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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죽었다고 복창하세요





〈 42화 〉죽었다고 복창하세요

덜그럭 덜그럭

달구지에 계집들과 아이들을 끌고 마녀의 숲에 들어갔다.

“엄마, 우리 어디가?”
“우리 이사가. 원래 있던 마을에 큰일이 생겨서 집을 옮기기로 했단다.”

아이들 몇 명이 칭얼거리지만, 엄마들이 쉬쉬하며 달래는 소리가 얼핏 들린다.

짹짹짹

아직은 낮이라고 참새 소리가 들리긴 하네.
일단 시야가 확보되니 밤보다는 덜하겠지만 위험하기는 매한가지.
날 따라오는 여인들의 눈빛에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마녀의 숲은 드넓어서 한참을 들어갔는데도 아직도 초입새다.
뒤에 있던 메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본다.

“주인님, 혹시 어디까지 들어갈 생각이세요?”
“내가 네 보지에 자지 넣는 깊이만큼.”
“…히익!”

메이가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보다가 비명을 지른다.

큭큭큭.
 놀라?
하긴 놀랄 수밖에 없으려나?

 메이랑 섹스할 때 뿌리까지 깊게 박으니깐 말이야.
쟤도 그걸 아니까 놀란 거겠지.

한마디로 우린 숲 최심부로 간다는 말이다.
그러면 마녀든 몬스터든 안 만날 수가 없겠지.

“주인님, 혹시라도 몬스터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요?”
“대책 있느냐고?”
“…네, 솔직히 말할게요. 메이는 불안해요.”

포옥

메이가 내 품에 안겨온다.
오늘 머리에 향유라도 발랐나?
달콤하고 알싸한 냄새가 그녀의 반짝이는 금빛 머리카락에서 느껴진다.

토닥토닥

“불안해?”
“네, 메이 불안해요.”
“날 믿어. 내가 아무리 그래도 아무런 생각 없이 죽으러 가겠냐?”
“…주인님을 믿어요. 늘 잘해오셨잖아요.”

하긴 메이도 나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인 아이긴 하다.
내가 여태까지 해온 걸 봐왔기 때문이지.
그런 애가 나한테 이러는 것보면 어지간히 불안했긴 했나 보네.

등을 따스하게 두드려주자 훨씬 안심된 표정으로 그녀가 포옹을 풀었다.

메이만 편애할 수는 없으니 내친김에 셰릴도 안아주고 이마에 가볍게 뽀뽀를 해준다.



“헤응♥ 주인님, 사랑해요♥”
“그래, 만약에 몬스터가 나오면 맡길게.”
“네, 주인님. 셰릴만 믿으세요.”

셰릴도 뜻밖에 내 스킨쉽을 받고 기분이 좋아져서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셰릴아.
내가 부탁은 했지만 네가 나설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얼마나 걸었을까?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다행히 숲 속은 나무가 많긴 하지만 주로 평지 위주라서 달구지를 이끌고 안쪽까지 꽤 많이 들어오긴 했다.

“주인님, 저희 어디서 자요?”
“일단 밥부터 먹자.”

확실히 계집들만 있으니잠잘 곳이 해결이 안 된다.

사내들이면 어떻게 삽이라도 들리고 땅을 파서 안에서 모포 덮고 잠이라도 자라고 할 텐데 계집들 스물 몇 명과 애들을 그리 자라고  수 없잖아?

처음에는 건장한 마을 남자  명이라도 노동력 삼아서 데려오려 했지만, 더 좋은 생각이 나서 생략했다.

“모두 여기 있어라.”
“네? 주인님 어디 가세요?”
“나 혼자 갈 곳이 있다.”

내 말에 여인들의 눈빛이 극도로 불안해진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엄마 손 놓친 아이 눈빛.

“저희 버리시는  아니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밥이나 먹고 있어.”

식사하라고 하고 나는 풀숲을 헤치고 홀로 그들과 동떨어졌다.

