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고객님 당첨입니다
"…좋아, 너희를 거둬주지.”
“정말인가요?”
여자들이 내 말 한마디에 희망에 찬 눈으로 반짝거리며 날 바라본다.
저기요.
조건은 끝까지 들어보셔야죠.
“대신 조건이 있다.”
“너무 무리한 조건이 아니라면 받아들일게요.”
“그리 어려운 조건은 아니다. 내 성노예가 되어라.”
그래.
이게 맞지.
이제 막 데이몬의 하렘에 들어왔으면서 처음부터 부인이랑 첩으로 들어올라 그래?
아무리 너희가 똑똑한 경력직이어도 그건 안 된다.
얌전히 바닥부터 시작하렴.
“성, 성노라면 설마…노예?”
“그래, 내가 원하면 얼마든지 나에게 몸을 허락해야 하는 노예다.”
“그건…곤란해요! 저희는 갈리아 제국에서도 똑똑하다고 소문난 여자들이에요! 그런데 노예라뇨!”
콧대 오지게 높아 보이더니 왠지 이럴 것 같았다.
사람이 똥 쌀 때하고 나올 때하고 다르다더니만 이건 좀 심하네.
아까는 고블린한테 육변기처럼 사용되다 죽을 뻔했으면서 막상 구출되고 나니 내 성노예는 되기 싫다?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난 그만 가보마.”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티모와 오크들, 고블린을이끌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려 한다.
어디 이 드넓은 야산에서 며칠이나 버티나보자.
난 3일 안에 맹수나 몬스터 밥이 된다는데 1만 골드 걸게.
뚜벅 뚜벅
내 발걸음 소리가점점 멀어지자 여자들이 초조해 하는 게 느껴진다.
발을 동동 구르는 여인들.
결국, 아까 나한테 애걸했던 막내로 보이는 여자가 다시 와서 나에게 협상을 시도한다.
“저…기간을 정해서 1년 정도는 당신의 성노로 지내줄 수도…”
“꺼지시고요! 앞으로 다시는 보지 맙시다.”
“아!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성노예 할게요!”
어쭈?
성깔 부리네.
얘가성노예 개념을 모르나?
가만 보니 이 여자를 따라온 다른 여자들도 나를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아까 구해줬다고 고마워하던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짜증과 불평불만이 가득한 눈빛.
이 비슷한 눈빛 예전에 받은 적이 있다.
바로 크래스 장원 육변기 20명.
이제는 육림대원들을 교육시킬 때 받아봤던 눈빛이다.
진짜 여자는 신분 상관없이 반응이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 근데 또 똑같이 교육하기 귀찮은데.”
“아까부터 계속 이해 못 할 소리만 하시네요.”
“귀찮으니까 일단은 그냥 따라와.”
11명의 여인을 이끌고 베이스캠프로 귀환했다.
귀환 내내 이 여자들은 주제 파악 못하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몬스터를 조종해요? 신기해.”
“당신은 귀족인가요? 아니면 평민? 레벨이 1인데 어떻게 그렇게 신체능력이 좋죠?”
“저 고블린들 그냥 다 죽여버리면 안 될까요? 고블린만 봐도 토 나와요.”
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래.
실컷 떠들렴.
그렇게 자유롭게 떠들 수 있을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나는 시끄럽게 떠드는 미필들을 훈련소로 안내하는 버스 기사의 마음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저기요? 혹시 먹을 것 없나요?배가 좀 고파서요.”
“맞아, 그러고 보니 우리 잡히고 나서 아무것도 못 먹었다. 그렇지?”
“언니, 저기 산딸기 있어요. 저기요! 남자분! 우리 과일 좀 따가야 되니깐 잠시만 멈췄다 가요!”
참을 인(忍).
인내하는 자만이 달콤한 과실을 얻으리라.
뭐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저 11명의 여인이 달콤한 과실이 될지 썩은 과일이 될지는 모르겠으니 말이야.
