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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화 〉쿠워어어어





〈 76화 〉쿠워어어어

엘리샤와의 섹스가 끝났다.
크래스 장원은 때가 되면 가자.
지금은 노예상인 먼저 족쳐줘야 해서 바쁘니 말이야.

 달 달

산길에 나무로 된 수레바퀴가 굴러가면 저렇게 덜덜 거리는 소리가 난다.
드디어 손님이 오셨군.
정찰 임무를 맡고 선두에서 수색했던 녹귀대주에게 질문을 던진다.

“티모,  병력은?”
“취익! 용병으로 보이는 인간 40명 있다! 취익! 마법사도 한 놈 있는 것 같다!”

꽤 많네.
조금 성가시게 되었다.
레벨도 물어보자.

“취익! 대부분이 30대다. 취익! 20대 거의 없다! 40대 1명 있다. 취익!”
“마법사 레벨은?”
“30대다, 취익!”

아, 쓰읍.
용병 레벨 30대면 익스퍼트급이니 당연히 베테랑 용병들.
거기다가 40대 초반 용병이면 상급 익스퍼트다.

역시 노예 취급하는 놈들이라 그런지 호위대도 거의 기사단 전력을 데리고 다니네.

“얘들아, 준비되었나?”
“네, 주인님. 육림대는 언제든지 저들을 도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서방님, 이번에는 제가 활약해보겠습니다.”
“취익! 주군! 출정시켜달라! 인간 맛본 지 오래 되었다! 취익!”
“쿠워어어어!”

사기는 최고조.
그러면 어떤 카드부터 뽑을까?

“…티모 너희 먼저 들어가라. 직접 교전은 피해. 장점을 살려라.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취익! 알았다!”

당연히 첫빠따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녹귀대.
치고 빠지기를 주문했다.

“컹! 컹! 컹!”
“취익! 형제들 모두 돌격!”
“취이익!”

팟 파팟

수풀을 헤치고 코볼트를탄 고블린들이 튀어나간다.
고블린 부락을 향해 수다를 떨며 태평하게 걷고 있던 노예상단은 깜짝 놀라서 전투태세를 갖춘다.

“습격이다! 고블린들의 습격이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녀석들이우리를 왜 공격해!”

오랜 세월 자궁이 망가진 인간 여자 노예와 무기, 병장기들을 교환해왔던 상단은 갑작스러운 부족의 적대에 놀라지만 이내 침착을 되찾는다.

“뭐, 몬스터 녀석들이 원래 저렇지. 당황할 것 없다.”
“맞아, 그냥 거래처 하나 잃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주제 파악시켜줘라.”

확실히 베테랑이라 그런지 당황은 짧았다.
금세 진형을 짜고 고블린들이 들어오길 바라는 용병들.
저 모습만 봐도 전투경험이 풍부한 놈들이라는 걸   있다.

“대처는 괜찮아. 하지만 내가 직접 키운 녹귀대를 너무 우습게 보는군.”
“취이익! 전열 정지!”

고블린들이 그 말에 거리를 두고 일렬로 선다.
방패를 들고 인파이트 싸움을 준비한 용병들이 멍청한 표정을 짓는다.
얘내들이 뭐하나 싶지?
일제히 대롱을 입에 갖다 대고 용병들을 조준하는 녹귀대.

“발사!”

핏 피피핏 
퍽 퍼억 깡

“어엇! 레인저 놈들인가 봅니다! 전원 마비침을 쏩니다!”
“성가신 녀석들! 석궁을 꺼내라.”

용병들 또한 잔뼈가 굵은지라 근거리에만 특화된 뚜벅이들은 아니었다.
등에  휴대용 석궁들을 겨누는 그들을 보며 티모가 신속하게 퇴각 명령을 내린다.

“취익! 뒤로 빼!”

팍 파파팍 팍

“제기랄!  빗나갔어!”
“그런데 왜 고블린들이 코볼트를 타고 있는 거지? 저런 경우는 처음 봤는데.”