“후, 얼마 만에 혼자만의 시간이냐.”

성 밖에 몰래 나갔던 유부녀 사냥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그전까지는 계속 보지들에게 둘러싸여서 섹스만 해댔지.
오랜만에 자유를 느끼니 속이 후련하다.

“그러면 할 일을 하기 전에 능력치 먼저 점검해볼까?”

악마의 발동!

-상태창-
이름: 송길준
칭호: 비열한 악인(중하)
직업: 크래스 장원 영주
LEVEL: 1
힘: 50 민첩: 50 지력: 5 운: 2
보너스 스탯: 160
카르마 수치: 0/6000
스킬: 악마의 눈, 진실의 방, 몬스터 로드
상태: 평행세계에 빙의, 연속 강간 성공, 유부녀 공략 성공, 하녀 조교 완료, 여기사 정복 완료, 마을 점령 완료.

꽤나 화려하네.
특히 스텟창은 장족의 발전이다.
보너스 스텟은 아직도 여유분이 160.
어디에 찍을지는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한다.

“꿰엑, 꿰에에엑!”
“으응? 바로 몬스터 등장인가? 빠르네.”

그렇지 않아도 찾아가려고 했습니다, 오크 님들.
조금 급등장한 감이 없지는 않은데 생각해보면 온종일 숲을 쏘다녔는데 한 번도 못 봤으니 지금쯤은 만날 타이밍이긴 했다.

와, 근데 키 줬나 크다.
평균 신장 2m들이 넘는 거구에 푸른색 피부.
툭 튀어나온 송곳니.
울룩불룩한 근육.

여기까지.
계집도 아니고 몬스터 외양을 자세히 파악할 필요는 없지.

중요한 건 역시 몬스터 능력 아니겠어?
악마의 눈 발동

-상태창-
이름: 오크 1
칭호: 무(無)
직업: 부족 전사
LEVEL: 5
힘: 35 민첩: 21 지력: 1 운: 5
보너스 스탯: 0
카르마 수치: 120
스킬: 무(無)
상태: 적대감, 흥분

야.
악마연합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크 1이 뭐냐?
엑스트라  너무 팍팍 나잖아.

그건 그렇고 말이야.
오크 스텟 실화냐?
보통 인간들이 레벨 5이면 4종목 도합스텟 40이 안 넘는  보통.
근데 얘는 힘스텟 하나가 벌써 40에 육박한다.

저건 애초에 태어날 때 가지고 있는 선천 스텟이 인간과 다른 거다.
이 정도면 몬스터 잡기는 꽤나 빡빡하겠는데?

셰릴 정도의 우수한 기사 아니면 일대일로 오크를 잡는 건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쟤가 오크 중에 센 편도 아니잖아?
분명 쟤는 이름만 봐도 쩌리 오크다.

“쿠워어어!”

어이쿠.
화났쎄요?

내가 가만히 노려보고만 있으니까 열이 받았는지 거대한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며 다가온다.

후,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고.
드디어 신상스킬 보여줄게.
몬스터 로드 발동!

[해당 몬스터와의 스텟차 확인되었습니다. 스킬 적용합니다.]

파앗

“……뀌?”
“안녕?”
“뀌뀌?”

큭큭큭.
얘 줬나 귀엽네.

아까까지만 해도 나 죽일 듯이 달려들려고 했던 놈이 머리를 긁적이며 어리둥절해한다.

“야, 너희 부족 있지? 거기로 안내해라.”
“뀌익!”

끄덕끄덕

말  듣는 오크도 나쁘지 않네.
앞장서서 터벅터벅 걷는 놈의 뒤를 밟는다.

오크 부족은 의외로 나랑 일행이 머문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와.
아슬아슬했네.
진짜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걸려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내가 먼저 발견했다.
도착하자마자 부족의 전력을 살핀다.

그리 크지 않은 부족이다.
부족원은 100명 정도?
부족 전사는  30여 명 되는  같다.

