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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1화 〉 졸지에 애아빠



〈 171화 〉 졸지에 애아빠

* * *

애초에 나는 여자들을 잘 믿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여자들에게 이런저런 장치를 많이 해두었다.

메이야 처음부터 나한테 하도 시달렸으니 말할 것도 없고.

셰릴에게는 결투에 패배할 시 노예가 된다는 천사의 계약.

엘리샤와 육림대원들에게는 아예 자유 자체를 없애버리고 온전히 나에게 귀속되어버리는 악마의 계약.

올리비아에게는 머릿속에 고독충을 먹였다.

하지만 귀녀대원과 월랑대원들은 이들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나에게 협력할 동기는 있으나 의무는 없으니, 내가 그녀들을 완전히 믿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수인녀는 마녀의 숲에 가장 늦게 들어온 년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잡을 생각이었다.

“41호, 아직도 저 배불뚝이 년이 네 리더로 보이나?”

“아니다멍. 내 주인이자 리더는 데이몬님 뿐이다멍. 저런 년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멍.”

“32호도 마찬가지다멍. 저런 년은 이제 대장 아니다멍. 우리는 월랑대원이고, 대주는 링링 언니다멍.”

“맞다멍. 이참에 부족장 링링 언니로 바꾸자멍!”

자기들끼리 쑥덕대더니 즉석에서 족장을 내 첩실 부인인 링링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모든 권력을 잃은 하얀 강아지는 그저 암울한 눈으로 자신의 몰락을 곱씹었다.

“루나, 월랑대 수인녀들은 이제 더는 네 부하가 아니다. 이의 있나?”

“어…없다멍…마개만 빼주면 뭐든지 하겠다멍…”

모든 걸 포기한 여자의 힘없는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리자, 씩 웃으며 마개에 손을 갖다 댔다.

그 전날에 올리비아에게 이미 마력 각인을 받아놓은 손가락이라 마개를 빼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예전 지구로 치면 스마트폰 지문인식? 같은 거라 보면 되겠다.

“그럼…”

서서히 루나의 보지 쪽으로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그녀가 황급하게 다리를 M자로 벌려 자신의 소중한 성기를 더욱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그 싸구려 자세는 나는 물론이거니와, 같은 부하였던 여자들조차 더는 루나를 존경했던 상관으로 보지 않고 똑같은 보지년으로 보게 하기에 충분했고 말이다.

결국 마개에 내 두 손가락이 닿자 루나의 눈동자가 희열로 젖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손가락을 올려놓기만 하고 빼내 주지 않는다.

애타는 마음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주, 주인님, 무슨 일이냐멍. 왜 내 보지 마개 안 빼주냐멍.”

루나의 애절한 물음에 고개를 갸웃하다 말했다.

“음…별건 아니고. 어제 먹은 저녁 메뉴가 기억이 안 나서.”

정말 뭐 먹었지?

기억이 안 나네.

일단 고기 종류였던 건 확실한데.

일단 생각날 때까지 다른 행동은 멈추고 있어야지.

한참을 고심에 잠겨있자, 루나가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끼이잉! 못 버티겠다멍! 주인님 어제 뭐 먹었는지 나도 모른다멍! 잘못했으니 이제 제발 벗겨달라멍!”

그녀의 울음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가 문뜩 떠올랐다.

“맞다! 멧돼지 스테이크였지. 이제 기억났네.”

루나는 안도의 표정을 짓다가 이내 또 내가 2절을 치자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제 먹은 점심이랑 아침 메뉴도 생각해봐야…”

내 말을 끊고 들어오며 또다시 알몸 도게자한 루나가 간청했다.

“주인님, 루나 이렇게 빌겠다멍. 마개 빼줘도 어차피 당신 애완견이고 노예녀다멍. 부하들에게도 버림받았는데 내가 뭘 어쩌겠냐멍. 이제 당신에게 위협될 여자도 아니고 평생 당신 씨받이 할테니까 그만 용서해달라멍. 부탁한다멍.”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엎드린 그녀에게서는 진심 100%가 느껴졌기에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좋아. 용서해주지.”

“…고맙다멍.”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보지의 마개에 손가락을 갖다 댄 후, 드디어 뽑아냈다.

뽀옹

경쾌한 소리가 들린 후, 바로 이어서 여자의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아아아아악! 아아악!”

