여인들을 조금은 달래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엘리샤.”
“나의 주인님, 저는 1호입니다.”
“지금은 엘리샤라고 부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네.”
“힘들어?”
내 다정한 한마디에 다시 눈물보 터진 그녀.
침대 전체가 다시 조금씩 들썩거린다.
“아뇨, 남자가족들이 주인님께 못할 짓을 한 것을 저희가 대신 벌받고 있는 거잖아요.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은혜 갚아야죠.”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알고 있는 거랑 실제로 이행하는 건 또 다르지?
엘리샤의 마음을 파악하고 그녀를 휘두르는 것.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중요하다.
20명의 여인은 적은 수가 아니다.
생사고락을 같이하고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영혼이 연결된 육변기라는 점도 아주 매력적인 요소.
그리고 1호 엘리샤는 이 여인들의 암묵적인 리더이고 말이다.
앞으로 나는 이 육변기들을 다양한 용도로 쓸 예정이니 지금은 조금 부드럽게 가기로 한다.
“저기 내 아내들 보이지? 쟤들이 처음부터 나한테 이렇게 사랑을 받았을까?”
엘리샤가 조금 생각하다가 내 밑에 깔린 상태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그녀가 고개를 흔들 때마다 성노(性奴) 표식이 그려진 풍만한 가슴이 같이 흔들린다.
“그래, 내 성격에 어떻게 저 여인들이 처음부터 나한테 살갑게 대했겠냐?”
메이는 엉덩이에 피멍이 들도록 처맞고 수없이 강간당했다.
셰릴은 손목 발목이 다 부러지고 내 오줌에 골든 샤워까지 했었다.
다 과거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깨알같은 분위기가 우리 셋간에 형성이 된 것이다.
“원래 처음이 다 힘든 거야. 지금은 내가 의도적으로 너희에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하고 있는 걸 인정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저희가 받을 대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물론이지. 나를 따라와라. 날 주인으로 충실히 섬기고 나만을 생각해. 인생에 너희 남자는 이제 나 데이몬 주인님뿐이라고 생각하라고.”
엘리샤가 물기 어린 눈을 날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얼굴에 육변기(肉便器) 문신이 새겨진 순간 나만 바라봐야 하는 운명이긴 했지만, 말로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차이가 크거든.
“나에게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여. 그렇게 한다면 데이몬이란 이름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지.”
“무슨 맹세 말인가요?”
“시간이 지나서 내가 너희를 완벽하게 믿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 나의 육변기가 된 것을 감사하게 느낄 정도로 많은 것을 주고 사랑하겠다.”
육침대가 되어 차곡차곡 포개진 여인들은 나와 메이, 셰릴에게 깔린 채로 곰곰이 내 말을 곱씹었다.
어차피 제대로 잔육변기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같이 밤을 꼴딱 새웠던 것이다.
그런 고통 속에서 내 말은 어찌 보면 한 줄기 희망이라고 믿고 싶겠지.
“믿어도 될까요?”
“믿지 않으면 어찌할 테지? 다른 방법이라도 있나?”
“...없죠. 나의 주인님. 당신을 믿어보겠습니다.”
그러자 다른 육변기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의 표시를 해주었다.
이건 단순히 계약의 복종이 아닌 정신적인 복종을 하겠다는 의미.
“그나저나 오줌 마렵다.”
“입 벌릴게요. 향기로운 매우(梅雨)를 제 몸속에 뿌려주세요.”
매우(梅雨)
조선 시대 임금의 오줌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런 걸 농노가 어떻게 알았느냐 하면 할 말은 없다.
내 좆이 엘리샤의 벌린 입으로 쏘옥 들어간다.
“쌀게?”
끄덕끄덕
내 좆을 뿌리까지 삼켜서 오리입이 된 엘리샤가 동그래진 눈으로 날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에 쌓였던 노폐물을 결국 육변기에 시원하게 배설한다.
조르륵 조르륵 솨아아아
꿀꺽 꿀꺽
“으으음...”
배설의 쾌감과 함께 힐끗 엘리샤를 보니 그녀는 창백해진 얼굴로 빠르게 내 오줌을 삼키고 있다.
그녀의 여린 목이 쉴 새 없이 움직여 내 취침의 부산물들을 위장에 차곡차곡 쌓았다.
뚝 뚝
결국, 배설행위가 끝났다.
슬쩍 자지를 빼내자 엘리샤의 침과 내 오줌이 묻은 더러운 상태다.
