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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화 〉 아주 예쁘오 클레어



〈 106화 〉 아주 예쁘오 클레어

* * *

“…네?”

“귀먹었어? 네 아내를 나에게 바치라고.”

남편에게 대놓고 아내를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은 오랜만인 것 같다.

지구에서도 강제로 뺏은 적은 있어도 정중하게 요구한 적은 거의 없었지.

그래도 데이몬이 되어서 나름 많이 젠틀해졌어.

엎드린 채로 내 제안을 들은 매튜의 눈에서 순간이지만 분노가 치솟는다.

“그럴 순…”

“올리, 흔들어.”

역시나 처음 나올 대답은 거절.

처음부터 넙죽 바치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쉐킷 쉐킷

“끄아악! 아악! 제발!”

“이래도 싫어? 그만큼 아내를 사랑하나?”

올리비아는 매튜가 조금이라도 거절의 의사를 보일 때마다 유리병을 흔들어댔고 매튜는 성대가 찢어져라 비명을 질렀다.

“…더러워.”

“주인님, 저 남자 오줌똥을 다 싼 것 같아요.”

방 안에서 구리구리한 냄새가 진동한다.

매튜의 괄약근과 방광이 조절되지 않고 인간의 원초적 배설 욕구를 참지 못한 거다.

그 정도로 고통스러웠음에도 매튜는 기절하지 못했다.

머리는 깨질듯이 아픈데 기절은 불가능한 것을 보니깐 고독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악랄한 고문 방식이었다.

“매튜, 어떻게 할 거야? 어차피 우리는 시간이 많아.”

고문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시간 지났을 뿐.

검투단 관련 화제는 얘기가 길어져도 하등 이상할 게 없기에 저택의 다른 하인들은 3시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거의 초죽음 상태인데 이런 지옥 같은 순간을 두 시간을 더 견뎌야 한다라.

이걸 견디면 매튜가 정말로 클레어를 사랑하는 셈이 되겠군.

“제발…클레어는 안 돼…”

“올리, 계속해라.”

탁 탁 탁

“끄아아악!”

고독에 의한 고문은 신체에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굳이 중간중간 치료를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그렇게 또 한 시간이 흘렀다.

온몸을 덜덜 떨면서 엎드려 있는 매튜.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압도적인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자, 매튜 1시간이 또 지났네? 다시 한 번 물어볼게. 이번에도 싫다고 하면 또 한 시간 추가야.”

질문도 많이 하지도 않았다.

그냥 한 번 묻고 거절하면 1시간 고문.

또 한 번 묻고 거절하면 또 한 시간 고문.

이러니 매튜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머릿속은 맹렬히 사고가 진행되고 있겠지.

클레어만큼은 안 된다는 A 생각과 도저히 고문을 견딜 수 없다는 B 생각.

그리고 처음에는 A만을 고집했던 매튜가 결국 B를 입에 담고 말았다.

“마, 마왕님. 제 아내를…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고문을 멈춰주십시오…으흐흑.”

결국, 나와버렸다.

아내포기선언.

매튜가 스스로 남편의 권리를 나에게 양도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내 얼굴에 지어지는 악마와도 같은 미소.

“좋아, 네가 직접 말한 거다?”

“…네, 으흐흑.”

“그럼 오늘 밤에 안방을 열어놓고 있어라. 하인들도 다 치워놔.”

“…알겠습니다.”

“가봐.”

겨우 매튜에게 자유가 주어졌다.

그가 나가고 나서 올리비아는 기막을 해제하고 고문 과정에서 매튜가 흘린 부산물들을 클린 마법으로 제거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처음과 똑같은 모습의 응접실.

다만 이 모든 고문 과정을 옆에서 본 여인들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역시 주인님의 여자욕심은 알아줘야겠군요.”

“서방님은 바람둥이다멍. 우리가 옆에 있는대도 만족을 못한다멍.”

“솔직히 클레어를 보는 순간 마스터가 저 여인을 원하실 줄 알았습니다.”

역시나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여자들은 내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내 여자가 추가되는 걸 기존의 여인들이 달갑게 여기지는 않겠지만, 완전히 나에게 항복하고 배를 드러낸 암컷들이기에 내가 1백 명의 여자를 들여도 뭐라 하지 못할 년들이다.