희고 하얀 허벅지가 좌우로 벌어지며 벌렁대는 보지균열이 이때다 싶어 들어간 달걀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벌렁벌렁하는 보지구멍 사이에 하얀 동그라미가 생기더니 천천히 달걀의 머리 부분이 보이고.

쏘옥

첫 번째 계란이 세상에 빛을 본다.

계란을 낳는 루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암탉 그 자체.

순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암컷임을 알 수 있었다.

“내 쪽을 바라보지 말아라. 저쪽을 바라봐.”

그렇게 아픈 와중에도 내 명령을 받은 루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보짓살을 옛 자신들의 부하들을 향해 보였다.

그리고는…힘을 주었다.

“아으으윽!”

쏘오오옥

두 번째 달걀이 고개를 내밀고 루나의 보짓구멍에서 튀어나왔다.

아직 9개나 더 남았기에 그녀의 배는 여전히 불룩했다.

“정말…대장은 갈 때까지 갔다멍.”

“대장이라 부르지 말라멍. 저런 암탉년 난 알지 못한다멍.”

“아아아악!”

부하들의 비웃음을 들으며 세 번째 달걀 출산.

이어서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열 번째의 달걀까지 모조리 출산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달걀들은 그녀의 질 속 액체들에 잔뜩 적셔진 채로 바닥에 굴러다녔다.

“루나, 제법이군.”

순수한 감탄이었다.

저렇게 많은 계란을 평범한 인간 여자가 품고 있었다면 진작에 자궁이 파열되었겠지.

그나마 수인녀라서 버틸 수 있었던 거다.

아직 10개를 순산했지만, 대망의 하나가 남아있다.

분명 가장 마지막에 넣었음에도 어느새 자궁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 꿀 빨고 있는 대형에그.

타조알인지 뭔지 애매한 그 알이 이제 빛을 보려 하고 있었다.

“아아아악! 아악! 아아아악!”

이거 진짜 출산하는 거 아냐?

비명이 조금 이상한데?

루나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보다 못한 수인녀 몇 명이 눈치를 보다가 살며시 루나의 양팔을 잡아주었다.

“루나, 힘내라멍…”

애초에 어제 내가 내린 명령에 따라서 일부러 그녀를 매도한 거지, 정말로 그녀를 혐오하는 건 당연히 아니어서, 긴급 사태가 되자 자신들도 모르게 그녀를 거든 것이다.

그래도 족장이라고 하지 않고 루나라고 부르는 걸 보니 확실히 자신의 상급자로 여기지는 않는 모양이다.

같은 남자를 공유하는 친구 사이가 됐다고 볼 수 있으려나?

“아아아악!”

루나의 비명이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는 보짓구멍이 엄청날 정도로 확대된다.

저 정도면 진짜 신생아 머리 크기 정도는 된다.

한마디로 그녀는 정말로 출산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악! 죽을 거 같아! 아아아악!”

한참을 비명을 질러대는 그녀의 성기 부분에 돌연변이 알이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정말 저 알의 정체가 뭘까?

속으로 궁금증을 삼키는 순간,

마지막 알이 햇살을 맞이했다.

루나는 거의 탈진해서 숨만 쌕쌕대고 있었다.

아직도 그녀의 복부는 꽤 많이 부풀어 있었는데, 관장을 할 때 넣은 물을 며칠째 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방님, 이 정도면 루나도 충분히 벌 받은 거 아니겠냐멍…”

링링이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나에게 권유했다.

나도 그녀가 이렇게 리얼한 출산쇼를 보여줄 줄은 몰랐기에 만족한 상태.

가까이 다가가서 망설임 없이 항문마개를 제거했다.

뽕­소리와 함께,

쏴아아아아

더러운 똥물이 이때다 하고 그녀의 똥구멍에서 분출된다.

나를 비롯한 수인녀들은 그 똥물에 튈까 봐 루나로부터 적어도 3m 이상 사정거리를 두었다.

“…쟤 도대체 언제까지 싸냐?”

15명의 수인녀와 1명의 인간 남자 앞에서 똥물쇼는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거의 3분은 계속해서 고동색의 묽은 고형물을 뿜어낸 뒤 드디어 잠잠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그녀의 똥꼬는 더 뱉고 싶다는 듯이 계곡 아래에 있는 국화꽃이 연신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현재 루나의 모습은 이렇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하얀 나체는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고 있으나, 그녀의 다리 사이 바닥에는 끈적한 액체가 묻은 달걀들이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고, 누워있는 바닥은 똥물로 범벅이 되어있다.

