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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8화 〉 oh fuck yeah~♥



〈 158화 〉 oh fuck yeah~♥

* * *

“이 단약을 만들라는 말씀인가요?”

녹색머리마녀는 눈을 가늘게 뜨며 TS알약을 세심히 관찰했다.

“왜, 힘들어?”

“주인님,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럴 줄 알았다.

그래도 상위서열마왕이 준 알약인데, 올리비아가 아무리 포션을 턱턱 복제할 정도로 약제술에 능통한 고대마녀라 해도 쉽지 않겠지.

그런데도 나는 그녀에게 일을 맡길 생각이다.

내가 수련할 동안 다른 생각 못하고 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TS알약을 요모조모 살펴보면서 잠시 뜸을 들이던 올리비아가 말했다.

“주인님, 혹시 이 단약을 분해해봐도 되겠습니까?”

조금 아깝긴 한데, 3개나 있으니 하나 정도는 괜찮으려나.

“가능하다.”

“그렇다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비슷한 효과를 내는 단약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화판이 가능하다는 말이구나.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뜻밖의 수확을 얻게 될지도.

“귀녀대원까지 모두 동원해서 연구시켜. 앞으로의 내 행보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고개를 숙인 올리비아가 퇴장했다.

내 말을 잘 듣는 그녀는 철야까지 해가면서 연구를 진행할 거다.

올리와의 이야기가 일단락되자, 내 옆에서 보지와 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몸을 비비던 메이와 셰릴도 일어났다.

“주인님, 그러면 저도 여자들 훈련 때문에 나가볼게요.”

“메이도요! 저도 오랜만에 집에 와서 이것저것 점검할 게 있어요.”

“알았어. 다들 나가봐.”

그녀들까지 내보내니 드넓은 숙소에는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하지만 가만히 빈둥댈 생각은 없다.

바로 품속에서 족자를 꺼냈다.

칼리엔의 파피루스.

이게 뭔지는 나도 모르지만, 아유나의 말에 따르면 용도를 알아내기 어렵진 않다고 했었다.

물론 마왕놈의 말을 믿으면 믿을수록 손해라는 걸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있긴 하다만.

그래도 TS알약은 꽤나 유용했으니 이것도 그 정도의 쓸모는 있지 않을까 싶다.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일단 족자를 좌우로 넓게 펼쳤다.

딱 너비 50cm 정도 되는 깨끗한 하얀 도화지였다.

글씨라도 적으면 뭐가 달라질까 해서 침대 옆에 구비하고 있던 펜을 들어 몇 글자 적어보았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는군.”

완전 헛다리였다.

뭔가를 적는 용도는 전혀 아니라는 말.

역시 마왕년의 말을 믿는 게 아니었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짜증이 내 머리 뚜껑을 그대로 열어젖혔다.

“에라이, 씨발! 좆같아서 못해먹겠네.”

이딴 족자 필요 없다.

장비에 의존하지 말고 수련이나 하자.

하도 열이 받아서 족자를 좌우로 잡고 찢어버렸다.

지지직

그러자 족자가 갈라진 곳에서 밝은 빛이 터져 나온다.

“어…어라?”

멍청하게 넋 놓고 있던 나에게 족자에서 찢어진 빛이 달려들었다.

반응할 새도 없이 빠르게 다가온 그 기운은 무척이나 이질적이었고, 내 칠공으로 입출하면서 감각기관을 마비시켰다.

시야가 빙글빙글 돌면서 내 자신이 나노입자 단위로 분해되었다가 재조립되는 신기한 감각이 온몸을 지배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나는 기이한 공간에 와 있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딱히 보이는 건 없었다.

그저 암흑뿐.

그러던 중, 갑자기 사방에서 조명이 켜지며 눈부신 빛이 내 눈을 찌른다.

츠팟

“으윽!”

어느 정도 눈이 빛에 적응하고 나서 살며시 눈을 떠보니, 눈앞에 한 사람의 인영(人?)이 아른거렸다.

점차 선명해지는 인영의 정체.

그건 바로…

“아유나?”

마왕 아유나였다.

여전히 아무런 옷도 입지 않고, 탱탱한 젖통과 굴곡진 각선미, 앙다문 보지를 자랑하면서 나를 은은한 눈길로 응시하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나를 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난 아유나가 아니야. 그녀의 분신체이지.”

