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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3화 〉 너 하던대로 살아



〈 153화 〉 너 하던대로 살아

* * *

퍽 퍽 퍽 퍽

섹스를 한 지 2시간 정도가 되었다.

나는 그동안 단 1분의 휴식 시간도 주지 않고 유림이의 보지를 공략했다.

물론 폭포수 때처럼 20cm씩 무자비하게 박지는 않았다.

그저 조금씩 규칙적으로 박았다.

“아흥♥ 아흐흥♥ 아흥♥”

현재 시각 새벽 4시.

영상기록오브는 2시간 전부터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이는 마치 성녀를 실험체로 두고 찍는 관찰일지 같았다.

처음에는 섹스로 고통을 느끼다가 점차 쾌감을 느끼면서 한 마리 암캐가 되는 과정이 시간 경과에 따라 고스란히 기록되었다.

“기분 좋냐?”

“…”

한번 강하게 찔러주고,

“흐아앙♥”

“좋냐고 물었다.”

사실 2시간이 지났는데도 처음과 똑같은 강도로 조이는 보지만 봐도 그녀가 어떤 느낌일지 짐작이 가긴 한다만, 그래도 말을 해주고 안 해주고는 완전히 다른 법이다.

“하응…♥ 네♥ 좋아요♥”

“이런 음란한 걸레가 성녀라니. 판타지아 대륙도 알만하군.”

“성녀인데…자지 좋아해서 뎨둉해요♥”

너무 지쳐서 발음도 제대로 안 되는 건가.

2시간 동안 어찌나 박아댔는지 땀투성이가 된 유림이는 날개뼈가 툭 튀어나온 창백한 등짝 위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뷰릇 뷰르릇 뷰릇

몇 번째인지도 모를 질내사정을 호쾌하게 갈겨준 뒤,

“이쯤이면 충분하겠군.”

스윽

자지를 보지에서 빼내 주었다.

드디어 나에게서 해방된 그녀가 자갈밭에 털썩 쓰러진 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그런 그녀 옆에 앉아서 젖통을 만지기도 하고 보지를 꼬집기도 했다.

놀랍게도 유림이는 이런 내 과감한 터치에도 아무런 저항 없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몸을 마음대로 다루도록 허락했다.

초점이 맞지 않은 눈으로 허무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희롱당하던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입을 벌렸다.

“맞다! 사제님들.”

그러고 보니 내 여자들이 유림이가 끌고 온 사제들이랑 전투를 벌이고 있었지.

적당히 상대해두라고 하긴 했는데, 성녀랑 쿵짝거리느라 깜빡 잊고 있었다.

“어서 가봐야 해요.”

“왜 그래야 하지?”

내 대답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유림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왜냐면…주인님의 여자분들이 다치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최대한 생포하라고는 했는데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어요.”

요년 봐라?

당연히 내 여자들이 질 거로 생각하고 있네?

“갈 필요 없다.”

“왜죠?”

“지금쯤이면 네가 끌고 온 그 성기사 나부랭이들은 모조리 정리당했을 거다.”

“그럴 리가 없어요.”

당연히 믿지 않는 눈치.

하지만 나 또한 내 여자들에게 굳은 믿음이 있다.

비록 내 악마후보자 스킬 [몬스터 로드]를 통해서 레벨 자체는 급격하게 올린 감이 있지만, 훈련의 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육체적인 부분은 완성된 천재기사 셰릴의 아래에서 모두가 필사적으로 단련했고, 마법적인 부분은 제국 최고 마법사 피에른 대공과 맞먹는 고대마녀 올리비아의 아래에서 공부했다.

비록 내 좆 하나에 정신 못 차리는 암컷들이긴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판타지아 대륙 어디에 내놔도 우수하고 강한 여자들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만난 그 여자까지 있는데 설마 별일은 없겠지.

“주인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법국의 사제님들은 천사님의 뜻 아래서 신실하게 뭉친 형제자매님들입니다. 그렇게 쉬이 보실 건 아닙니다.”

하여간 강하다는 말을 꼭 저렇게 돌려서 해요.

용사와 성녀들은 다 이런가?

어쨌든 한유림은 끌고 온 법국의 성기사들을 꽤 믿는 눈치다.

반면에 나는 내 여자들을 믿고 있고.

“한유림, 난 내 여자들이 성기사들을 모두 제압했다고 믿고 있다.”

“…주인님의 뜻이 그러하다면…그런 거겠지요.”

어쭈? 자지에 뚫리기 싫다고 적당히 장단 맞춰주는 것 봐라.

“솔직히 말해라. 너는 네가 끌고 온 부하들이 이길 거로 생각하고 있잖아. 괜히 나 신경 쓰느라 거짓말하면 바로 2시간 또 섹스야.”