난 그저 주식 넣은 거 오랫동안 묵힌다는 기분으로 참고 또 참았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베이스캠프.
그곳에는 내 여인들이 줄줄이 나와서 나를 애타게기다리고 있었다.
아, 너희를 보니 진정으로 집에 온 것 같구나.
왜 이렇게 반갑냐?
“주인님! 으앙! 메이 놔두고 어딜 갔다 오신 거예요!”
“주인님, 셰릴은 주인님이 없으니까 외로워서 그만 자위를 해버렸어요. 나쁜 셰릴을 혼내주세요. 훌쩍.”
“나의 주인님. 저 엘리샤와 육림대원들은 오늘 주인님을 흥분시킬만한 최고의 자세를 개발해 봤습니다. 오늘 밤에 저희 20명이랑 한번 해보실래요?”
웰컴 홈.
그래.
이게 집이지.
어우, 꽥꽥대는 고블린 암컷 11마리랑 있다가 여기 오니깐 아주 그냥 천국이네.
반면에 나를 따라온 11명의 여인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
“이, 이게 어찌 된 일이죠?”
“저기요, 남자분? 이 여자분들은 뭐예요? 그리고 저 문신은 대체…우웩!”
11명의 여자가 드디어 육림대원들의 얼굴에 쓰여있는 육변기(肉便器) 문자를 봐 버렸다.
확실히 배운 여자들이라 그런지 보자마자 얼굴에 쓰인 문자의 의미를 알아보는 모양.
“설마…당신이 저 여자들에게 이런 야만적인 글자를 새긴 건가요?”
“맞아. 내가 새겼어.”
“세상에, 어떻게 여자 몸에 저런 글자를 새길 생각을 해요? 당신은 벌레만도 못한 놈이야. 더러운 놈!”
날 따라온 여인들의 눈빛이 세모꼴이 되며 날 쏘아본다.
나라는 남자를 인간 이하의 것으로 보는 냉담한 시선.
그때, 엘리샤가 날 보며 묻는다.
“나의 주인님.혹시 이 여인들이 누구인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 고블린 부족에 붙잡혀 있던 여자들이다. 내 성노예가 되는 조건으로 내가 거둬주었다.”
“그렇다면…”
“그래, 너희 후배들이다. 신병 받아라~”
육림대원들아.
너희 후임 생겼다.
고맙지?
“아까부터 영문 모를 소리 하시네요. 아까 성노예 어쩌고 했던 건 그냥 취소할게요. 이제 그냥 우릴 인간 마을 아무 데나 데리고 가줘…”
덥썩
“켁, 케엑!”
“아까부터 씨발년이 뭐라 씨부리는 거야. 주인님이 너희 구출해주고 배려해주셔서 여기까지 무사히 왔으면서 불평불만을 해?”
“컥, 왜, 왜 이러세요?”
오우.
엘리샤가 입 싼 여인의 목을 그대로 잡아서 들어 올렸다.
생각해보면 크래스 장원에서도 엘리샤는 기 센 여인으로 농노 여인들의 리더였었지?
눈빛을 보니까 머리끝까지 화난 게 눈에 보인다.
가만 보니 메이와 셰릴 포함, 나머지 20명의 육림대원이 죽일 듯이 나머지 11명의 여인을 노려본다.
“왜 이러냐고? 주인님의 여인이되었으면 감사할 줄 알아야지, 분수를 모르고 나대길래 교육하려는 거다.”
“숨, 숨 막혀요. 놔주세요. 같은 여자끼리 왜 이러는 거예요. 전 그쪽이 그런 흉한 문신을 지우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단 말이에요.”
“이건 우리 육림대원들이 데이몬 주인님의 소유라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감히 우리 삶의 가장 자랑스러운 증거를 혐오스러운 낙인으로 치부해?”
그러네.
언제부터 육림대원들이 온몸에 새겨진 문신을 훈장처럼 여기게되었지?
진짜 나랑 육변기들 간에도 많이 친해지긴 했구나.