그 한마디를 듣자마자 어찌된 일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원래 웹소설에서도 눈에 띄는 강자들은 본인의 콧김 한 번에 주변이 휘청거리니 분신체를 만들어서 활동시키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당장 나만 해도 악마후보자 스킬 중에 분신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곳은 아유나가 공간을 접어서 만든 임시 간이차원이라고 생각하렴.”

공간을 다루는 힘은 먼치킨들이나 가능한 개사기 스킬이건만.

역시 아유나는 판타지아 대륙을 넘어 전 우주의 최강자의 반열에 드는 존재가 확실하다.

“그럼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하죠?”

“너 편한 대로 불러.”

제기랄.

팔자에도 없는 이름짓기를 하게 생겼군.

아무리 분신체라도 그렇지, 그 본체가 아유나라면 까마득하게 강할 텐데, 그런 그녀의 명칭을 나 스스로 정하라니.

이상한 이름 갖다 붙였다가 기분 나빠해서 나 불태워버리면 어디 가서 억울하다고 하소연도 못 한다.

“음…마유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아유나에서 ‘나’ 빼고 ‘마’ 붙여서 마유.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닷!

“귀엽네. 나쁘지 않아.”

다행히 나에게 주어지는 합격(생존)목걸이.

그럼 이제 내가 궁금한 점을 물어볼 차례이다.

“마유님, 어째서 제가 여기에 있게 된 겁니까? 저를 내보내 주시지요.”

내 말을 들은 마유는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조소를 짓더니 농염한 허벅지를 꼰 채로 얼굴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족히 D컵은 될 것만 같은 풍만한 젖통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이 공간 자체가 너의 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내 본체가 특별히 준비한 맞춤형 공간이기 때문이야.”

그랬군. 그런 거였어.

최고위 마왕 아유나는 그동안 나를 쭉 지켜보면서, 진작에 내 행보가 벼랑 끝 작두타기라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스텟이 반영구적으로 감소될 걸 알면서도 직접 강림해서 나에게 이 족자를 전달해줬던 거다.

역시 회장님 클라스는 영원하다!!

이러니까 갑자기 인방소설이 된 것 같네.

아무튼, 이번 강림으로 내가 아유나에게 품었던 앙금이 조금은 녹아내렸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그날 용사와의 결전은 어떻게 잘 넘어갔을지라도, 또 다른 위기가 닥치면 결국 스텟빨로 개기다가 처참한 최후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무슨 말씀인진 알겠습니다. 그러면 마유님이 제 교관이 되는 겁니까?”

내 말을 들은 마유는 하얀 이를 살짝 내보이며 웃었다.

그 웃음이 귀엽다는 웃음과 비웃음이 같이 공존하는 웃음이 심히 거슬렸으나, 강자 앞에서 뻗대는 취미는 없기에 꾹 참았다.

“그럴 리가 있겠니? 난 내 밑에 놈에게 길은 제시해줘도 밥까지 떠먹여주는 스타일은 아니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가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겁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마유가 살짝 간격을 두다가 대답을 했다.

“나한테 질내사정하는 순간, 이곳 공간은 무너진다.”

미션임파서블.

불가능한 임무가 나에게 내려졌다.

아무리 분신체라도 고위마왕의 조각인데, 내가 저걸 어찌하라는 말이야?

“그게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난 모르지. 알아서 해. 난 여기서 계속 있을 거니까.”

그러고는 드넓은 공동 바닥에 한쪽 옆구리를 대고 누워서 본인의 매력적인 신체 부위를 강조한다.

모델들이 19 잡지를 찍을 때 흔히 하는 섹시포즈에 내 시야가 자꾸만 빨려 들어갔다.

원래라면 저렇게 건방 떠는 년은 바로 다리를 들어서 참교육하지만, 저 여자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이 안 되는 지금으로서는, 내가 소환된 이 족자 공간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곳을 좀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마유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손톱 손질에 여념이 없다.

무언의 긍정으로 알아듣고 사방이 훤한 이 기묘한 공간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소환된 곳은 세련된 우주선 내부의 느낌이었다.

벽은 알 수 없는 단단한 합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내가 진실의 방을 썼을 때 모습을 보였던 육각링 철창이랑 그 성질이 흡사하다 못해 사실상 똑같았다.

“무슨 원리라도 있는 건가?”

고개를 갸웃하고 다시 살펴보았다.

중앙의 연무실을 지나니 다른 곳들은 생활에 필요한 공간들이 놓여있었다.