그 말에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가 오랜만에 내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말했다.

“…맞아요. 사실 법국의 형제자매님들이 능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속마음을 여과 없이 내비쳤다.

서로의 의견이 갈렸으니 해결할 방법은 하나뿐이군.

“그럼 나랑 간단한 내기를 할까?”

“…무슨 내기 말이죠?”

“지금부터 부하를 찾으러 가는 거야.”

내가 제안한 내기의 내용은 이랬다.

주제: 누가 이겼을까?

성기사 측이 이겼을 시­ 오브를 건넨다.

내 여자들이 이겼을 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값진 보물을 나에게 선물한다.

“어때?”

오브를 건네받으면 한유림은 당연히 받자마자 파기할 테고, 오늘 부린 이 추태를 영원히 없던 일로 할 수 있다.

물론 가슴이나 목에 직접 새겨준 이빨 자국이 있긴 하지만, 이런 건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는 법이니까 논외로 치자.

그만큼 오브를 건넨다는 건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일 거다.

그녀의 약점을 쥐고 흔들 수 있는 패를 버린다는 뜻이니까.

역시나 한유림의 두 눈이 반짝거린다.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뭐래, 네가 하고 싶어서 안달 났으면서 괜히 나 팔지 말아라.”

“…네.”

“그리고 네가 진다는 경우는 왜 생각을 하지 않는 거지?

“죄송하지만 저는 자신이 있어서요.”

결과도 안 나왔는데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이동하자.”

성녀와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유나가 강림했던 장소가 보였다.

여기서 폭포수까지 유림이를 질질 끌고 갔었지.

“주인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용사를 데려가도 될까요?”

그러고 보니 상철이가 있었구나.

친구야, 미안하다.

네 와이프 보지 좀 따먹느라 좀 늦었다.

길바닥에 쓰러져있는 용사가 보였다.

숨결이 미약한 게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아! 용사님! 용사님!”

다급하게 주저앉은 성녀가 상철이를 끌어안고 어쩔 줄을 모른다.

수중에 포션이 하나도 없겠지.

게다가 포션이 있어도 저건 안 된다.

의학에 재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구에서 수많은 사람을 작업하면서 눈썰미는 좋은 편이었다.

대충만 봐도 용사는 근골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다.

특히나 다리 쪽이 제일 심각했는데, 벌써 괴사가 진행되는 것이 가망이 없어 보였다.

“역시 리바운드가 없으면 이상한 스킬이었지.”

도합스텟 1천이 넘는 나를 상대로 압도할 수 있었던 신력을 몸에 담았는데 멀쩡하면 이상한 거였다.

“흐흑…안 돼요…용사님…이렇게 가시면 안 돼요…”

용사의 머리를 무릎베게 해주고 오열하는 한유림은 사랑하는 남자를 진심으로 섬기는 현모양처 그 자체였다.

허벅지도 모자라 종아리까지 흘러내리는 내 정액만 안 보였으면 완벽했을 텐데.

이상하게 난 저런 장면이 꼴린단 말이지.

아무튼 간에, 이곳에서 옛친우를 허무하게 잃을 순 없다.

정확히는 아무것도 모른 채 편안한 최후를 맞게 하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 말하니깐 내가 상철이에게 뭔가 원한을 가진 것 같은데.

그런 거 없다.

오히려 난 상철이를 좋아한다.

그냥 내 이상성욕을 위해서 살리고 싶은 거다.

게다가 어차피 저 정도 피해면 살려도 분명 어딘가에 후유증이 남겠지.

“받아라.”

혹시나 해서 마지막까지 숨겨뒀던 비상용 포션을 하나 던졌다.

빨간 포션을 들고 휘둥그레진 눈으로 날 보는 성녀에게 일부러 멋진 척을 해주었다.

“내 소유가 된 여자를 위해서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다.”

내 말을 들은 한유림이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큭큭큭.

몸을 판 돈으로 아픈 남편 약을 사서 먹이는 아내의 심정이 저러할까?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뇌가 부유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감사…합니다.”

억눌린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머리를 일부러 쓰다듬어 주었다.

마치 너는 내 귀여움을 받는 강아지 같은 존재라는 듯이.

당연히 그녀의 자존감이 실시간으로 깎여버렸음은 물론이다.

“빨리 치료해라. 내 소유의 여자가 한때 좋아했던 놈인데 이 정도 아량은 베풀어줄 수 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면서 일부러 배포 넓은 척했다.

원래 생색은 낼 수 있을 때 내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

졸졸졸

역시나 포션의 치유력은 괴랄했다.

타박상이나 찰과상 같은 겉으로 보이는 외상은 거진 치료가 되었고, 내부도 약간이나마 진정된 느낌?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응급처치 정도군.”