30여 명이라고 해도 애들 덩치가 다 한 덩치라 숫자가 많아 보인다.

어차피 필요한건 부족 전사들.
내가 알기로 오크는 암컷들도 강해서 스스로 사냥이 가능하다 들었다.

마치 지구의 사자와 같다.
사자들도 사냥은 수사자 암사자  다 하잖아?
그런데 사냥 자체는 암사자가 많이 하고 수사자는 주로 외적 침입과 맞서 싸우는 편이지.

그러니 부족 전사들을 좀 빼간다.

 뚝

몬스터로드를 발동하려고 했다.
근데 뭔가 내 어깨가 축축하다.

“…뭐지?”

나도 모르게 위를 쳐다본다.
거기에는 내 상체만 한 얼굴을 가진 거대한 오크가 흉한 송곳니에서 침을 뚝뚝 떨기며 날 바라보고 있다.

“…너 줬나 못생겼다.”
“쿠워어어어어!”

좆댔다.
언제 걸린 거지?
소리를 듣고 다른 오크 전사들도 헐레벌떡 튀어온다.

후웅

“흐앗!”

바로 고개를 숙여 오크의 방망이를 피한다.
여기 애들은 기본이  나무 방망이네.

바로 악마의 눈으로 능력치만 스캔!

-상태창-
이름: 오크 2
LEVEL: 7
힘: 45 민첩: 18 지력: 1 운: 3

어우.
얘는 어쩐지 아까 걔보단   보이더라.
힘스텟이 비교가 안 된다.

문제는 이 소동을 듣고 달려오는 다른 오크들.
이들이 오기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

“타핫!”

우드드득

발에 힘을 주자 다리 근육이 펌핑되며 힘이 잔뜩 들어간다.
나 이래 봬도 민첩 스텟 50이다.

휘릭

오크 녀석은내 움직임을 잡지도 못했다.

어느새 나는 오크의 어깨를 타고 올라가서 허벅지로 이 징그러운 녀석의 굵은 목을 조이고 있다.

이른바 트라이앵글 초크 자세.

“쿠웩, 쿠웨에엑!”
“숨 막히냐? 나도 네 드러운 냄새 대문에 숨 막힌다.”

머리는 좀 감자.
이 새끼야.

기본적으로 격투기의 암바나 관절기, 초크 자세 등은 인체 역학을 십분 발휘하기 때문에 힘의 차이를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근데 나는 애초에 이 녀석보다 힘스텟도 높다.
그러니까 아예 상대가 안 되는 거지.
다른 놈들 오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낸다.

우드드득

목뼈를 부러트리기 직전.
이대로 목을 돌려버리면 이 녀석은 끝이다.

“꾸웨에엑!”
“죽어…어?”

아, 맞다.
생각해보니  얘 죽이면 안 된다.

이놈 죽이면 레벨업 하잖아?
그건 안 될 말씀이시다.
난 레벨 1 유지하고 싶단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여기 몬스터들 경험치 많이 줄 것 같은데 레벨 1인 내가 얘내 잡았다간 바로 폭렙이다.

“…몬스터 로드 발동.”

스팟

완전히 포박해 놓은 상태로 스킬을 걸어놓으니 직통으로 걸린다.

“뀌익?”
“야, 나  숨겨봐.”

부스럭 부스럭

재빨리 근처 풀숲에 몸을 던졌고 내가 던진 타이밍에 딱 맞춰서 오크 전사들이 들이닥친다.

“뀍? 뀌이이익!”
“뀍. 뀍. 뀍.”
“뀌익.”

‘무슨 일이지?’
‘아무 일도 아니야.’
‘뒤질래? 너 콧구멍 세 개.’

뭐 대충 이런 대화로 유추된다.
기운 빠진 오크들이 다시 돌아갔고 거기에는 세 마리의 오크만 남았다.

어라?
그런데 세 마리 중에 두 마리가 내가 몬스터 로드로 세뇌한 놈들이다.