“2호.”
“네, 나의 주인님. 입 벌릴게요.”
2호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입을 벌렸다.
1호 엘리샤의 입안은 이미 내 오줌 때문에 엉망진창이니 상대적으로 깨끗한 2호의 입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츄릅 츄르릅 츄릅
확실히 리더 엘리샤가 복종선언을 하니 나머지 여인들도 이젠 거부감 없이 날 따르려는 모양이었다.
정성껏 귀두서부터 뿌리까지 노폐물들을 핥아서 깨끗하게 만들어준 2호.
그녀의 입에서도 좆을 꺼내자 배설 행위를 완전히 끝낸 쾌감이 밀려왔다.
“코오오오~”
“쌔근쌔근~”
이난리를치는데도 메이와 셰릴은 아직 꿈나라 삼매경이다.
일부러 깨우고 싶지 않아서 나도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다시 조용해지는 마을 회관.
이참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새롬, 상태창 발동.”
스팟
-상태창-
이름: 송길준
칭호: 비열한 악인(중하)
직업: 크래스 장원 영주
LEVEL: 1
힘: 48 민첩: 32 지력: 5 운: 2
보너스 스탯: 164(+16)
카르마 수치: 400/6000
스킬: 악마의 눈, 진실의 방, 몬스터 로드
상태: 평행세계에 빙의, 연속 강간 성공, 유부녀 공략 성공, 하녀 조교 완료, 여기사 정복 완료, 마을 점령 완료, 육변기 종속 완료.
응? 카르마가 늘어났네?
어제만 해도 총합 5600이었던 걸 기억한다.
[육변기들을 사용하시면서 그들의 절망감 400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아하.
하긴 내가 조교를 좀 제대로 하긴 했지.
어찌 되었건 호재다.
결국, 카르마 총합이 6000.
그리고 보너스 스텟은 180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스텟량이 어마어마하다.
이것만 다 찍어도 벌써 왕국에서 손꼽는 강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받은 보텟만 따지면 전에 보았던 핀두르 기사단장에 필적할 정도.
그 사람은 1~30까지 보텟 120개, 그리고 30~45까지 역시나 보텟 120개로 총 240개의 보텟을 얻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카르마 도합이6000이고 스텟 100이 보텟 4로 전환되므로 (6000*4)/100=240.
결국, 나도 240개의 보텟을 얻은 셈이다.
물론 태생 스텟이 좀 차이가 나겠지만 그건 그래 봐야 한 자릿수 차이니 없는 거나 마찬가지.
현재 나는 스테이터스만 따지면 3급 소드마스터로 봐도 되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성장이다.
게다가 나에게는 진실의 방이라는 일대일 한정 사기기술도 있고 몬스터 로드라는 세력 구축에 용이한 기술도 있다.
또한 상대의 강약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절대 사기스킬 악마의 눈.
심지어 이 스킬들은 앞으로 내가 발전함에 따라 그 성능이 더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른바 어마어마한 사기캐란 말씀.
그렇지만 방심하지는 않는다.
‘역시 이런 정도의 성장을 해도 이 세계엔 분명히 나보다 강자가 많을 것이다.’
당장 72 대천사와 계약한 용사나 고위 대법관들의 능력을 전혀 모르지 않는가?
게다가 내 힘의 원천은 결국 마계 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악마연합에서 제공한 후보자 전용 스킬.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한다면 악마연합이 내 후보자 스킬을 가져간다면 난 아무것도 아닌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는 말.
결국에는 마계에 직접 가든 대리자를 통해서든 어떤 원리로 이 게임 시스템이나 후보자 경합이 운영되는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래저래 할 일이 참 많구먼.
뭐, 이대로 쭉 성장하다 보면 언젠간 알게 되겠지.
굳이 지금부터 조급하게 굴지않기로 한다.
어차피 지금 동동거려봐야 할 수 있는것도 없잖아?
“그나저나 보너스 스텟을 어디에 찍어야 하나?”
자그마치 180개.
이걸 잘못 찍었다간 그대로 망캐된다.
일단 현재 힘스텟은 48, 민첩스텟은 32이다.
“이건 일단 50으로 맞춰놓자.”
힘스텟 2개, 민첩스텟 18개를 찍었다.
가볍게 스텟창만 다시 확인한다.
힘: 50 민첩: 50 지력: 5 운: 2
보너스 스탯: 160
보너스 스텟 20으로 힘, 민첩 50을 맞췄다.