힐러, 그것도 제대로 된 고급힐러에게 보이기 전까지 목숨을 연명하는 정도일 거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원래라면 힐러에게 가기도 전에 죽었을 텐데.

“야, 한유림. 근데 넌 성녀인데 힐도 없어?”

“저, 저는 소서리스 성녀라서요. 클레릭 성녀는 따로 있습니다.”

“전투계열인데 그렇게 약했단 말이야?”

내 말에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떨군다.

하긴, 생각해보면 아예 약한 것도 아니었지.

요새 같이 몇십 년 동안 평화로웠던 판타지아 대륙에서 나와 비등하게 싸운 존재였으니까.

그저 내가 쌓아 올린 카르마가, 스텟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거였다.

당장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더는 위기에 처할 일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한유림도 나와 비슷한 진단을 내렸던 것 같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옷을 벗는다.

뭐지?

여기서 또 한판 하자는 건가?

나야 좋지.

기절해서 정신 못 차리는 용사 옆에서 할 생각에 벌써 고간이 빠짝 솟아올랐다.

하지만 내 추측이 보기 드물게 빗나갔다.

완전히 알몸이 되어 젖통을 보짓살을 강조하던 그녀가 난데없이 내 앞에서 납작 엎드려 알몸도게자를 박는다.

“주인님, 제발 용사를 홀리엔 법국으로 데려갈 수 있게 해주세요. 이대로라면 용사는 서서히 죽어갈 거예요.”

이것 때문에 옷을 벗었구나.

나를 따라서 어딘가로 가버리면 황야에 홀로 남은 용사가 죽을까 걱정하는 건가?

이전 세계에서도 그랬지만, 한유림이 이상철을 생각하는 마음은 정말 엄청나다.

운명론을 믿지는 않지만, 이런 녀석들을 볼 때면 정말로 인과율이 존재해서 둘을 떼어내지 못하게 묶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제발요. 보지를 벌리라면 벌릴게요. 언제 어디에서든지 제 몸을 사용하세요. 성노예로 대해도, 장난감처럼 쓰다 버려도 괜찮으니까, 상철이만 살려주세요.”

애절하다 못해 처절하다.

다른 사람들을 아래로 깔아보며 오만했던 그녀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진심이었다.

지구에서도 그랬던 그녀였기에 놀랍지는 않았다.

콰지직

달려오느라 흙투성이가 된 신발 밑창으로 알몸도게자를 한 한유림의 머리를 짓밟고 비볐다.

이같이 굴욕적인 상황에서도 그녀는 절대 고개를 들거나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얌전히 내 발밑에 깔려서 신음했다.

저렇게 대놓고 보이는 이상철에 대한 헌신적인 애정이 나를 더욱 흥분시키는지도 모른 채.

“한마디로 넌 지금 내 소유물이 되었음에도 용사랑 같이 법국으로 달아나고 싶다는 이야기군.”

이대로 튀면 나는 그녀를 잡을 방법이 없다.

물론 오브가 있지만 이건 데스노트 개념이라 협박하는 용도일 뿐이지, 정말로 한 번 터트려버리면 거기서 그냥 끝나버린다.

“죄송해요. 나중에 장소를 정해주시면 그쪽으로 다시 돌아갈게요. 이번 한 번만 어떻게 봐주시면…”

“되었다. 가라.”

“…네?”

믿기지 않는 대답이었나?

한유림이 고개를 번쩍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날 보았다.

“왜? 싫어?”

“아뇨. 그게 아니라…”

“내가 말했잖아. 내 소유물인 여자가 마음 아파하는 거 보기 싫다고. 법국으로 돌아가서 너 하던 대로 살아.”

“그래도 돼요?”

표정이 확 밝아진 그녀는 밝은 미소를 띠었는데, 해가 뜨지 않은 이 시간에도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네 주인이라는 것만 잊지 말고.”

“다, 당연하죠. 제 마음속 주인님은 데이몬님 뿐이에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엎드린 채 땅바닥에 피가 날 정도로 이마를 박는 성녀는 진심으로 나에게 고마워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를 서늘한 눈길로 내려다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악마의 미소라고 여길지도 모르는 섬뜩한 미소를 말이다.

아무튼, 성녀와 용사의 거취를 두고 푸닥거리를 하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나 보다.

저 멀리서 먼지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마 성기사와 내 여자들 간의 전투가 끝나고 승자가 달려오고 있는 거겠지.

마나를 눈에 집중시켜 안력을 키웠다.

선두에는…조금은 더러워진 하녀복을 입은 메이가 나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 * *



사상 최악의 주인공〈 153화 〉 너 하던대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