티모는 영리하게 내가 말한 대로 조금이라도 피해를 볼 낌새가 느껴지자 바로 뺐다.
원래라면 그들의 짧은 다리로 도망치다가 석궁에 둘셋은 맞아 죽어야 정상.
하지만 코볼트의 기동성이 이들이 무사히 석궁 사정거리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줬다.

난생처음 보는 고블린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에 속이 터지는 건 상단의 호위 용병들이었다.

“저 빌어먹을 고블린 놈들. 참 치사하게도 싸우는군.”
“그게문제가 아니야. 우리 중에는 민첩스텟에 올인한 놈도 있는데도 저 고블린 녀석들을  마리도 못 잡았다.”
“그래서?그게 무슨 상관인데.”
“무슨 상관이긴,  녀석들 레벨이 최소 다 30대란 얘기다.”

너무 멀리 있어서 레벨은 보이지 않지만 방금의 회피기동으로 바로 레벨을 유추해 나가는 전사들.
하지만 유추해낸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

“말도  돼…몬스터들 레벨이 전원 30이라고?”
“그게 아니라면 방금의 장면은 설명할 수 없어.”

용병들의 표정에 불안감이 서리는 게 나한테까지 느껴진다.
그럼 이쯤 돼서 출발해줘야겠군.

“중갑대. 정면 돌격.”
“쿠워어어어!”

콰아앙

아까와는 다른 굉음이 들렸다.
녹귀대가 빠르게 치고 갔다면 중갑대는 앞을 가로막는 나무나 수풀  따위 도끼로 모조리 쳐내면서 불도저마냥 밀고 들어간다.

“트, 트롤이다!”
“오크도 있어! 심지어 무장한 오크다!”
“원래 몬스터가 칼이랑 방어구를 들어?”

아니.
보통 나무 방망이 들지.
몬스터 애들은 인간의 방어구를 거추장스러워한다.
솔직히 중갑대원들도 내 명령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무장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나 귀찮아서 안 하는 것뿐이지, 일단 하기 시작하면어마어마하게 방어력과 공격력이 뻥튀기되는 건 자명한 일이다.

쿵 쿵 쿵 쿵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마구 달려들지 않는다.
나하고 셰릴에게 철저히 지식을 주입받은 이 녀석들은 극도의 흥분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오와 열을 맞춰서 천천히 전진했다.

그런 몬스터들의 지능적인 모습에 용병들이 서서히겁에 질리기 시작한다.

“저, 저런 것에 부딪히면 최소 사망이야.”
“마나소드를 쓰자.”
“아니야, 저 정도 체격이면 괜히 몸 섞다간 우리가 끝장난다.”

익스퍼트급들이니 마나소드로 트롤과 오크 녀석들을 제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너무 나서 눈먼 무기라도 한 대 맞으면 그대로 인생 하직이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야!”
“마법사. 네가 나설 타이밍이야.”
“알겠습니다. 저 머리 나쁜 녀석들은 저에게 맡겨두시길.”

그리고서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는 마법사.
티모가 위기감을 느끼고 마법사에게 독침을 발사한다.



“어딜!”

까앙

센스있게 방패로 마법사를 엄호해준다.
화염계열 마법사인가?
주위에 열기가 모이는  마법이 발휘되면 제법 파괴력 있을  같다.

“올리비아, 마법사 제압할 수 있겠어?”
“…서방님, 저 녀석 간신히 5급이 넘어 보이는데요?”
“그래? 너는  급이었지?”
“그냥 보여드릴게요. 플라이.”

후우웅

그녀가 날아올랐다.
녹색머리 마녀가 하늘에  있자 용병들의 눈에 포착되는  한순간이었다.

“마녀! 마녀다!”
“역시!  몬스터들도  네가 조종하는 거구나!”

아니?
그거 내가 조종하는 건데.
대마왕은 난데 내 와이프가 제일 우두머리인  알고 있네.
뭐 상관없지.
진짜 흑막은 뒤에 숨어있는 법이니깐.