예전에 장원에서 문신 새긴 것을 보고 반항감 느끼면서 영혼의 구속력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던 육림대원들.
지금은 자신의 육변기 문신을 자랑스러워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엘리샤의 키는 175cm.
여자치고는 당연히 큰 키고 나보다도 살짝 크다.
그런 그녀가 작정하고 들어 올리니 신체능력 없는 년이 대롱대롱 들어 올려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러고 보니, 이 여인들 레벨이 다 20대야!”
“세상에!”
여인들이 뒤늦게 레벨을 확인하고 놀란다.
내가 부족에서 구출한 여인들의 평균 레벨은 15.
나름 지식인들이라서 지력 몰빵캐들이었다.
제국 내에서도 나름 대접받는 년들이었을 텐데 여기서는 십동대 꼬꼬마 아이들도 너희랑 레벨 똑같은 15란다.
“아무래도 교육이 시간 좀 걸릴 것 같네.”
“나의 주인님. 신병 교육은 저와 육림대에게맡겨주세요.”
“그래, 나는 그럼 부인들이랑 가서 좀 놀고 있는다?”
“…후에 저희 육림대랑도 놀아주세요♥”
“알았어.”
나는 메이와 셰릴을 양쪽에 끼고 집으로 들어갔다.
내 뒤로는 엘리샤의 신병 잡는 고함과 고블린 부족 여인들의 비명이 베이스캠프 가득히 울려 퍼졌다.
짹짹짹
아침이 밝았다.
난 햇살이 눈을 찌르자 나도 모르게 눈을 떴다.
“으음…”
“주인님, 일어나셨어요?”
“…셰릴아, 너는 잠을 안 자는 거니?”
어젯밤에도 메이와 셰릴을 껴안고 신나게 섹스를 했다.
그 결과물로 아침 인사를 하며 빙긋 웃는 셰릴의 볼가에는 흘러내린 내 정액 자국이 선명히 나 있다.
“그럴 리가요. 어제도 주인님이 20방 정도 주사를 놔주셔서 깊이 잤는걸요?”
아무래도 셰릴은 레벨이 좀 많이 올라가다 보니 체력이 많이 늘었나 보다.
“이리 와. 안아줄게.”
“히응♥ 좋아. 사랑해요, 데이몬.”
“그래 나도 사랑한다, 셰릴.”
요 녀석들이 이제는 내 이름을 부르면서 슬슬 맞먹으려 한다.
근데 나도 더 이상 정실 부인이 된 여자들에게 뭐라 하기도 싫어서 내버려둔다.
아마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반말도 가끔 쓰면서 친구처럼 지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우웅~”
“메이, 일어났어?”
“주인님? 제가 얼마나 잔 건가요?
아직 새벽이야. 좀 더 자도 돼.”
“히히, 어제 주인님을 이름으로 부르니까 느낌 이상했어요. 오늘도 그렇게 불러도 돼요?”
“마음대로 해라. 욕만 하지 마.”
“으응, 알았어요. 사랑해, 데이몬♥”
메이의 사랑에도 응답해주기 위해서 살짝 손가락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만져주며 키스를 해줬다.
그러자 자연스럽게반대편 셰릴은 희고 고운 손으로 내 성기를 잡고 흔들어준다.
이세계 하렘라이프.
이래서 최고라고 하는 거구나.
메이가 나와 타액을 교환하며 키스를 하다가 문득 생각났는지 내 입에서 혀를 빼내고 입을 열었다.
“아 참, 새로 온 고블린 계집들은 어떻게 할 셈이에요?”
고블린 년.
고블린 계집.
새로온 11명의 여인들에게 정실 부인들과 육림대가 붙인 별명이었다.
고블린 부락에서 왔다는 것도 들었고 몬스터들의 육변기로 생을 마감할 뻔하다가 나한테 구출된 이야기를 모두 들은 그녀들.
