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화 〉 명백한 당황이였다
* * *
마녀의 숲에 때아닌 결투대회가 열렸다.
아직은 어린 십동대원들은 모조리 집 안으로 들여보낸 애엄마들과 이제는 나에 의해 처녀가 아니게 된 젊은 여인들이, 다소 흥분한 표정으로 나와 루나를 둘러싸고 둥글게 원형의 경기장을 형성했다.
“아우…누굴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멍.”
“그래도 족장님 응원해야 하지 않겠냐멍. 우리를 위해 힘써주시는 분이자냐멍.”
“하지만 난 주인님 자지 없인 못 살 거 같다멍. 다른 인간 중에 그 정도 되는 자지 없을 거다멍…”
수인녀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누굴 응원할지 고민하는 데에 비해, 다른 인간 여자들은 모두 치어리더가 되어 날 응원하기 바빴다.
“파이팅! 주인님! 파이팅!”
“주인님! 이기시면 제가 보지 벌려드릴게요♥ 쪽♥”
이미 여자들 대부분이 모든 옷을 탈의한 채로 날 응원하고 있다.
남자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듯한 깨끗하고 흰 피부를 자랑하는 여자부터 건강미를 뽐내는 갈색 살결을 내보이는 여자들까지 다양했다.
그녀들의 젖통 사이즈는 빈유부터 G컵까지 모두 제각각이었으며, 출렁이는 그 끝자락의 유두의 면적과 꼭지까지 미세하게 달랐으나, 언제든지 내가 손으로 쥐어짤 수 있는 맘마통임은 확실했다.
“이긴 다음에 저희 귀녀대도 정복해주세요♥”
“주인님을 위해서 저희 육림대원들이 육식탁과 육침대뿐만 아니라, 육의자랑 육마차도 만들었으니 빨리 저 버릇없는 암캐를 잡고 오세요♥”
이제는 비처녀가 된 귀녀대원들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다리를 쩍 벌리고 그 사이에 있는 자신의 소중한 꽃잎을 스스로의 손으로 열어젖힌 채 훤히 드러난 습습한 동굴을 보이며 나를 유혹했으며.
이미 애엄마였던 육림대원들도 오늘만큼은 애들을 일찍 재우고 새로운 아이를 잉태하기 위해서 나에게 열렬히 암컷의 향기를 뿌려대며 애정을 구걸했다.
풋풋하고 농염했으며, 경험이 일천하나 풍부했고, 보지가 헐었으나 완전 새것이었다.
내 육봉이 그녀들의 아가집에 들어오기만을 바라는 다양한 고깃균열의 행렬들을 보면서 잠시 눈요기하다가 옆에서 들려오는 날 선 목소리에 이내 정신이 들었다.
“정말 역겨운 인간놈이다멍. 이런 곳에서 여자들을 모아놓고 강제로 복속시킨 뒤 혼자서 애정을 독점하고 있다니.”
“왜? 질투나? 너 남자도 아니잖아. 너도 여차하면 나한테 보지 벌리고 애원해 봐. 너 정도로 강한 여자면 특별 대우해줄 수도 있으니까.”
“…원래라면 목숨이라도 붙여주려고 했는데, 그 말 때문에 마음이 바꼈다멍. 오늘 결투에서 지면 살 생각은 말아라멍.”
루나와의 경기는 정확히 검투장 룰대로 진행하기로 했고, 이에 따르면 관중의 난입은 절대 불가하기에, 여기서 구경하는 수많은 여자에게는 설사 내가 당하더라도 절대 난입하지 말라는 말은 미리 해둔 참이다.
그런데도 내 여자들은 내가 질 거란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지 응원하기 바쁘다.
하긴 내가 그동안 너무 압도적인 모습만 보여주긴 했지.
게다가 귀녀대원들이나 육림대원 년들은 검투장에서 루나가 얼마나 무서운 전사로 변하는지 못 봤으니 더더욱 내 낙승을 예상할 만도 하다.
“거의 모든 관중이 날 응원하고 있는데, 괜찮겠나?”
“모나스 검투장에서는 나에게 돌을 던지는 놈들도 부지기수였다멍. 이 정도는 약과다멍.”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묘하게 차분한 이유가 있었군.
상대가 전력으로 임할 수 있다면 나로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어차피 셰릴 하나만으로는 데이터가 부족했던 참이니까.
“자자,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이번 심판은 클레어가 맡았다.
원래는 메이를 시키려고 했는데, 아직 마녀의 숲에 온 지 얼마 안 된 클레어를 다른 여자들 사이에서 잘 섞이게 하려고 메이가 양보를 해줬단다.
그녀 역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는데, 능히 군계일학으로 폭력적인 G컵 젖통을 본 다른 여자들은, 클레어가 내 첩실부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그녀는 유명 검투단장의 아내였던 데다가 검투장 룰에 대해서도 빠삭하니 최적의 심판인 셈이다.