“어차피 클레어는 우리 입장에서 방해물이었다. 작전을 위해서는 제거해야 될 여인이었어.”

그런 여인을 제거에서 포섭으로 바꾼 것일 뿐.

작전의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늙은 집사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드넓은 주택에서 각방을 배정받았다.

물론 여인들은 나와 한방을 쓰고 싶어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오늘은 유부녀를 따먹기 위해 에너지를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

그리고 마침내 밤이 되었다.

부엉 부엉

멀리서 들리는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얇은 가운만 입은 나는 마치 여기가 내 집인 양 거침없이 활보했다.

내가 향하는 곳은 이 거대한 주택의 가장 구석에 있는 안주인 클레어의 방.

중간에 나를 가로막는 하인은 없었고 안방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었다.

바로 들어가진 않았다.

안방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매튜와 클레어 부부의 침실 토크가 궁금했기에 일단은 귀에 내력을 집중해서 청력을 키웠다.

지구에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낀 것마냥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그들의 대화.

“여보, 그 소피아란 여자와는 무슨 얘기를 했나요?”

“별 얘기하지 않았소.”

“…그렇군요.”

큭큭.

클레어는 신경이 쓰였겠지.

역시나 소피아에 대해서 물어본다.

매튜로서는 우리 작전을 말할 수 없기에 둘러댈 수밖에 없고.

그런 매튜의 태도가 또 클레어를 불안하고 미치게 만든다.

아주 좋은 부부 관계야.

무엇보다 저 둘을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대서 오는 쾌감이 나의 전신을 휩쓸었다.

“여보.”

“클레어”

“저희 오랜만에…할래요?”

결국,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클레어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먼저 성관계를 제안한다.

“여보가 마녀의 숲으로 간다고 해서 그 뒤로 한 번도 못했잖아요. 오랜만에 저도 남편이랑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소피아에게 남편 매튜를 빼앗길지도 모르기에 자신의 육체로라도 붙잡아 보려는 그녀의 애처로운 시도.

그녀를 사랑하는 매튜는 당연히 요청을 거절하지 않겠지.

“나도 그렇소. 클레어.”

“사랑해요. 매튜.”

“나도 사랑하오.”

연애소설에 나올만한 아주 정석적이고 달콤한 부부간의 대화.

이제 여기에 데이몬 한 숟갈만 넣으면 완벽한 혼돈이 탄생한다.

“메튜님, 밤늦게 죄송합니다. 검투단 관련하여 급한 일이 있어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문밖에서 내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매튜가 움찔하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린다.

큭큭.

너무 놀라지 말라고.

친구.

“잠,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클레어.”

“네, 다녀오세요.”

사업 관련된 일이니 부부간의 애정을 멈추고 나온 매튜.

문 앞에서 악마의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보는 매튜의 안색은 이미 시체처럼 창백해져 있었다.

“마, 마왕님…어쩐 일로.”

“뭘 어쩐 일이야. 내가 찾아온다고 하지 않았나.”

“그, 그러셨죠.”

품속에 손을 넣어 미리 준비해온 자그마한 장난감을 꺼내서 그에게 보여준다.

“이게 무엇입니까?”

“보면 몰라? 안대잖아.”

미리 메이에게 부탁해서 가져온 안대다.

한번 매면 뒤를 꽉 조일 수 있어서 착용한 사람은 단 한 줌의 빛도 눈에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이걸 너의 아내 클레어에게 씌워라.”

“설마…”

내가 무슨 짓을 할지 깨달은 매튜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으며 저항하려고 하자 손에 자그마한 유리병을 꺼내서 보여준다.

“흔들까?”

“…아뇨.”

이미 오후에 똥오줌 지려가며 지옥을 맛본 매튜는 모고독이 든 유리병을 보자마자 안대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정신교육을 해놓으니 편하군.

“여보?”

“별일 아니었소. 그건 그렇고 오늘은 조금 색다른 놀이를 해봅시다.”

“무슨 놀이요?”

“이 안대를 써주시오, 클레어.”

안대 플레이는 사실 굉장히 마일드한 취미이기 때문에 꽤 많은 부부관계에서 쓰이곤 한다.

밧줄로 묶는 본디지 플레이나 양초를 떨구는 캔들 플레이보다야 훨씬 저비용에 무난한 취향이기에 여성파트너도 받아들이는 심리적 저항선이 미미하고 말이다.