그래서 그런지 나한테 목숨을 구함 받고도 자기 잇속을 챙기려는 신병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언니, 걔내들 콧대 좀 있는 게 좀 배운 년들 같았어요. 내가 예전에 사귀었던 귀족 친구들이 딱 저랬어.”
역시 셰릴은 저 여인들에게서상류층의 향기를 맡았구나.
“맞아, 그래서 데려온 거야. 저년들 교육 다 시키고 나면 셰릴너는 글자나 역사 가르치는 일은 저 애들에게 맡겨도 될 거야.”
“그런데 그럴 날이 근시일 내에 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셰릴과 메이는 바깥에서 울려 퍼지는 아우성을 들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도 그녀들의 의견에는 동감한다.
평온한 내 침실과 달리, 집 밖에서는 지옥이 펼쳐져 있다.
“하나에 나는, 둘에 성노예다. 하나!”
“나는!”
“둘!”
“성노예다!”
“팔 똑바로 안 내려? 하나!”
“나느은!”
“둘!”
“썽노예다아!”
여기는 얼차려 현장.
20명의 붉은 모자를 깊게 눌러쓴…은 아니고 그냥 평범한 판타지아 여성복을 입은 여인들이 11명의 고블린 부락 여인들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있다.
반항도 불가능하다.
애초에 레벨 20대에 힘/민첩 스텟 올인 여인들을 펜대만 잡은 여인들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거의 일주일간을 이 여인들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엘리샤 포함 육림대원들에 의해 구르고 구르고 또 굴렀다.
이제는 엘리샤의 얼굴만 봐도 실금을 하는 여자도 있을 정도.
“아직도 본인이 인간 같아?”
“아닙니다!”
“고블린 암컷 21호.”
“……”
“관등성명 안대나? 모두 엎드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21호! 21호 관등성명 댔습니다!”
“늦었다, 처음부터 연병장100바퀴 돈다 실시!”
“아아악!”
어우야.
살벌하네.
창문을 통해 잠깐봤는데 진짜 처절하다.
부락 여인들 11명에게는 엘리샤가 임의로 고블린 암컷 21호부터 31호까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21호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1호인 엘리샤랑 번호가 겹치지 않게 하려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엘리샤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창문에서 쳐다보는 나와 눈을 마주친다.
빙긋
눈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모든 옷을 탈의하는 그녀.
갑자기 나체가 된 그녀의 온몸에 나의 소유임을 뜻하는 낙서가 선명하게 모든 여자에게 보인다.
“헤엑!”
“흐읍!”
그러고 보니 고블린 부락 여인들은 엘리샤의 알몸을 처음 보겠구나.
얼굴에 쓰인 문신이 끝이 아닌 것을 보고 11명의 여인은 할 말을 잃는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다.
내가 창밖을 통해 자신들을 보는 걸 깨달은 다른 육림대원들.
그녀들 또한 모두 옷을 탈의하고 각자 자신있어 하는 섹시 포즈를 취하며 나를 유혹한다.
어휴, 아직 꼭두새벽이니 다행이지.
아직 십동대 아이들이 안 깨서 천만다행이다.
순수한 아이들의 시각은 지켜줘야 하잖아?
성인 여자들의 나올 곳 나오고 들어갈 곳 들어간 폭력적인 몸을 보여줬다간 충격에 휩싸일 수도 있다.
“고블린 암컷들아. 주인님이 우릴 보시잖나. 각자 너희 신체에 자신 있는 부분을 보여라. 주인님은 적극적인 암컷을 좋아하신다.”
엘리샤가 대표로 보지를 훑어대며 말을 하자 아직 교육이 덜 된 11명의 여인들이 망설인다.
20명의 육림대원들이 째려보자 그제야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둘씩 옷을 벗는고블린 여인들.
결국, 그중에 한 여인이 끝내 참지 못하고 폭발해 버린다.
“시발! 안 해! 이 우스꽝스러운 연극 당장 집어치워!”
오호라?
당첨입니다, 고객님.
거기 딱 기다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