“자, 룰은 자유롭게 싸우시되, 정해진 선을 나가시면 탈락입니다! 관중석에 계신 여성분들도 절대 들어오시면 안 돼요!”
가볍게 룰을 말하고,
“그럼 데이몬 대 루나, 루나 대 데이몬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땡땡땡
소피아가 들고 있는 종을 요란하게 울리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츠팟
그와 함께 땅을 박차며 루나가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나에게 쇄도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갑자기 가까워지며 순간적으로 키스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지만,
휘이익
“읏!”
강기가 넘실대는 손날이 내 얼굴을 아슬아슬하게 스치자 뒤늦게 볼 쪽에 생채기가 나면서 새빨간 혈선이 그려졌다.
제기랄.
하마터면 뒈질 뻔했군.
투덜거리면서도 내가 알고 있는 최대한의 방어 초식들을 전개하며 그다음 들어올 그녀의 공격에 대비했다.
팡 파파팡
삽입할 때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흡사하지만, 그런 소리는 아니고 그녀의 주먹이 공기를 찢어버리며 나는 파공음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오는 그 공격에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타점을 예측해서 피하는 식으로 싸움을 전개해나갔다.
아슬아슬하게 한 끗 차이로 치명타를 피했고 급소를 막았다.
루나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고 방심조차 하지 않았기에 반격은 꿈조차 못 꾸는 상황.
처음에는 내가 봐주는 줄 알고 신나게 응원하던 여자들도 상황이 정말로 심각해 보이자 점점 그 응원 소리가 사그라들었다.
퍼어억
“크윽!”
한 번 주먹을 막았을 뿐인데 거의 다섯 보 정도를 뒤로 물러났다.
루나의 발은 수인족 특유의 억센 근육과 높은 힘 스텟이 어우러져서 막기가 까다로웠다.
최대한 빗겨 막기로 충격량을 최소화했는데, 이 여자는 그것조차 파악하고 계속해서 집요한 정면공격을 시도해서 내 체력을 떨군 것이다.
“헉, 허헉, 헉.”
힘들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루나는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이상하다멍.”
“왜, 내가 그때와 달리 많이 약해져서 이상하냐?”
“아니? 넌 오히려 그때보다 강해졌다멍.”
그녀는 내 스텟이 80% 하강했는데도 귀신같이 내 전투 스킬이 늘었음을 파악하고 강해졌다고 평가한다.
이것만 봐도 루나는 순수한 전사에 더 가깝고,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잠재력 있는 고수임이 틀림없었다.
“전에는 몸에 맞지도 않는 힘을 휘두르는 애송이였다면, 지금은 차돌처럼 단단한 전사와 싸우는 기분이다멍.”
손목과 발목을 돌리며 연이은 공격으로 무리한 근육을 풀어주던 그녀는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내 몸을 훑었다.
“몸도 좋아진 것 같고멍…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냐멍. 혹시 스텟을 포기하고 싸움 기술이라도 얻은거냐멍?”
“네가 알 필요는 없는 일이다.”
“그건 맞다멍. 어쨌든 나로서는 상대하기 더 쉬워졌다멍. 슬슬 마무리 짓겠다멍.”
무릎을 굽히고 자세를 낮춘 뒤 주먹을 꽉 말아서 나를 향해 겨눈다.
정말로 마지막 결착을 지을 생각이란 걸 깨닫고 나도 아껴두었던 악마후보자 스킬을 모두 꺼냈다.
“분신 소환.”
슈슉
한 개의 분신이 소환되었다.
도합스텟 200가량의 분신 두 개.
그리고 진실의 방.
이것만 잘 들어가도 굳이 심상 세계 힘을 쓰지 않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저 암캐가 걸려줄지는 의문이지만.
“결국 꺼냈구나멍. 기다리고 있었다멍.”
역시나 신중하게 나와 분신을 살피는 루나는 둘 다 실체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기에 수비를 포기하고 공격에 올인하는 예전과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거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 선공이다.
“하앗!”
“하앗!”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분신과 내 본체가 루나의 좌우를 포위하면서 달렸다.
작전은 분신이 그녀의 움직임을 제한하면 그 순간 진실의 방을 걸어서 스텟 우위로 찍어누른다는 작전.
현재 내 권각장법 실력이라면 비슷한 스텟 조건에서 충분히 우세를 점할 수 있기에 가능한 전법이다.
슈슈슉
예상대로 분신이 왼쪽을 점하고 내가 우측을 점했으니, 그녀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내가 진실의 방을 걸면…
“이딴 수법이 또 통할 거라고 생각했냐멍!”
뾰족한 고음을 지른 루나가 거의 엎드린 수준으로 몸을 낮추더니 각선미가 잘 잡힌 예쁜 다리를 이용해서 바닥을 횡으로 크게 쓸었다.