몇몇 여인들은 오히려 안대를 쓰고 하는 데에 더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가져다주는 두려움.

뇌 내가 공포의 감정에 휩싸일 때쯤에 자신의 소중이가 갑작스럽게 공략당하는 충격에 극도의 흥분을 느끼는 거다.

아무튼, 클레어가 그런 특이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안대요?”

“그렇고. 착용해주시오.”

“…여보가 원한다면 그리할게요. 나름 신선하고 좋네요. 내 친구들 몇 명이 재밌다고 하는 말은 들었는데 말이죠.”

역시나 클레어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안대를 착용한다.

그렇게 완벽하게 시야가 차단된 그녀.

그에 맞춰서 이미 모든 옷을 탈의한 내가 안방에 들어서고 있었다.

뚜벅 뚜벅

덜렁 덜렁

환골탈태 이후에 급격히 성장한 굵고 우람한 하초를 덜렁대며 들어오는 나.

나름 조심스럽게 발걸음 소리를 내지 않으며 들어왔기에 안대를 쓴 클레어는 당연히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내 나를 신경 쓰고 있었던 매튜만이 뒤를 돌아서 모든 옷을 벗은 나를 쳐다보았다.

“흐헉!”

“무슨 일이에요?”

“아, 아니오.”

큭큭.

야, 그만 쳐다봐라.

남자 놈이 내 물건을 쳐다보는 건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니야.

매튜 놈은 사타구니 사이에서 덜렁대는 내 물건에서 시선을 떼질 못한다.

확실히 대단한 물건이긴 하지.

내 물건의 진면목을 본 그가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안 돼, 저게 들어갔다간…”

“네?”

“아, 아무것도 아니오.”

“옷을 벗겨주세요, 매튜. 아니면 제가 벗을까요?”

이 부부는 평소에 주로 남편이 아내 옷을 벗겼나 보다.

메튜의 머리에 손을 올려다 놓고 고갯짓을 했다.

어서 옷을 벗기라는 무언의 싸인.

내 바디랭귀지를 알아들은 매튜가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문다.

“그, 그럼 벗기겠소.”

“…부탁드려요.”

부끄러운 듯 클레어의 볼가에 미미한 홍조가 피어오른다.

몸을 배배꼬자 그에 맞춰서 흔들리는 어마무시한 두 개의 거유.

“크흑!”

그 귀여운 모습을 본 메튜가 입술을 피가 나도록 짓씹으며 클레어의 옷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한다.

자신을 힘으로 억누른 지배자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바치는 것도 모자라 그의 눈앞에서 직접 아내를 무장해제 시킨다.

손이 덜덜 떨리고 드레스의 단추를 잘 풀지 못하자 클레어가 답답함을 느꼈는지 몇 개의 단추는 스스로 풀었다.

촤르륵

결국, 드레스가 벗겨지며 클레어의 눈부신 나신이 나의 눈앞에 펼쳐진다.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G컵의 폭유.

수박 크기에 비견되는 엄청난 젖소 가슴이 그녀의 상체에서 예쁘게 자리 잡고 있다.

유두는 심지어 핑두.

너무나도 건강한 선홍색의 유륜이 젖가슴 끝에 적당한 면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족히 2cm는 될 만한 긴 꼭지가 톡 튀어나와 있었다.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2cm라니.

정말 빨기에 최적화된 젖통이다.

남자들이 환장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가슴.

희고 보드라운 피부는 잡티 하나 없어서 어두운 등불에 은은하게 비치는 클레어의 나신은 마치 달덩이가 둥둥 떠 있는 것과 같다.

풍성한 금색 머릿결과 유부녀 특유의 농밀한 허벅지, 그리고 적당히 살집이 붙어 육덕진 느낌이 드는 엉덩이까지.

완벽한 유부녀 그 자체.

교과서 같은 표본이다.

“여보, 저 어때요?”

오랜만에 남편 앞에서 모든 옷을 탈의한 것이 부끄러운지,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는 클레어.

외간 남자가 자신의 몸을 핥듯이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르고 순진하게 자신의 몸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 그녀의 앞에서는 옷도 벗지 못한 채 눈에서 실핏줄이 터져 피눈물이 흐르고 있는 메튜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주 예쁘오. 클레어.”



사상 최악의 주인공〈 106화 〉 아주 예쁘오 클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