드드드드

굉음이 들린다.
뭐지?
땅 밑을 보니 조약돌이 팝콘 튀기듯이 튀어 오른다.
마치 지진이 나기 전조 현상 같다.

그녀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내가 이 정도로 느꼈으니 목표가 되는 노예 상단은 더더욱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마, 마녀의 레벨을 확인했습니다! 54! 54입니다!”
“뭐? 그건 말도  되는 레벨이야. 저 작은 마녀가 피에른 대공님과 비슷한 수준의 마법사라고?”

오호라?
피에른 대공이 여기서 나오네?
어찌 되었든 저 노예상인과 피에른 대공은 연관성이 있겠군.

용병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땅에 마법진을 그리고 한참을 뭐라고 주문을 중얼거렸던 올리비아.
그녀가 드디어 2시간 동안 준비한 대마법을 펼친다.

“가라! 스템 웨이브!”

콰아아앙

땅이 갈라지면서 엄청난 굵기의 가지가 하나로 엉겨서 거대한 파도가 된다.
와, 성인 되고 딱 한  갔었던 워터파크 인공파도 같네.
분명한  저거에 휩쓸리면 시체도 못 찾을 거라는 거다.

“마법사! 어떻게 좀 해봐! 같은 마법사가 뭐라도 해야지!”
“이익! 파이어 스톰!”

화르르륵

오우.
그래도 5급이라고 꽤나 볼만한 화염 폭풍이 형성되어 나무뿌리의 파도를 막아내기 시작한다.

심지어 화(火)속성이면 목(木)속성에 상극이잖아?
일단 올리비아가 상성은 먹히고 들어갔네.
그런데 진행되는 상황을 보니 상성조차 씹어먹는 게 올리비아의 클라스 같다.

화염 불꽃은 강렬하게 타오르면서 나무뿌리의 향연을 잠시나마 막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염을 뚫어버린 뿌리들이 결국 하나둘씩 용병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이런! 전원 발검!  빌어먹을 뿌리들을 잘라내!”
“으아아아!”

서걱 서걱 서걱

어떻게든 나무뿌리들을 자르려고 안간힘을 써댔지만 하나를 자르면 두 개가 다가오고 두 개를 자르면  개가 다가온다.
제곱수로 들어오는 나무뿌리에 결국 첫 번째 개통자가 나온다.

푸욱

물론 후장 개통은 아니다.
나무뿌리도 보는 눈이 있는데 남자 후장 개통은 하지 않는다.
그대로 복부를 뚫고 들어가는 뿌리.

“으아아악!”
“이런! 밀튼! 제기랄!”

푸욱 푸우욱

“아아악!”
“살려, 살려줘!”

여기저기 뾰족한 나무뿌리가 인간의 연약한 피륙을 아작낸다.
심지어 몇몇 뿌리는 지구에서 유명한 뱀이었던 아나콘다처럼 병사들을 갑옷째로 둘러싼  우그러트린다.

우드드득

뼈가 분쇄돼는 소리.
 안에 갇힌 철갑의 사내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는다.
뿌리 사이에 흐르는 피만이 그 안에 남자가 곤죽이 되었음을 짐작할  있었다.

휘이익 툭

 옆에 다시 얌전히 착석한 올리비아.
이제 수고해줬다고 칭찬해야지.

“올리비아…님?”

어라?
 왜 방금 님이라고 붙인 거지?

올리비아도 어벙벙한 느낌이다.

“왜…요? 데이몬…님?”

아.
알았다.
나 지금  여자한테 쫄았구나.

지금 생각하니까 나 얘 어떻게 이긴 거야?

괴랄한 스텟에 분신에 진실의 방까지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싸움터가  트인 개활지가 아닌 그녀의 좁은 집안이라서 이긴 거다.

그녀와의 싸움에서 져서 한 마리 수캐로 살아갔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자 등에서 땀이 흐른다.

“흐갹!”