재빠른 공격에 당연히 내 분신은 반응하지 못했고, 그대로 발목이 꺾여선 안 될 방향으로 꺾였다.
우드득
바로 분신 OUT.
제기랄, 생각보다 그녀의 반응 속도가 빠른데?
이렇게 된 이상 빨리 진실의 방을 걸어서 나에게 유리한 무대로 초대해야겠어.
“진실의 ㅂ…!”
“멍! 또 무슨 잡기술이냐멍!”
루나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두 손을 땅바닥에 짚은 후 허리와 골반의 힘만으로 발을 위쪽으로 쳐올린다.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연속공격.
그 묘기와도 같은 다리놀림은 마치 예전 지구에서 한국을 빛내던 Bboy들의 전문 댄스기술 윈드밀이나 토마스를 보는 듯했다.
쩌어억
“커헉!”
기묘한 기술로 나와 분신을 동시 타격할 줄이야.
이건 진짜로 생각 못 했어.
머릿속이 띵하고 시야가 흔들린다.
수인녀의 발끝으로 턱을 제대로 맞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마유와의 시험에서 처절하게 고통 내성을 기르지 않았다면 이 한 방으로 기절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을지도 모른다.
이미 경기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루나의 선전을 예상하지 못한 여인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특히나 메이나 셰릴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난입해서 이 상황을 중단시키고 싶어 하는 기색.
하지만 그녀들이 들어오는 순간 난 정말로 지는 거니깐 그렇게 둘 순 없다.
주변의 분위기를 느낀 걸까?
똑바로 서지조차 못하고 휘청거리던 나를 보는 아름다운 수인녀가 팔짱을 끼고 입을 열었다.
“거기까지다멍. 원래라면 죽이려고 했는데, 나름대로 전사로서 갈고 닦았다는 걸 알았으니,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내 밑으로 들어오면 아량 베풀겠다멍.”
굴욕적인 순간.
여인들의 눈에 의아함이 느껴졌다.
절대강자로 느껴졌던 내가 처음으로 무너지는 순간을 보여서다.
만약에 내가 결투에서 지고 루나의 밑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눈알을 빠르게 굴리며 계산하는 여인들을 보면서…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뭐가 웃기는데 그렇게 썩소 짓냐멍? 지금 네 상황 파악 안되냐멍?”
내 미소가 마음에 안 들었나 보네.
루나가 표정을 굳히고 서서히 나에게 다가왔다.
강기가 넘실거리는 주먹을 서서히 들어 올리고, 나에게 말했다.
“마지막 기회다멍. 넌 지금 전투불능이다멍. 서 있는 게 신기할 상태란 말이다멍.”
제기랄.
네가 그렇게 브리핑 안 해줘도 내 상태는 내가 더 잘 안다고.
“어떻게 할 거냐멍? 여기서 죽을 거냐멍? 아니면 내 부하가 되서 수인족의 노예라도 되겠냐멍? 10초 안에 대답해라멍.”
결국 너도 날 노예로 삼고 싶었던 거냐?
나 정도 고수를 죽이기는 아까우니 밑에다 부리고 수인족의 부흥을 위한 장기말로 쓰겠다는 말이군.
나도 그녀를 내 성욕을 푸는 정액받이자 미래를 위한 도구로 쓰려고 했으니 할 말은 없다.
세상의 원리는 단순하다.
내가 강하면 그녀를 내 도구로 쓰는 거고, 내가 약하면 그녀가 나를 장기말로 쓰는 거다.
그리고 나는 평생 누구의 잡졸로 살아본 기억이 없다.
칠룡코퍼레이션조차 결국은 내가 대가리를 먹어 치우고 직접 대가리가 되었으니까.
“야, 루나.”
내가 정색을 하고 딱 말하자 그녀도 주먹을 내지르려던 걸 잠시 멈추었다.
“너 말이야. 여태까지 저지른 짓. 감당되겠어?”
지금이라도 그녀가 잘못을 빈다면.
그 풍만한 젖통을 봐서 조금의 자비를 베풀어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녀는 내 예상대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과 함께 지껄인다.
“인간 남자 놈들은 이 상황이 되서도 허풍이다멍. 넌 좀 맞아야 된다멍.”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루나, 나는 분명 기회를 줬어.
보다 편하게 내 부인이 될 수 있을 텐데도 굳이 교육받고 싶다면 사양하지 않고 가르침을 내려주지.
살짝 고개를 들고 빠르게 심상 세계에 들어가자 머리 위로 불길한 검은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온몸을 타고 오르는 뒤틀린 절망의 힘이 내 몸을 고양시키고, 스텟이라는 밧줄에 막힌 한계를 뚫어냈다.
투두두둑
어지럽던 머리가 말짱해졌다.
하얀 피부에 검은색 핏줄이 오소소 돋은 내가 흑색 점액을 눈물처럼 뚝뚝 떨어트리며 루나를 바라보았다.
이런 내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본 루나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명백한 당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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