산처럼 쌓인 식량과 조리도구.

적어도 이곳에 있으면서 배고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침실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옷장에는 다양한 색깔의 훈련복이 걸려있다.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이곳은 TV나 에어컨, 세탁기도 모두 갖추어진 풀옵션 호화찬란 자취방이었다.

“옛날 생각나는군.”

오랜만에 보는 전자제품이 제법 반가웠다.

물론 이런 간이차원에 저런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거야 만든 아유나 맘이겠지.

방구석 한편에는 시계가 놓여있었는데, 시계는 초침이 돌아가지 않았다.

“망가졌나?”

벽에서 시계를 떼어내서 살펴보았으나, 아무리 움직여봐도 시계가 움직이지 않는다.

으드드득

힘으로 초침을 움직여도 꼼짝도 안 하는데 중요한 건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래도 내 힘스텟이 100은 되는데 고작 이런 시계가 버틴다고?

기이한 현상이고, 이런 현상이 이유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 법이다.

머릿속에 한가지 가설이 바로 떠올랐다.

즉시 방마다 걸려있는 모든 시계를 확인했다.

정확히 오전 10시 30분.

모든 시계가 내가 족자를 찢었던 그 시간에 멈춰서 고정되어 있었다.

“시간과 정신의 방이군.”

웹소설에 항상 나오는 그 공간임을 확신했다.

폐관 수련하기에도 완벽 맞춤.

아무리 수련을 해도 바깥의 시간은 지나지 않으니, 나 혼자 시간을 펑펑 써가며 무한폭풍 성장을 할 수 있는 장소라 확신했다.

“좋기는 한데…”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그냥 연무장에서 마유랑 무한전투를 벌이면서 성장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이런 편의시설들을 만들어 놓았을까?

머릿속 의문을 확인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방을 탐험했다.

덜컹

유일하게 잠겨있는 방문.

그런데 열쇠 구멍이 이상했다.

지구에서든 판타지아 대륙에서든 열쇠 구멍은 항상 동그란 원과 직사각형을 위아래로 덧대놓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 방문의 열쇠 구멍은…조개 모양이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악취미군.”

방문을 여는 방법이 벽에 적혀 있었는데 룰은 간단했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은 후 흔드세요. 1시간 동안 흔들어야 하고, 중간에 이물질이 나올 경우에는 잠금장치가 초기화됩니다.

저 저질스러운 문의 열쇠가 무엇인지는 굳이 설명이 따로 없어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세상 인간의 절반은 태어나자마자 가지고 있는 바로 내츄럴 키(penis).

바지를 내리고 그 웅장한 대형 키를 주저하지 않고 열쇠 구멍에 꽂아 넣는다.

쑤우욱

“oh~yeah♥”

어디선가 백마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것도 같지만, 환청이겠지.

시작부터 풀파워로 허리를 흔든다.

퍽 퍽 퍽 퍽

“Oh! Shit! Fuck!!”

열쇠 구멍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무시하면서 주기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1시간 동안 분출하지 않고 피스톤질만 하기.

조루들은 불가능하지만, 난 원한다면 24시간 동안 강직도를 유지하면서 박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그 잠금장치는 나 데이몬에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열기 쉬운 잠금장치였다.

대충 한 시간 지키다가 정확한 시간에 맞춰 질내사정.

뷰릇 뷰르릇 뷰릇

삐비빅

“Fucking good♥”

금발의 폭유 서양 여자가 할법한 절정에 젖은 신음과 함께 잠금장치가 열렸다.

평범한 정력을 가진 남자들은 열지조차 못하겠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아유나가 뭘 숨겨놨길래 방을 이리 잠가놨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안에 있는 것들은 보고…나도 소리쳤다.

“Oh~fuck yeah♥”

안력을 키워도 끄트머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넓은 서고에 엄청난 양의 방대한 서적과 영상이 저장된 태블릿들이 쌓여있었다.

그 하나하나가 모조리 무공서적이었고, 영상 또한 첨부된 걸 보아서는 소위 말하는 ‘인강’ 목록들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고의 벽에는 딱 봐도 S급으로 보이는 고급 무기들이 걸려있었다.

검, 도, 창, 궁, 편, 부, 순.

이 밖에도 수백 가지 무기가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어 내 눈을 즐겁게 한다.

이곳이 바로 노다지였다.

* * *



사상 최악의 주인공〈 158화 〉 oh fuck 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