사실 저 여자가 한때 모든 수인족 남자들의 이상형이었던 울프문 부족장임을 생각해보면, 정말 처참히 몰락했다고 볼 수 있었다.

“정말 루나는 끝났다멍…”

“같은 여자로서 망한 거 맞다멍.”

“예전에 루나 생각하면 용맹한 부족장이 떠올랐는데, 이젠 똥 뿌린 장면 먼저 떠오른다멍.”

수인녀들의 중얼거림을 들어보니 교육은 성공했다.

조금 거친 방식이었지만, 이렇게 밟아놨으니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이빨을 못 내밀겠지.

“저년을 씻기고 내 숙소로 대령해라.”

“알겠다멍.”

코를 문지르며 수인녀들이 어떻게든 똥물에서 기절한 루나를 건진 채로 최근에 지은 온천으로 질질 끌고 갔다.

물론 그녀들의 스테이터스라면 들고 가는 데 무리가 없으나, 본인 몸에 구린내가 배기기는 싫어서 저렇게 끌고 가는 거다.

몇몇 수인녀들은 달걀을 주워 들었다.

똥물에서 건진 달걀이라니.

나중에 말 안 듣는 년들 있으면 계란후라이 해서 줘야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수인녀 한 명의 비명이 들렸다.

“끼잉!”

누가 수인녀 아니랄까 봐 놀라는 비명도 낑낑대네.

소음이 들린 곳을 쳐다보니 그곳에는 똥물에 끄트머리가 잠긴 거대한 타조알이 있었다.

그런데…놀랍게도 타조알에 실금이 가고 있다.

“설마 부화하는 거야?”

“그런 거 같다멍!”

생각해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

루나의 자궁은 그 자체로 뜨거운 공간이었으니, 만약에 저 알이 유정란이었으면 며칠 동안 부화하기 최적의 환경에 있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저 거대알은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 놓고 가장 안쪽에 있었으니까 더했겠지.

아무튼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타조알 위쪽에 가 있던 실금이 점점 아래쪽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쩌적 쩌저저적

이윽고 바닥까지 모조리 금이 간 알껍데기가 부서져 내린다.

그리고는 모두가 쳐다보는 앞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 조그만 얼굴이 보였다.

“…아우우?”

마치 수인녀의 울음을 따라 하는 귀여운 여자아이는 얼굴이 내 손가락 마디만 했고, 등에는 투명한 색깔의 나비 날개가 붙어있었다.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소녀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어설프게 날개를 펄럭거리며 날아올랐는데, 비행이 익숙지 않은지 이내 휘청거리더니만 루나가 싸지른 똥물에 얼굴을 퍽 박았다.

그리고는 서러웠는지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후에에엥! 호엥! 호에엥!”

그런 소녀의 모습은 마치…동화 속에 나온 요정이었다.

타조알에서 나오는 요정이라니.

어떤 웹소설에도 읽어본 적 없으니, 판타지아 대륙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놀람의 연속이다.

“넌 누구냐?”

“호엥! 호에에엥!”

내가 물어봐도 그저 똥물에 퍼질러 앉아 울음을 터트릴 뿐, 쳐다보지조차 않는다.

직감적으로 그녀가 아직 신생아나 다름없는 지능을 가졌음을 깨달았다.

“월랑대, 저…요정도 거두어라.”

“아, 알았다멍!”

이미 그 귀여움에 반쯤 녹아내린 수인녀들이 서둘러 똥물에서 요정을 건져냈다.

그러자 링링이 나에게 묻는다.

“서방님, 저 아이 이름은 지어달라멍. 서방님이 아빠나 다름없다멍.”

말이 그렇게 되려나.

하긴 내가 요정이 나왔던 괴상한 알을 루나의 보지에 집어넣지 않았으면 이 알은 그냥 더블엑스사이즈 계란후라이가 되었을 테니 링링의 말이 맞다.

잠시 고민해보자.

어떤 이름이 좋을까?

일단 루나의 보지에서 나왔으니 루나의 '루' 자를 붙이고.

똥물에서 살아나왔으니 똥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Poo, 즉 '푸' 자를 붙이면.

“…저 아이의 이름은 푸루루다.”

“푸루루! 이름 귀엽다멍!”

“그렇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기뻐하는 링링을 뒤로 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몸을 돌렸다.

아직 임신한 여자도 없는데 졸지에 애아빠가 된 날이었다.

* * *



사상 최악의 주인공〈 171화 〉 졸지에 애아빠