주물주물

새삼 올리비아의 가치가 느껴져서 그녀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난폭하게 희롱했다.
그러자 내 손가락 하나에 허리를 활처럼 휘며 절정 하는 그녀.

“아앙♥ 서방님 오늘 이상해…나한테 존댓말을 하고 갑자기 날 만져♥”

이래야 네년이 내 것이 되었다는  실감할 것 같거든.
잠시동안 올리비아 엉덩이 포함 가슴 보지를 난폭하게 만지면서 상황을 보았다.

노예들을 태운 것이라 짐작되는 마차는 나무뿌리에 다 뒤집혀 있다.
저런데도 문이 박살이 나거나 벽에 금 간 마차는 보이지 않는다.
진짜 노예들 탈출하지 못하게 거의 금고 수준의 마차를 만들어놨나 보네.

“육림대. 중갑대. 셰릴, 메이.”
“네.”
“가서 살아있는 놈. 노예상인 빼고 모조리 죽여.”

드디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 입에서 떨어졌다.

“…존명.”

쉬쉭

흑의 무복을 입은 육림대 20명이 드디어 날아올랐다.
압도적인 스텟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로 나무를 헤치며 숲을 질주하는 여인들이 나무뿌리에 엉겨 몸을 가누지 못하는 용병들에게 접근했다.

“어…어?”
“잘가라, 짐승 놈들.”

뎅겅

역시 첫 타는 엘리샤가 날렸다.
구부러진 반달검과 같은 모양의 구르카는 베기에 최적화되어있었고 용병 하나의 목이 날아간다.

그녀의 무위를 보고 다른 육림대원들도 마음의 결심을 해서일까?

여기저기서 용병들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크어억! 살려! 살려줘!”
“이런 년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제기랄! 저주받은 숲이야. 저주받은 숲이라고!”

스템 웨이브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익스퍼트급의 용병들이 뒤이어 오는 육림대원들의 돌격에 허무하게 쓸려나갔다.

“아아악!”

그때, 갑자기 뾰족한 비명이 들린다.
그쪽을 바라보니 17호의 뽀얀 팔에 피가 흐르고 있다.

“이런 씨발년들이…죄다 잡아서 노예로 팔아주겠어. 아니? 너희는 노예도 아까워. 팔다리 다 잘라서 개의 먹이로 주겠다!”

용케 스템 웨이브에 휩쓸리지 않았던 용병 한 명이 있었나 보다.
레벨은 36.
제법 높아서인지 17호가 피하지 못하고 부상을 입은 거군.

숨을 씩씩 몰아쉬던 용병은 이상하게 자신의 뒤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걸 느꼈다.

“으응?”

뒤를 돌아본 용병.
그런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건 흉악한 도끼를 들고 콧김을 씩씩 내뿜고 있는 5m 크기의 거대한 트롤이었다.

“이런…시발.  됐네.”
“쿠워어어어!”

도끼를 내리치는 트런들.
용병이 어떻게든 카이트 실드를 들어 막아보려고 한다.

야, 그게 막아 지겠냐?
트런들의 레벨은 40.

그런데 같은 레벨 40이라도 트롤은 선천 스텟이 연약한 인간과는 천지 차이다.
트런들은 그중에서도 트롤의 왕이니 더할 테고 말이야.

심지어  녀석보다 레벨도 낮은 놈이 그걸 피할 생각을 해야지 막을 생각을 해서야 되겠어?

하지만 용병은 몸이 굳은 듯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마치 지구에서 교통사고 나면 순간 차가 확 다가와서 반응 못 하는 것과 비슷한 건가?
그대로 카이트실드에 도끼가 작렬한다.

콰지직

…카이트 실드 맞아?
혹시 A4종이로 만든 건가?
그대로 반이 잘려서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예쁘게 갈렸다.

제법이군 트런들.
너의 무위를 보니 중갑대의 미래가 밝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쿠워어어어!”
 



사상 최악의 주인공〈 76화 〉쿠워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