이러면 뭐다?
3대 1이다.

덥썩

마치 범죄자 연행하듯이 두 마리 오크가 양쪽에서 가운데 녀석을 잡는다.

“뀌이익!”
“헬로우! 나이스 투 미츄. 봉쥬르. 스파시발!”
“퀴에에엑!”
“몬스터로드 발동!”

[총 세 마리의 오크가 당신을 섬깁니다. 3/100]

오우.
새롬이 오랜만이고.

그나저나 이 방법 나쁘지 않은데?
뭐, 이런 식의 개미지옥 작전으로  가보자.

개미지옥.
모래에 구덩이를 파놓고 대기빵을 까다가 개미들이 오면 단숨에 낚아채서 진물만 쪽쪽 빨아먹는 녀석이지.

나는 이른바 오크 지옥이다.
 번째 손님.
어서 오십쇼!
행복  지옥 시작 레스토랑입니다.



“뀌엑!”
“몬스터 로드!”
[총 네 마리의 오크가 당신을 섬깁니다. 4/100]

 번째 손님.
이번엔 가끔 지구 이자카야에서 술 마셨을 때 많이 들었던 말.
이랏샤이마세!



“뀌에에엑!”
“몬스터 로드!”
[총 다섯 마리의 오크가 당신을 섬깁니다. 5/100]

텁 텁 텁 텁 텁

[총 여섯, 일곱, 여덟, 아홉….]

몬스터 로드에 당해서 세뇌당한 내 아군 오크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다음 오크들을 붙잡기 쉬워진다.

결국, 오크 추장으로 보이는 놈을 마지막으로 모조리 세뇌를 완료했다.

[총 서른 마리의 오크가 당신을 섬깁니다. 30/100]

오우.
든든해라.
오크 족장이 되어버렸네?

[직업에 오크 족장이 추가됩니다.]

으음.
별로 원하는 직업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나중에 더 많이 세뇌해서 대족장이라도 되어보자.
그 정도는 돼야 간지가 날 거 아냐?

“모두 따라와.”
“뀌엑, 뀌엑.”

얘내 소리도 자꾸 듣다 보니까 돼지들 우는 소리 같고 뭔가 정겹네.
2m가 넘는 거대한 오크들 30명이 일제히 움직이니 땅이 울리는 거 같다.

가끔 보이는 멧돼지나 사슴들도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네.
순간 숲의 최상위 포식자가   같아서 어깨가 올라간다.

물론 아니겠지?
마녀는 보이지도 않았고 다른 몬스터들도있을 테니 말이야.

저기 멀리 달구지들이 보인다.
아직까지 내 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날 기다리고 있다.

아유, 귀여운 것들.
어서 가서 씨 뿌려줄 테니 기다리렴.
 전에  놀라게 해줄까?

“얘들아. 연장 챙겨라.”
“예, 형님!”
“응? 방금 누가 형님이라고…”
“뀌엑! 뀌엑!”

잘못 들었나 보다.
아무튼, 난 조직원 같은 오크들을 여인들에게 출격시킨다.

“쿠워어어!”

무시무시한 기세로 쇄도하는 오크들.
마치 동물원의 우리에서 탈출한 사나운 맹수와 같다.

“꺄, 꺄아아악!”
“몬스터다! 오크야.”
“흐어엉, 우리는 이제 다 죽었어.”
“데이몬 씹새꺄! 너 때문에 우리  죽잖아!”

마지막  누구지?
재빨리 풀숲에서 얼굴을 들어서 신원 확인 들어갑니다.

갈색 피부, 튼실한 허벅지.
농익은 풍만한 가슴.
키 큰 건강미녀.
우리 육변기 1호 엘리샤 님이었군요.

큭큭큭.
그동안 나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그런 말이 저절로 나오나 보네.

우리 엘리샤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얼마 안 걸려요.
죽었다고 복창하세요^^
 



사상 최악의 주인공〈 42화 〉죽었다고 복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