이렇게 된거 지력하고 운도 맞추고 싶네.
그런데 지력하고 운이 정확히 뭐에 좋은 건지를 모르겠다.
[지력은 후에 상세스텟에서 마법공격력, 마나력에 추가보정스텟을 받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학습력이 늘어나게 됩니다.]
새롬아.
너 내 생각을 읽는 거냐?
독심술 하지 마.
그거 아니야.
[내친김에 행운도 알려드리죠. 행운은 상세스텟 항목 중 회복력과 마법관통력, 그리고 정신내성에 보정을 받게 됩니다.]
설명 고맙고.
그런데이해가 안 되네.
“새롬아, 너 전에는 이런 거 권한 외라고 안 알려주지 않았냐? 갑자기 왜 이렇게 친절히 알려주지?”
[...제 맘입니다. 그리고 어제 하는 거 보니까 가망이 있을 것도 같더군요.]
가망이 있다.
가망이 있다라...
한마디로 내가 후보자 중에 상위권에 해당하는 활동을 펼쳤다는 얘기.
마왕 A도 나에게 악마의 계약서를 통해 몰래 베팅을 했다.
새롬이 이 년도 지금 연합 몰래 아슬아슬하게 월권행위를 해서 도움을 주었다.
단순히 일과 관련된 관계로 지내지 않고 나에게 줄을 대겠다는 말이다.
[물론 섣불리 속단하지 마시길. 초반에 반짝하고 빛나다가 사라지는 후보자들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오호라, 뼈 때리는 충고까지?
이건 확실히 단순히 스텟만 관리해주는 사람이 아닌 조언자 포지션을 맡았다.
“그런데 너는 같은 여자인데도 내가 어제 한 행동에 불쾌감을 못 느꼈어?”
[인간 암컷들에게 뭔 짓을 하던 제가 알 바입니까? 제법 봐줄 만은 하더군요.]
역시 마족이라서 그런가?
생각하는 게 뭔가 다르다.
아예 인간을 같은 지성체로 쳐주지도 않는구나.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저런 마인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서 카르마를 뽑아내면서 인간의 내면조차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저 악마적인 사고방식.
저런 식으로는 새롬 말대로 반짝 사악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거기까지다.
대악당이 될 그릇이나 깜냥이 안 되는 것이다.
무차별 연쇄 살인마 vs 잔인한 독재자
누가 더 악인이냐고 한다면 몇몇 사람들은 단순히 연쇄살인마가 더 악인일 거로 생각한다.
사람을 납치해서 죽이고 신체를 절단하고 희열을 느끼는 미친 싸이코.
실제로 이전세계 지구에서 송길준의 악행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싸이코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생각이다.
송길준이사람의 절망감을 먹으며 희열감을 느끼는 변태는 맞다.
그러나 그의 행보만 놓고 보면오히려 그는 잔인한 독재자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잔인한 독재자.
이 사람은 그릇된 명령 한 번으로 수만, 수십만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전쟁 한 번 일으키면 나라 전체를 도탄에 빠트릴 수도 있고 말이다.
이런 독재자가 되려면?
누구보다 주변 상황 인식이 빠르고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힘이나 혈통에 의해서 독재자가 되었다면그 독재는 10년도 가지 못할 것이다.
권력을 원하는 측근들에게 먹히거나 혁명으로 참수당하겠지.
천천히 개구리를 찜통에 넣어서 끓이듯이, 언제 죽는지도 모르게 서서히 뱀처럼 조여서 고통에 주는 것이 바로 송길준이 원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송길준은 이전세계 지구에서는 겉으로는 칠룡노블즈 회장이라는 멀쩡한 명함을 가졌고 뒤로 수많은 작업을 치지 않았는가?
그가 무직 백수인 상태여서 그런 살인을 저질렀더라면 10번 안에 경찰에게 잡혔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재계의 거물이라는 지위를 이용했기에 더 악랄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다.
단순하면 안 된다.
가면을 쓰고 상대를 기만해야 한다.
항상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읽고 이를 이용해야만 한다.
그것이 송길준이자 데이몬이 살아남고 최후의 악인이자 악마로 거듭나는 방법이다.
물론 이전 세계에서 송길준은 워낙 출발선이 좋지 않았고 아직 미숙했던 점도 있었기에 꼬리가 밟혔다.
하지만 두 번째 기회.
이곳 판타지아 대륙에서의 데이몬은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사상 최악의 주인공.
그건 바로 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